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시민, 이제 노통에서 독립할 연세"
        2008년 11월 21일 05:43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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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중권 중앙대 겸임교수는 21일,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한미FTA 토론과 관련해 “심상정 진보신당 상임공동대표는 우월감을 버려야 한다”고 말하는 등, 심 대표와 진보신당에 대해 비판한 것을 두고 “좀 뜨악한 일”이라며 “쓸데없는 도덕적 열등감에서 좀 벗어나라”고 비판했다.

       
    ▲ 진중권 중앙대 겸임교수

    진 교수는 이날 진보신당 당 게시판에 올린 글을 통해 “유시민 의원에게 가해졌던 부당한(?) 비난의 핵심이 ‘싸가지 없다’였는데, 그런 그가 ‘자세’를 문제삼는 것은 좀 그렇다”며 “이제 노 전 대통령을 놔두고 인격적으로 독립할 연세가 되지 않았나”고 비판했다.

    이어 “진보신당 걱정했는데 더 걱정되는 것은 민주당의 지지율”이라며 “반백년 역사가 있고 두 차례 집권도 한 정당의 지지율을 진보신당 지지율과 비교하며 수적 우월감을 드러내는 건 솔직히 가소롭다”며 “그런 태도만 고치면 민주당 지지율이 좀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또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의 분당을 비판한 것에 대해 “민주당 박차고 열린우리당을 만든 게 유시민씨 아니었던가?”라며 “내가 보기에 열린우리당과 구 민주당의 차이는 결코 진보신당과 민주노동당의 정치적, 정책적, 이념적, 성향적 차이보다 크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한미FTA와 관련해 유 전 장관이 “아예 없애든, 재협상 하든 둘 중 하나”라고 말한 것에 대해 “지금 그 문제를 두고 토론하는 것”이라며 “지금 같은 상황이라면 과거와 다른 토론이 요구되는 거 아니냐”고 말했다.

    또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 하에서 빈부격차가 더 벌어졌고, 생활 안정성은 더 떨어져, 민주당이 재집권에 실패했다”며 “진보신당에 훈수를 둘 시간에 그 부분에 대한 반성과 성찰부터 하는 게 마땅하다”고 말했다. 이어 “쓸 데 없는 도덕적 열등감에서 벗어나라”며 “FTA 문제는 도덕성에 관한 논쟁이 아니라, 경제에 관한 논쟁”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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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은 진중권 교수 글 전문

    노무현 전대통령이 토론의 자세 따지는 것는 유감스러운 일입니다. 이제까지 수많은 토론을 통해 할 얘기는 다 나왔다며 토론을 중단한 것도 매우 유감스러운 일입니다. 그리고 유시민 전의원이 토론의 자세를 걸고 넘어지는 것도 좀 뜨악한 일입니다. 유시민 의원에게 가해졌던 부당한(?) 비난의 핵심이 이른바 ‘싸가지없다’는 게 아니었습니까? 그런 그가 ‘자세’를 문제삼는 것은 좀 그렇네요.

    유시민씨는 이제 노무현 전대통령을 놔두고 인격적으로 독립을 할 연세가 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현직에 있을 때야 그럴 수밖에 없었다고 쳐도, 피차 현직에서 물러난 마당에 이제 노무현 전대통령의 그늘에서 벗어나 자기 세계를 구축할 필요도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계속 정치할 생각은 없지 않은 것 같은데, 도대체 언제까지 ‘리틀 노무현’의 이미지를 가져 갈 것인지 이해가 안 되네요.

    아울러 진보신당의 지지율보다 더 걱정되는 것은 사실 민주당의 지지율 아니던가요? 진보신당이야 이제 창당한지 반년 조금 넘었지만, 민주당이야 반 백년의 역사를 가진 정당이며, 두 차례에 걸쳐 집권까지 했던 정당인데, 그 정당의 지지율을 진보신당의 지지율과 비교하며, 수적 우월감을 드러내는 것은 솔직히 가소롭게 느껴집니다. 한 마디로,그런 태도만 고친다면, 민주당 지지율이 좀 올라갈 수 있을 것도 같아요.

    아울러 민주당을 박차고 열린우리당을 만든 게 유시민씨 아니었던가요? 왜 ‘작은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따로 당을 차립니까? 제가 보기에 열린우리당과 구민주당의 차이는 결코 진보신당과 민주노동당의 정치적, 정책적, 이념적, 성향적 차이보다 크지 않습니다. 후자에 비하면 전자는 사실 거의 없는 것이나 다름 없다고 할 수 있지요. 그랬던 유시민씨가 갑자기 진보신당의 분당을 나무라고 있으니, 매우 당혹스럽네요.

    FTA앞에 두 개의 길이 남아 있다고 했나요? 하나는 재협상하던지, 하나는 파토내던지… 지금 노무현 전대통령과 심상정 의원은 바로 그 문제를 놓고 토론하고 있는 겁니다. 이미 FTA 연내 비준은 물건너갔고, 오바마 측에서 재협상을 요구하고 있고, 미국의 금융위기로 FTA로 인한 폐해가 그 어느 때보다 더 우려되는 상황이라면, 과거와는 다른 토론이 요구되는 상황 아닌가요?

    아무튼 분명한 것은,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 하에서 빈부의 격차가 더 벌어졌고, 생활의 안정성은 더 떨어졌고, 그로 인한 국민의 불만 때문에 민주당이 재집권에 실패했다는 점이지요. 진보신당에 훈수를 둘 시간에 그 부분에 대한 반성과 성찰부터 하는 게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만… 쓸 데 없는 도덕적 열등감에서 벗어났으면 합니다. FTA 문제는 도덕성에 관한 논쟁이 아니라, 경제에 관한 논쟁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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