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포용과 이명박의 ‘나 홀로’
    2008년 11월 24일 10:08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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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과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 아소 다로 일본 총리가 북핵 6자 회담을 다음 달 초에 열기로 합의했다. 구체 일정은 다른 참가국의 일정을 확인한 뒤 중국이 발표하게 될 전망이다. 북한도 12일 발표한 외무성 담화에서 6자회담 개최에 반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어 회담 성사 가능성은 높다. 주요 의제는 북핵 검증의정서 채택과 대북 에너지 지원을 위한 일정 확정 등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경향 동아 서울 세계 조선 한겨레 한국 1면).

2006년 농협의 세종증권(현 NH 증권) 인수비리 의혹 관련 수사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측근 게이트’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의 측근인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은 오늘 내일 사이 탈세 및 증권거래법 위반 등의 혐의로 소환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검찰은 노 전 대통령의 고교동기인 정화삼 제피로스 골프장 전 대표에게 알선수재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2006년 당시 금융감독원은 박연차 회장 등을 조사해 시세차익을 남기긴 했지만 내부정부를 이용하지 않았다고 결론지은 것으로 밝혀졌다 (경향 동아 세계 조선 중앙 한겨레 세계 1면).

오바마 1기 행정부의 모습이 갖춰지고 있다. 버락 오바마 정부의 국무장관과 재무장관에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과 티모시 가이스너 뉴욕연방은행 총재가 각각 내정됐다 (국민 동아 서울 조선 중앙 한국 1면).

한국 등 아시아 태평양 지역 21개 국가들은 아태경제협력체(APEC) 회의에서 앞으로 1년간 무역·투자와 관련된 새로운 장벽을 만들지 않는다는 내용의 ‘동결 선언’을 담은 ‘세계 경제에 관한 리마 APEC 성명’을 채택했다 (국민 서울 세계 조선 1면).

이날 아침신문에선 오바마의 ‘포용’ 정치가 주요 화두였다. 대다수 신문들은 이명박 대통령의 독단, 한나라당의 계파 정치를 문제삼으며 ‘대통합’을 주문했다.

다음은 24일자 아침신문 머리기사다.

경향신문 <대북정책, 이 대통령만 ‘거꾸로’>
국민일보 <WCU(세계 수준 연구중심대학)사업 심사 부실>
동아일보 <6자회담 내달 8일 베이징 개최>
서울신문 <“새달초 북핵 6자회담”>
세계일보 <“최소 1년 무역장벽 안 세워”>
조선일보 <“무역·투자장벽 1년간 없다”>
중앙일보 <가이스너…오바마 정부 2인자>
한겨레 <고환율 고착…비상구없는 기업>
한국일보 <세종증권 ‘게이트’>

오바마 인선의 의미는?

이번 오바마 미 대통령 당선인의 인선은 ‘포용’, ‘안정’, ‘경험’ 등으로 요약될 수 있다. 한국일보는 3면 기사 <인선으로 본 국정방향>에서 “오바마의 인선이 주목받은 것은 그가 당내 진보파와 자유주의 성향이 강한 유권자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당선된 만큼 백악관과 내각의 색깔도 기존 워싱턴 인맥과는 독립적인 개혁적 성향의 인물이 중용되지 않을까 하는 점 때문이었다”며 “그러나 지금까지 주요 인선의 면면은 그가 개혁과 참신함보다는 포용과 안정, 경험이라는 명제에 무게를 두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민주당 대통령 경선에서 라이벌이었던 힐러리를 국무장관에 내정한 것이 주목할 만하다. 중앙은 3면 기사<“대통령 독대권한 달라 국무부 인사권도 달라”힐러리 요구 다 들어줘>에서 “뉴욕 타임스에 따르면 오바마는 힐러리에게 대통령 독대 권한과 국무부 인사권을 줬다. 힐러리는 국무부 고위직을 뜻에 맞는 사람들로 채울 수 있게 됐다”며 “(오바마는) 힐러리를 국무장관에 내정함으로써 통합과 포용의 리더십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동아도 3면 기사에서 <“독대-인사권 보장한다” 오바마 통큰 포용>이라고 제목을 뽑았다. 동아는 힐러리의 내정 배경에 대해 “이미 대통령 집무실인 오벌 오피스를 충성심 강한 시카고 사단으로 채운 데다 외교안보 전문가 조지프 바이든 부통령과 국가안보보좌관으로 유력한 제임스 존스(64) 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군 사령관을 통한 견제가 가능하다는 점도 작용했다”며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 이란 핵 문제, 중동 평화협상, 북핵 문제에 이르기까지 자신보다는 훨씬 ‘오른쪽’에 치우쳤다는 평가를 받는 힐러리 의원을 국무장관에 내정함으로써 향후 외교정책을 중도우파적 관점에서 이끌어 가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해석했다.

   
▲ 11월24일 동아일보 3면.
 

그러나 경향은 통합의 정치에 주목했지만 9면 기사<‘라이벌 포용’ 오바마식 통합의 용인술>에서 “제기되는 우려와 비판도 만만찮다”고 지적했다. 기사는 “우선 힐러리가 실세 장관인 만큼 국무부 인사권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오바마 캠프의 외교자문 그룹으로 구성되는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와 국무부 사이의 갈등이 우려된다. 취약한 오바마의 외교 경험을 메우기 위해 러닝메이트로 발탁된 조 바이든 부통령과의 충돌 가능성도 상존한다”고 전했다.

미 재무장관 가이스너, "오바마 정부 2인자"

세계적인 금융위기가 지속되는 가운데, 미 재무장관에 내정된 가이스너에도 이목이 집중될 전망이다. 한겨레는 3면 기사<재무장관 내정 가이스너/정통관료…적극 시장개입 지지/금융감독구조 ‘대폭 개편’ 주장>에서 “그동안 월가나 대기업 출신이 재무장관을 맡았던 관행에서 벗어나, 전문 경제관료가 미국 경제의 회생을 진두 지휘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특히 중앙은 이날 아침신문 중 유일하게 1면에서 가이스너를 집중 분석했다. 기사<가이스너…오바마 정부 2인자>에서 “오바마 정부의 재무장관은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막중한 임무를 짊어진다. 우선 7000억 달러(약 1000조 원)의 구제금융을 어디에 투입할지 결정하게 된다. 금융회사와 기업의 회생 여부가 그의 손에 달린 것이다. 주요 20개국(G20)과의 경제외교 책임자이기도 하다”고 지적했다.

   
▲ 11월24일 중앙일보 1면.
 

또 “월가가 그를 반기는 이유는 이념에 치우쳐 갈등을 조장하기보다는 중용을 지향하고 실용을 중시하기 때문이다. 그는 97년 아시아 외환위기와 멕시코 경제난을 겪으면서 위기를 극복하는 능력을 인정받았다. 이번에도 뉴욕연방은행 총재로 JP모건의 베어스턴스 인수와 AIG의 구제금융을 주도했다. 그는 풍부한 경험을 앞세워 경제정책의 일관성을 중시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중앙은 11년 전 외환위기 당시 한국을 찾아 국제통화기금 구제금융과 선진 7개국의 100억 달러 지원 방안 도출한 점과, 한국은행과 미국 중앙 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와 300억 달러 통화 스와프 체결 등에도 결정적 역할을 한 한국과의 인연도 전했다.

"이명박 정부, 오마바 정책과도 엇박자"

그렇다면 한국은 어떤가. 경향이 1면 머리기사로 오바마 시대의 한국 현실을 분석했다. 경향 1면 기사<대북정책, 李대통령만 ‘거꾸로’>에서 <“북한이 자세 바꾸길 기다리겠다” 기존 입장 고수, 보수·진보 변화 촉구…오바마 정책과도 엇박자>라고 소제목을 뽑았다.

   
▲ 11월24일 경향신문 1면.
 

경향은 “국내에서 보수, 진보 가릴 것 없이 대북정책 기조 변화를 촉구하고, 미국의 버락 오바마 차기 행정부도 전향적인 정책 추진 방침을 밝히고 있지만, 이명박 대통령은 강경 기조의 대북정책을 고수할 것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거꾸로 가는’ 이 대통령의 남북관계 인식이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는 비판도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대북정책과 관련해 <이 대통령, 열흘사이 대북 유화-압박… ‘오락가락’ 발언>이라고 기사 제목을 뽑아 이 대통령을 비판했다.

국민일보 김명호 정치부장도 칼럼 <오바마 그 이후>에서 “우리 내부는 어떤가. 남북관계는 꿈쩍도 않고, 삐라를 보내느니 마느니 논쟁에 정신이 없다. 대북정책을 놓고 좌파니 우파니 우물안 싸움만 계속하고 있다. 그러니 정책입안자들은 움직이지 않는다. 작용하지 않으니 진전이 있을 수 없다”며 “오바마 이후 세계는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는데, 우리는 남북관계와 한·미관계를 ‘한반도 프레임’으로만 바라본다. 우물안에서만 보는 닫힌 시각”이라고 비판했다.

여권에서도 “위기” 의식이 팽배한 것으로 드러났다. 중앙은 6면 기사<“MB, 필요하면 강봉균도 끌어와야”>에서 “‘정말 위기다. 이젠 네 편 내 편을 가릴 때가 아니다.’ 정정길 대통령실장이 근래 한나라당 의원들과 접촉할 때마다 듣는 얘기다. 이명박 대통령과 가까운 한 수도권 의원은 ‘필요하다면 강봉균 민주당 의원 같은 사람도 끌어다 써야 한다’고 조언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한국 2면 칼럼 ‘기자의 눈’ <부러운 오바마와 힐러리 악수>에서 고성호 정치부 기자는 “‘우리는 왜 저렇게 못할까….’ 한나라당의 한 의원이 23일 TV 뉴스를 보면서 갑자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뉴스는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 당선자가 민주당 후보경선의 경쟁자였던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에게 국무장관을 제안하고 힐러리가 이를 수락했다는 내용이었다”며 “‘우리도 오바마처럼, 힐러리처럼 멋지게 해보자’는 자성이 아니라, ‘저쪽 때문에 화합이 안 된다’는 책임전가가 나오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신문 칼럼진, 이명박 대통령 ‘불통 정치’ 비판

위기 상황인데도 이명박 대통령은 ‘오바마·이명박 닮은 꼴’을 주장하고 있는 듯하다. 각 신문을 칼럼진들은 여야 불통의 근본 원인으로 이 대통령을 지목했다.

경향 이중근 국제부장은 칼럼 <이 대통령의 ‘부적절한 발언’>에서 “문제는 형식과 내용에서 부적절한 얘기가 계속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 정부와 오바마 당선자의 견해가 다르다는 것이 명백히 드러나고 있는데도 당국자들은 “오바마와 잘 통하고 있다”고 우겨대고 있다”고 밝혔다.

국민일보 백화종 전무이사 대기자도 칼럼 <이 대통령, 여당부터 챙겨라>에서 “이 일이 이 지경에 이른 건 이 대통령이 실용주의, 탈 여의도 운운으로 정치를 너무 만만히 본 것도 한 원인이 아닌가 싶다”고 해석했다.

동아일보 허문영 논설위원도 칼럼 횡설수설 <메시지 컨설팅>에서 “청와대가 8·15 건국사에 이어 내년 신년사 작성에도 유명 컨설팅사를 참여시킬 계획이라고 한다. 메시지 내용은 물론 문장과 단어까지 신경을 써서 국민에게 뭔가 감동을 주기 위해서겠지만 그럴수록 중요한 것은 기교가 아니라 진심이 담긴 내용”이라며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소장은 ‘최고의 엘리트들이 모인 청와대에서 외부에 신년사 콘텐츠를 빌리는 것부터가 국민이 뭘 원하는지 모르고 있다는 증거’라고 에둘러 비판했다.

결국 언론이 주문한 것은 ‘통합의 정치’였다. 한겨레는 사설<우리도 오바마식 통합의 정치가 절실하다>에서 “오바마처럼 필요하다면 한때의 적에게라도 손을 내밀어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역량을 동원해 내는 게 위기 극복의 지름길이다. 지금처럼 모든 사정기관을 동원하다시피 해서 비판세력에 재갈을 물리려고 하거나 협소하게 자기 사람에만 의지해서는 난국을 헤쳐나갈 동력을 만들어낼 수 없다. 오죽하면 여당에서조차 탕평인사를 거론하겠는가”라고 논평했다.

   
▲ 11월24일 한겨레 사설.
 

링컨의 포용 정치를 주문하는 칼럼도 잇따랐다.

“한국엔 통합보다는 가혹한 사화(士禍)와 보복과 불화의 역사가 있다. 가장 냉혹한 불화는 1992년 민자당 대통령 후보 경선일 것이다. 김영삼 후보에게 패배한 이종찬 후보 진영은 초토화됐다. 총사령관이었던 박태준 전 포철 회장은 일본으로 유랑을 떠나야 했다. 야전사령관이었던 ‘6공 황태자’ 박철언은 감옥에 갔다.

이명박 대통령은 대선 때 박근혜 전 대표를 국정의 소중한 동반자로 삼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지금 박 전 대표는 사실상 강(江)의 다른 한쪽에 있다. 경제위기라는 급류가 흐르고 남북관계가 소용돌이치고 있는데 이 나라의 1인자와 최대 라이벌은 강 양쪽에서 서로 얼굴을 돌리고 있다. 링컨 시대(1860년대)로부터 한국은 150년이 뒤처져 있다. 이 강을 건너뛸 때 한국은 세월의 격차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링컨이 먼저 마음을 열었고, 스탠턴이 응했으며, 스탠턴으로 인해 링컨은 더욱 빛날 수 있었다.”(중앙일보 김진 논설위원 칼럼<링컨·스탠턴, MB·박근혜>)

“링컨의 승리는 전임자인 제임스 뷰캐넌 대통령(민주당)이 퇴임 전에 검찰총장에 임명한 에드워드 스탠튼을 전쟁장관(지금의 국방장관)에 임명한 데 힘입은 바 컸다. 스탠튼은 거물 변호사 출신으로 링컨이 오하이오주의 애송이 변호사 시절 ‘켄터키 촌놈’이라고 멸시한 바 있었다. 스탠튼은 검찰총장으로 있으면서도 링컨에 대해 매우 비판적이었다. 하지만, 링컨은 개인적 앙금을 접고 검찰총장으로서 탁월한 리더십과 조직 장악력을 과시한 스탠튼의 역량을 높이 샀다.

오바마의 파격적인 정적 중용을 보면서 이명박 대통령의 이른바 ‘고·소·영’ 정치가 뇌리를 무겁게 억누른다. 현재 집권세력 내부에서는 대통령과 피를 나눈 형제가 아니면, 같은 교회를 다니지 않으면, 또 같은 대학을 나오지 않으면 결코 대통령과 국정을 같이 논할 수 없다는 자조가 만연돼 있다. 대선 후보 경선 때의 라이벌은 철저히 국정 운영에서 배제돼 있다. 또 전직 대통령과 주변 인물들에 대해서는 뒷조사가 집요하게 진행돼 정치보복이 아니냐는 논란을 낳고 있다. 미증유의 경제위기를 맞고 있는 상황에서 이 대통령도 오바마처럼 시원하고 통큰 통합의 정치를 할 수는 없는 것일까?”(한겨레 장정수 편집인 칼럼 <오바마의 링컨 배우기>)

언론관련 뉴스로 한겨레는 9면 기사<정권 언론장악 시도는 ‘판박이’>에서 전국언론노동조합이 24일 저녁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여는 창립 20주년 행사 관련 뉴스를 전했다. 기사는 △낙하산 사장 반대투쟁 및 출근저지투쟁 △방송사 사장 해임 개입 △정부의 전화 사퇴 압력 △재벌방송 논란 등을 1990년과 2008년의 닮은 꼴로 제시했다.

기사는 “1988년 11월26일 언론사 노조 31곳이 참여해 출범시킨 언론노조는 20년 만에 150여개 산하 노조에 조합원 1만8천여명 규모로 성장했다. 반면, ‘과거’로 흘려 보낸 듯했던 언론노조의 20년 투쟁사는 이명박 정부 아래서 ‘진행형’으로 고스란히 반복되고 있다”고 밝혔다.

한겨레는 또 9면 기사<국제 앰네스티, YTN 사태 현지조사>에서 “국제엠네스티 한국지부는 23일 ‘엠네스티 동아시아 지역 담당자인 노마 강 무이코 조사관과 한국 지부 직원 등이 24일 YTN 노조를 (오후3시)방문해 노종면 위원장, 임장혁 돌발영상팀장 등을 만날 예정’이라며 ‘언론인 해직 및 정직, 인사 발령 등으로 언론 자유가 침해됐는지 확인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이번 조사 결과는 국제 앰네스티가 해마다 5월 발표하는 연례 보고서에 포함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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