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미봉남은 없다
    2008년 11월 24일 10:06 오전

Print Friendly

미국의 검은 혁명이 성공했다. 오바마는 338대163 더블 스코어의 압도적 승리를 거두었다. 오바마의 당선은 미국과 전 세계에 새로운 바람을 몰아 오고 있다. 인종의 벽을 무너뜨린 이번 선거 결과 흑인들을 포함한 소외 계층의 아메리칸 드림은 더욱 강화될 것이다.

전 세계인들도 오바마의 당선을 축하하고 있다. 부시의 일방주의에 싫증난 세계인들은 오바마를 통해 미국이 다시 세계 이웃들의 좋은 벗이 되어 주길 기대하고 있다.

오바마가 이끄는 미국이 어디로 갈 것인가는 한국인에게도 초미의 관심사이다. 특히 그의 대북 정책은 한반도의 질서를 바꿀 수도 있는 만큼 우리에게 중요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오바마가 미국의 대북 정책에 직접 관여한 적이 없기 때문에 오바마의 대북 정책이 어떻게 전개될지 당장 예단하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우리 사회에서 오바마의 대북 정책에 대한 섣부른 오해들이 있어서 몇 가지 짚어 보았다.

우선 오바마 대북 정책이 김대중, 노무현의 햇볕 정책과 비슷하게 갈 가능성이다. 햇볕 정책의 특징은 두 가지이다. 김정일 정권은 반드시 개혁, 개방한다는 전제를 깔고 핵 문제 진전 없이도 무조건 경제적 지원을 했다. 또 하나는 북한 인권에 대한 철저한 침묵이다.

핵무기, 인권… 쉽게 넘어가지 않을 것

사실 김대중, 노무현 뿐만 아니라 부시 정부도 2006년 11월 중간 선거 패배 이후에는 북한에 대한 일방적 양보 정책으로 일관했다. 2008년 10월 핵 문제에 대한 별 진전 없이 북한을 테러지원국에서 해제한 것이 단적인 사례이다.

그러나 오바마는 햇볕 정책과 임기 말년 부시 정부처럼 북한에 대한 일방적 양보를 반복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현재 오바마의 정치적 입지는 레임 덕의 부시와 근본적으로 다르다. 부시가 북한에 대해 일방적으로 양보하기 시작한 이유는 바깥으로는 이라크, 아프가니스탄의 수렁과 안으로는 경제 위기라는 내우외환으로 지지율이 최악으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마는 지금 국내, 국외 할 것 없이 최고의 지지를 구가하고 있다.

만약 오바마가 집권 초기에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문제를 잘 해결하고 경제 위기도 가닥을 잡는다면 북 핵 문제에 대해서는 더욱 철저한 검증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북한 인권 문제에 있어서도 오바마 정부가 침묵할 가능성은 거의 제로에 가깝다. 전통적으로 민주당은 민주주의와 인권 옹호라는 보편적 가치를 강조해 왔다. 현재 미국 사회에서 북한 인권 문제는 공화당, 민주당을 넘은 초당적 의제이다. 지난 9월 민주당이 상하원 다수를 차지하는 상황에서 북한인권 재승인 법안이 통과된 것은 그 단적인 예이다.

한국, 일본 등 동맹국과 사전협의 강화할 것

다음으로는 통미봉남이 현실화될 가능성이다. 일각에서는 오바마가 김정일과 정상회담을 거론했다는 근거로 북-미 관계가 급속도로 가까워질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오바마 본인이 정상회담 발언을 북-미 대화 강조로 바꾼 것을 굳이 거론하지 않더라고 이 가능성은 거의 없다.

설령 북한이 핵 문제를 대폭 양보해서 미-북 관계가 좋아진다고 하더라도 통미봉남으로 발전할 가능성은 별로 없다. 그 이유는 현재의 북한 체제가 체질적으로 미국 체제와는 물과 기름의 관계이기 때문이다.

민주, 공화를 막론하고 미국인들은 북한의 극단적 통제 체제, 사이비 종교 같은 수령 독재, 최악의 인권 침해 등을 수용하기 어렵다. 적어도 북한이 현재의 중국처럼 개혁, 개방을 하고 최소한의 생존권이라도 보장한다면 모를까 지금과 같은 체제로는 미국과 진심으로 통(通)하기 어렵다.

마지막으로 이명박-오바마 관계가 마치 김영삼-클린턴 시절처럼 엇박자를 낼 가능성이다. 김영삼 정부가 클린턴 정부와 대북 정책을 두고 마찰을 일으킨 가장 큰 이유는 미국이 한국과 협의하지 않고 북한을 바로 상대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바마는 북한과 직접 협상을 하더라도 한국과 사전 협의를 게을리 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부시의 일방주의와 달리 오바마는 다자주의와 국제 협력을 강조하기 때문에 북한 문제에 있어서도 동맹국인 한국, 일본과 협의를 중요하게 생각할 것이다. 때문에 한미일 대북 정책 조정 활동이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필자소개
레디앙
레디앙 편집국입니다. 기사제보 및 문의사항은 webmaster@redian.org 로 보내주십시오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