• 기자회견 "수도법개정안은 물민영화 위한 수순"
        2008년 11월 25일 11:27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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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자만이 사람이냐, 수도법개정 반대한다’

    25일 국회의사당 앞에서는 수돗물마저 양극화하려는 이명박 정부의 수도법개정안 폐기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 사진=변경혜 기자
     

    이명박 정부는 거센 국민저항에 수돗물민영화를 하지 않겠다고 약속해놓고 지난 10월 환경부가 수돗물의 판매를 허용하는 수도법개정안을 입법예고, 현재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 상정돼 있다.

    한나라당, 수돗물 판매하용하는 수도법개정안 통과에 ‘열심’

    수도법개정안은 병입 수돗물을 판매를 허용하는 것을 골자로 현재 한나라당이 국회통과를 위해 열을 올리고 있으며 지난 2월 인수위시절, 전경련이 규제개혁건의과제에도 포함된 것으로 최근 자유선진당 권선택 의원실의 국정감사과정에서 확인된 바 있다.

    기자회견에 참가한 단체들은 우선 ‘돈을 벌 목적으로’ 수돗물을 등급화하면 요금상승은 당연한 것이며 현재의 고도정수처리시설 등 수질개선을 위한 시설들은 대부분 병입판매를 위해 사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주장의 근거로 이들은 현재 인구밀도가 높아 관리운영비가 상대적으로 적게 드는 경우에도 현재까지 낙동강수계지원금을 통해 고도정수리처리 비용을 연간 14억원 이상 지원받고 있어 병입 수돗물 판매 경쟁이 생기고 지자체 및 상수도 관리운영 수탁회사들이 경쟁적으로 고도정수처리시설을 도입할 경우 수익성 사업에만 사용될 여지가 높다고 설명했다.

    또 제주지역에서 생산되는 삼다수가 하루 1200톤, 서울시의 아리수가 22톤임을 감안할 때 서울시가 본격적으로 생수판매를 할 경우 대규모 시설증설이 불가피하고 생수에 가까운 병입수의 염소 잔류량을 더욱 낮추기 위해 추가 고도정수처리가 필요해 결국 대규모 시설증설비용이 발생해 돈이 안되는 일반수돗물에 대한 투자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아리수 봐도 대규모 시설증설 필요하고 일반수돗물 예산은 감소"

    실제 서울시의 아리수는 여과수를 치아염소산을 투입해 저장탱크를 통해 아리수가 충전되는 방식이지만 일반 수돗물의 정수과정은 후염소접촉을 통해 정수지와 송수를 거쳐 가정 등에 공급, 크게 차이가 발생한다. 이에 따라 서울시의 아리수 생산원가는 1톤을 기준으로 5만7815원으로 일반수돗물(전국평균) 704원보다 무려 82배 이상 차이가 난다.

    또 이들은 지방상수도의 투자와 유지관리가 지자체 책임으로 돼 있는 현 상황에서 정부지원 없이 고도정수처리 시설과 같은 고비용 시설을 일반수도공급을 위해 사용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결국 정부방안대로 이뤄질 경우 수돗물의 생산공정에 큰 차이가 발생해 수돗물은 저급한 것, 병입수돗물은 좋은물이 될 수 밖에 없어 수돗물마저 양극화시대를 맞이하게 되는 상황이 벌어진다는 설명이다.

    단체들은 지방상수도를 수탁하는 민간사업자 역시 병입 수돗물을 이용한 영리행위를 할 수 있어 민간위탁을 추진하는 정부 정책으로 많은 민간수탁 사업자들이 병입수돗물 시장에 뛰어 들 가능성이 높고 결국 상수도 공공성은 심각하게 후퇴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물사유저지공동행동 한지원 사무국장은 "현재 정부의 주요 상수도 정책은 광역화를 통한 민간위탁 정책"이라며 "지방상수도 관리운영 사업에 진출할 계획을 갖고 있는 코오롱 등의 대기업 판매자들은 일반수도사업자인 지방자치단체에게 정수에서부터 관망까지 관리운영을 총괄하고 있는 수탁사업자형태로, 다양한 방식으로 지자체에 이윤배분을 요구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수도민영화를 저지시켜야 한다고 설명했다.

    수도법개정안, 음료회사 병입 수돗물 판매도 가능

    또 단체들은 자료집을 통해 수도법개정안에는 음료회사가 병입 수돗물을 구입해 재판매하는 것도 가능하며 결국 공공재인 수돗물을 음료회사의 이윤창출의 도구로 사용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명박 정부는 지난 6월 초 상수도 지분 전체를 매각할 수 있는 물산업지원법안을 입법예고하려하다 철회했으나 8월말 물산업지원법안에서 이름만 바꾼 ‘상하수도 서비스 개선 및 경쟁력 강화 법안’을 입법예고하려고 또 시도한 바 있으며 결국 지난 10월 환경부의 수도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서울공공성연대회의 채종진 집행위원장은 "현재 통영과 전주 등 곳곳에서 정부가 공무원을 동원해 수돗물민영화를 추진하고 있다"며 "국민들이 수도법개악을 바라지 않고 있다. 물을 물로 보지 말라, 물은 생명"이라며 정부의 수돗물개정안 추진을 폐기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민주노동당 홍희덕 의원과 물사유화저지공동행동, 민주노총 서울본부, 전국공무원노조, 인권운동사랑방, 녹색연합, 서울사회공공성연대회의, 진보신당 등이 공동으로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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