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미FTA와 신자유주의 토론은 더 치열해야"
        2008년 11월 24일 01:57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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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상정 진보신당 상임공동대표는 24일,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전환기를 맞는 상황 하에서 새로운 공감대의 가능성을 갖고 한미FTA에 대해 원점에서 재검토를 제안했는데, 노무현 전대통령의 토론 중단은 유감스럽다”며 “이명박 정권에 대한 진보개혁 세력의 힘을 모으기 위해서도, 한미FTA와 신자유주의에 대한 토론은 더 치열하게 전개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심 대표는 “내가 제안한 토론이 단지 1~2년 전의 토론을 반복하고자 했던 것은 아니었다”며 “한미FTA라는 배가 이제 전혀 다른 바다 위를 떠가고 있는 마당에 한미FTA는 무조건 국익이라고 각주구검(刻舟求劍)하는 것이 옳은가”라고 비판했다.

    이어 “왜 이명박이 아니냐는 질문이 있는데, 진보신당은 계속 이명박과 싸워 왔으며, 노 전대통령에게 토론을 제안했기에 전선이 분산된 게 아니라,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이 ‘한미FTA는 노무현대통령의 최대 치적’임을 방패막이로 삼고 있기 때문에 힘이 모아지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심 대표는 “이명박 정권에 대한 진보개혁 세력의 힘을 모으기 위해, 이명박 정권을 제대로 극복하기 위해, 국민들의 삶과 나라의 미래를 위해 우리는 어디로 갈 것인지 대안의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한미FTA와 신자유주의에 대한 토론은 더 치열하게 전개되어한다”며 “이 토론은 결국 제2의 심상정, 제2의 노무현이 바통(Barton)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심 대표가 블로그에 올린 글 전문

    ***

    토론은 계속돼야 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토론을 더 이상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글을 보니, 토론이 그동안 많이 되었고, 평행선만 달리는 토론이 과연 의미있는가 하는 취지로 이해된다.

    지난 시기 한미FTA에 대한 토론이 양적으로 많았던 것은 사실이나 질적으로 제대로 된 토론이었지를 따지는 일은 접어두고자 한다. 다만 내가 제안한 토론이 단지 1~2년전의 토론을 반복하고자 했던 것은 아니었다는 점은 분명히 해두고 싶다.

    노전대통령 역시 재협상 준비를 제안하면서 ‘세상이 바뀌었다’고 했다.

    세계적인 경제위기와 오바마 정권등장으로 세계사적 전환기에 직면해있는 지금, 한미FTA는 그 ‘전환’의 한복판에 있는 의제이다. 특히 한미 FTA는 하나의 정책이 아니라 변화하는 세계 경제 질서 속에서 우리나라의 경제의 발전방향을 규정하는 경제체제를 의미한다.

    이런 상황에서 한미FTA협정에 대한 여전한 집착을 전제로 ‘선대책 후비준’냐 ‘재협상’ 이냐의 수준으로 이 문제가 논의되는 것은 너무 불성실하고 안이한 것이다. 한미 FTA라는 배는 이제 전혀 다른 바다 위를 떠가고 있다. 이 마당에 한미FTA는 무조건 국익이라고 각주구검(刻舟求劍)하는 것이 옳은가?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우리의 발상을 전면적으로 다시 뒤집어 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나는 전환기를 맞는 상황하에서 새로운 공감대의 가능성을 갖고 한미 FTA에 대해 원점에서 재검토를 제안한 것이다. 그런 점에서 노무현전대통령의 토론 중단은 유감스럽다.

    또 내가 노무현전대통령에게 한미 FTA에 관한 토론을 제안한 것을 두고 ‘왜 이명박이 아니고 노무현이냐’는 의문을 가지는 사람들이 꽤 있는 것 같다. 일부 ‘이명박정권을 향해서는 말하지 않고….’라고 하는 사람을 제외하면(힘이 좀 부족했을지는 몰라도 나와 진보신당은 내내 이명박정권에 맞서 싸워왔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지금은 투쟁대상이 이명박정권이고 이를 위해 크게 힘을 합쳐야 한다는 바램을 표현한 것으로 이해한다.

    그 점은 나도 같은 생각이다. 그러나 우리가 항상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그리고 점검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하는 것은 우리가 이명박 정권과 싸우는 목적이다. 국민의 삶을 책임지고 나라의 미래를 위해 싸우는 것이다.

    왜, 무엇을 위해 이명박 정권에 맞서야 하는지 명료하게 설명될 때 국민들의 힘을 결집할 수 있다.

    그동안 우리는 많은 의제를 놓고 이명박 정권과 맞서왔다. 광우병위험이 높은 쇠고기 수입개방에 맞섰고, 물,수도,전기,가스 같은 국민의 필수 공공재를 돈벌이 수단으로 팔아넘기는 것에 맞서왔다. 우리 아이들을 약육강식의 정글로 몰아넣는 국제중, 자사고 중단을 요구해왔고, 방송독립, 공정보도를 해치는 이명박정권의 언론장악 음모를 좌절시키기 위해 싸우고 있다.

    그럼 한미FTA에 대해서는 국민에게 어떻게 하자고 해야 할까? 조기비준 반대하자고? 재협상하자고? 그러면 ‘왜?’라는 국민들의 물음에 무어라고 답할 것인가?

    한미FTA가 살려야할 약인지, 아니면 버려야할 독인지 그것부터 분명히 국민에게 설명해야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다. 한미FTA문제는 국민절반이 반대하고 일년반 동안이나 체결반대를 위해 싸워왔던 사안이다. 투쟁의 목적이 상반되는데 어떻게 힘이 모아질 수 있나.

    내가 노무현전대통령에게 토론을 제안했기에 전선이 분산된 게 아니다.

    전선이 분산되고, 힘이 모아지지 않는 것은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이 “한미FTA는 노무현대통령의 최대 치적”임을 방패막이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한미FTA의제에 대한 진보개혁세력이 분명한 입장을 벼리지 않는 한, 이명박 정권을 향한 칼끝은 휘어지거나 무뎌질 수밖에 없고 결국 민주당의 빈총소리에 함몰되어 버리고 말 것이다.

    80년대 독재정권과 처절하게 싸우는 와중에도 민주세력, 재야 내부에는 ‘사상투쟁’이란 이름의 끝임없는 토론이 있었다. 다소 날이 서고, 관념적인부분도 있었지만, 결코 소모적이지 않았다. 다 새로운 나라의 비전을 어떻게 세울것인가, 어떻게 제대로 싸울 것인가 하는 문제였으니까. 나는 결국 이런 토론이 결국 독재정권과 맞서는데 일관성과 집요함을 불어넣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이명박 정권에 대한 진보개혁 세력의 힘을 모으기 위해서도, 이명박정권을 제대로 극복하기 위해서도, 국민들의 삶과 나라의 미래를 위해 우리는 어디로 갈 것인지 대안의 방향을 모색하기위해서도 한미FTA와 신자유주의에 대한 토론은 더 치열하게 전개되어한다.

    이 토론은 결국 제2의 심상정, 제2의 노무현이 바통(Barton)을 이어갈 것이다. 그만큼 필요하고, 중요한 토론이기에 그렇다. 이제 토론은 시대의 몫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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