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황하는 프랑스 사회당
    2008년 11월 24일 10:48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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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이 쓰여진 직후인 21일(현지시간) 오브리가 42표 차로 루아얄을 누르고 당선되었다. 하지만 루아얄 측은 부정투표 등을 이유로 법정소송을 제기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는 상황이다. – 편집자 주

프랑스 사회당이 20일 당원 투표로 당대표를 선출한다. 사회당은 본래 14일부터 3일간 개최한 당대회에서 대표를 추대하려 했다. 하지만 당 내 합의에 실패하여 20만 당원 총투표로 대표를 선출하게 됐다.

하지만 세골렌 루아얄(전 대통령 후보)과 마르틴 오브리(릴 시장), 베누아 아몽(유럽의회 의원), 세 후보가 접전을 펼치고 있어서 결선투표를 다시 치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사회당 차기 대표를 노린 당 내 거물급 정치인으로는 루아얄, 오브리 외에도 현 파리 시장 베르트랑 들라노에도 있었다. 하지만 들라노에는 오브리 후보와 정치 노선이 비슷해서 후보 단일화를 시도하다가 결국은 오브리 지지를 선언하고 중도 하차했다.

아직 들라노에가 불출마를 선언하기 전 실시된 당원 여론조사 결과에서는, 루아얄이 29%, 오브리와 들라노에가 각각 25%, 아몽이 19%의 지지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오브리와 들라노에의 후보 단일화에도 불구하고 현재 루아얄, 오브리 두 여성 후보가 격렬한 이파전을 벌이고 있다.

   
▲ 마르틴 오브리(왼쪽)과 세골렌 루아얄
 

이번 당대표 경선의 이면에는 당 내 노선 투쟁이 자리한다. 루아얄은 이미 대선 때부터 프랑스판 ‘제3의 길’을 주창했으며, 사회당을 더욱 오른쪽으로 이동시키려는 입장이다. 선거연합의 대상으로는 중도우파인 ‘민주운동’(약칭 MoDem)을 염두에 두고 있다.

반면 오브리(와 들라노에)는 리오넬 조스팽 전 총리의 노선을 이어받고 있다. 오브리 자신이 조스팽 내각에서 노동시간 단축 법안을 주도하여 정치적으로 부상한 인물이다. 오브리 진영은 조스팽 시절의 ‘다원 좌파’ 전략(공산당, 녹색당 등 좌파 정당들과의 선거연합)을 고수한다. 또한 유럽 헌법 국민투표 당시 당론과 달리 헌법안 ‘반대’ 운동을 벌였던 당내 거물 정치인 로랑 파비위스를 다시 포용하자고 주장한다.

마지막으로 41세의 젊은 아몽 후보는 사회당 내의 전통 좌파 진영을 대변한다.

하지만 사회당 내 차기 주자들 중 어느 누구도 현란한 국제 정치 활동으로 인기 상승 중인 사르코지 현 대통령을 위협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사회당 내 노선 투쟁도 자본주의의 위기 상황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기보다는 권력 투쟁 정도로만 비치고 있다.

<연합뉴스>의 11월 20일자 보도에 따르면, 프랑스의 일간 <르 파리지앵>은 “이번 사회당 대표 경선의 진정한 승리자는 (루아얄도, 오브리도 아니라) 사회당의 대안 세력으로 부상하고 있는 반자본주의 신당 추진 진영의 올리비에 브장스노와 사르코지 대통령, 민주운동 대표 프랑수아 바이루”라고 꼬집었다 한다.

앞으로 누가 프랑스 좌파의 ‘얼굴’이 될지를 놓고 사회당 신임 대표와 반자본주의 신당의 브장스노 사이에 벌어질 경쟁이 벌써부터 흥미롭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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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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