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대에서 싸우는 건 쉽지만, 통치는 어렵다”
        2008년 11월 21일 05:00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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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보신당은 21일, 오는 25일부터 경남 창원에서 열리는 ‘경남 세계여성인권대회’ 참석차 방한한 남아프리카 공화국 정당인 아프리카 민족회의(ANC) 소속 활동가 부니(Bunie) 등 각국 여성활동가들과 만나 새로운 국제연대를 모색하기 위한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부니는 “국가의 해방을 위해 싸우던 것과, 통치의 질을 어떻게 높일 것인가는 같지만 다르다”며 “반대의 위치에서 말하고 싸우는 것은 매우 쉬우나, 통치의 입장이 되면 매우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아젠다 갈등은 필연적 딜레마

    이어 “성소수자들의 권리를 이야기할 때도 그것을 어떻게 중요한 아젠다로 만들 것인지가 중요한 문제로 대두된다”며 “이런 아젠다들이 갈등을 일으키고 충돌하는 것은 우리가 부딪힐 수밖에 없는 딜레마”라고 말했다.

       
      ▲사진=진보신당
     
     

    부니는 “남아공의 정치적 투쟁과 저항의 역사 중 가장 잔인했던 것이 아파르트헤이트였는데, 인종주의뿐만 아니라 여성에 대한 억압도 함께 있었다”며 “‘인종’과 ‘젠더’는 매우 중요한 파트너로서의 역할을 서로 했다”고 회고했다. 이어 “여성의 요구는 나의 저항의 중심이었으며, 여성을 중심으로 만드는 것은 세계의 저항과 함께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부니는 “(여성권의 발전도 있었지만)문제는 이데올로기가 아니라, 사회-정당 안에서 이를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이다”라며 “강간 사건에 대한 재판에서, ‘여성이 의상을 너무 야하게 입었다’거나, ‘가방에 세면도구가 있었다’는 이유로 강간을 합리화했던 남자가 내년에 대통령이 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의 문제

    이어 “남아공이 새로운 헌법을 만들었을 때, 사법 개혁 또한 전제되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는 것이 이 사례에서 보인다”며 “이런 상황에서 아프리카민족회의는 많은 도전에 부딪히게 되었으며, 1993년도에 만들어진 진보적 헌법과 독립의 의미에 대해서 되새김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서 진보신당 박김영희 공동대표는 “한국의 경제상황이 날로 어려워지고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들의 문제가 점점 심각한 상황에 이르고 있다”며 “그 안에서 여성의 인권이 매우 열악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종권 집행위원장은 “진보신당은 한국의 노동운동, 여성운동, 환경운동 등 사회운동과 밀접한 연관을 가지면서 당의 발전을 추구하고 있다”며 “당의 가치, 정체성, 이념 문제를 중심으로 전당적인 토론을 진행하고 있으며 내년 3월 초 경에 제1차 당대회를 가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남성의 지배조직에서 여성과의 연대

    이에 대해 부니는 “역사가 개인의 역할을 축소해서 받아들였다고 생각하며, 개인이 관료조직보다 훨씬 연대하기 쉽다”고 말했다. 이어 “예컨대 내가 여기 계신 분들과 연대하게 된 것은 매우 뜻 깊고 감사한 일이며 무엇보다 남성들에 의해 지배되고 있는 조직 안에서 어떻게 여성과 연대할 것인가를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부니는 아파르트헤이트 정권의 집권 당시부터 ANC의 활동가로 오랫동안 활동해왔으며, 두 번이나 인종주의자들에 의해 가족이 죽임을 당하고, 아들이 차량폭파에 의해 살해 당하는 등 모진 고초를 겪기도 했다. 그는 ANC 집권 이후 정부에서 일하는 것을 거부하고 재야에서 비판세력으로 남아있으며 좌파여성주의자로서(Leftist feminist) 최근 짐바브웨 출신 여성들을 조직하는 일을 돕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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