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영어도시, 한국교육 실패 지름길"
        2008년 11월 19일 05:27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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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제주도가 토지양여와 건축비지원 등 기업에게 막대한 혈세와 특혜를 주며 추진하겠다는 제주영어교육도시의 국제학교 토론회가 19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렸다.

    제주영어도시내 국제중학교는 익히 알려진 대로 거액의 학비 때문에 최상류층 자녀들만 다닐 수 있다는 점 외에도 영리법인의 학교 설립 허용, 외국교육기관에 이익금을 송금할 수 있는 과실송금 허용, 초등부터 고등학교까지 연계한 영어몰입의 국제학교 추진 계획 등 공교육 근간을 완전히 파괴하고 있다는 점이 속속 알려지는 등 사안이 매우 심각한데도 공정택 서울시교육감이 추진하는 국제중학교에 밀려 여론의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토론 참석자들의 공통된 의견이었다.

       
    ▲ 19일 국회에서 열린 토론회에서는 제주에서 벌어지고 있는 위험한 ‘국제학교 설립’  추진은 한국교육의 근간을 완전히 흔들것이란 지적들이 쏟아졌다.(사진=변경혜 기자)
     

    제주영어도시, 경남-밀양시 이미 실패했던 것

    특히 경상남도-밀양시가 대규모 영어도시를 조성하려다 실패했으며 규제를 완화해도 당초 계획과 달리 수익이 확보되지 않자, 심지어 영어도시와 관련도 없는 역외금융센터 설립까지 끌어들이는 등 ‘돌려막기 대책’이 쏟아지고 있는 제주의 ‘위험한 실험’은 즉각 중단돼야 한다는 의견이 봇물을 이뤘다.

    발제에 나선 한만중 전교조 정책실장은 제주영어도시 내 국제학교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내년 9월 개교 예정인 송도국제학교나 광양 등 국내 경제특구로 확산되는 것은 불보듯하다고 내다봤다.

    한 정책실장은 "WTO 교육개방에서도 초중고교는 개방대상에서 제외돼 있으며 한미FTA 협상에서도 초중등 교육에 대해서는 협상대상에서 제외시키고 있다"며 "그런데도 한국은 이미 ‘자발적 자율화 조치’를 통해 경제자유구역 내에 외국교육기관 설립과 외국인학교에 내국인을 다니게 하는 조치를 취했으며, 대학입학 통로를 열어주는 정책들을 지난 2005년 ‘경제자유구역 및 제주국제자유도시의 외국교육기관 설립 운영에 관한 법률’에서 내국인 입학 비율을 10%로 제한하고 영리법인과 과실송금을 금지하는 수준에서 법률이 제정됐다"고 참여정부 시절부터 시작된 이같은 문제를 설명했다.

    교육업자들, 이것저것 안되니까 이젠 영리법인 허용까지 요구

    이어 한 정책실장은 "지금은 그것도 모자란다며 영리법인허용과 초중고교 연계도 다 열어달라는 것이 교육업자들의 주장"이라고 덧붙였다. 한 실장은 이에 따른 교육체계 훼손을 가장 우려했다.

    한 정책실장은 "당초 국제학교는 기업을 유치하려면 한국에 좋은 학교가 세워져야 한다는 논리가 경제-재계의 주장이었는데, 그래도 과실송금 금지, 교육과정운영에 대한 규제, 영어몰입교육 규제, 국제학교를 학력인증과 연결시키는 것 등에 대한 규제가 있었다"며 "그러나 현재 제주영어교육도시를 추진하는 JDC는 영어전용학교 2곳, 장기몰입학교 5개교, 논란이 되자 빠졌다고 하는 유치원까지 포함해 초-중-고교까지 국제학교 범주에 포함시키려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또 한 정책실장은 "그런데 이에 대해 용역 수탁기구에서도 영리법인을 통한 당장의 수익은 어렵다고 회의적이며 몇 단계를 거쳐야 된다는 시각이지만 교과부 관계자들을 만나보면 ‘다른 곳은 몰라도 제주도에서는 끝까지 해봐야 한다’는 식의 말을 한다"고 설명했다.

    온갖 특례에도 외국교육기관 유치 안이뤄져

    한 실장은 특히 "무엇보다 온갖 특례를 적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외국교육기관의 유치는 이뤄지지 않고 있는데 왜냐하면 근본적으로 외국교육기관을 설립해야 할 필요성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한 근거로 한 정책실장은 현재 국내에 설립된 외국인학교 등이 수용할 수 있는 학생 정원에 비해 외국인 자녀 수요가 많지 않으며 외국인들이 자녀들이 다니는 학교에 내국인이 많이 다니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이라며, 그런데 현재는 이에 대한 분석도 없이 잘못된 외국교육기관이 과실송금 등을 허용한다면 WTO교육개방에서도 예외조항으로 돼 있는 초중등학교마저 영리기관으로 만드는 일들을 서슴없이 저지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 정책실장은 앞서 채칠성 전교조제주지부장이 제기했던, 영어도시를 추진하고 있는 JDC 등이 영국의 의향학교들을 만나고 올 때마다 협상기준이 밀려나고 있다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며 "우리 정부가 사립학교에 지원하고 있는 각종 지원금을 외국의 영리법인에서도 요구하는 것으로 적게는 3000만 원, 많게는 5000만 원의 학비를 받고 이윤을 남겨 본국에 송금을 하면서도 운영비까지 정부나 지자체에 요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교육개방하라는 WTO도 초중고교 영리기관 인정 안해

    더불어 한 정책실장은 "경제자유구역의 모법이 제주국제자유도시특별법이어서 제주에서 국제학교가 설립되면, 이미 시도된 바도 있지만 다른 경제특구, 12개 교육특구에서도 이에 버금가는 요구를 할 것"이라며 "반면에 제주는 선점효과를 얘기하지만 윤곽도 안잡혀 있고 서울과 송도는 당장 내년 개교가 예정돼 있어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한 정책실장은 정부가 성공사례로 제시하는 필리핀, 싱가포르 등 동남아 성공사례는 학비가 훨씬 싼 1만 달러라며 "이렇게 교육근간을 완전히 뒤엎는 것을 제주특별자치도의 도조례로 규제한다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토론에 나선 박경양 참교육학부모회 정책위원은 "특목고가 만들어지면서 중학교 사교육 광풍은 이미 경험된 사실"이라며 "국제중학교가 만들어지면 초등교육에서마저 사교육 광풍으로 대다수 서민들에게 부담을 주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수순"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박 정책위원은 "이렇게 되면 요람에서 무덤까지 한국의 모든 학생들은 성적이 공개될뿐더러 외국영리법인에 과실송금을 허용하는 특혜를 주면, 학생들의 급식비까지 떼어먹는 학교가 있는 한국의 사립학교들도 모두 요구해 결국 국내 사립학교도 교육으로 장사하는 시대가 오고 말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제학교, 국제중은 헌법위배"

    송병춘 변호사(민변 교육청소년위원회 위원장)는 국제학교와 국제중 설립은 교육법정주의를 위반한, 헌법위배 소지가 다분하다고 설명했다.

    송 변호사는 "국제학교와 국제중 설립은 초중등교육법에 없는 시행령에서 갑자기 튀어나온 것"이라며 "교육과 재정, 학생선발 같은 것은 적어도 국회에서 만든 법률에 의거해야 하는데, 더욱이 적어도 내국인도 가르치는 학교라면 이에 대한 규정이 있어야 하는데 없을 뿐더라 앞으로 대통령령으로 만들고, 제주도에서는 도조례로 만들겠다는 것은 헌법에 위배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송 변호사는 "예를 들어 서울에 모국제아카데미학교라는 곳이 있는데 연간 수업료만 2000만 원인데도 학교회계나 법인회계 구분도 없다"며 "이런 외국인학교에 정부에서 학교부지를 제공하고 학교운영비, 건축비를 지원하겠다는 것"이라고 교육정책을 비판했다.

    또 송 변호사는 "송도국제학교도 처음엔 외국기업유치를 위해 설립되는 것인데 결과는 잘 안되는 것 아니냐"며 "정부가 모델로 제시하는 홍콩, 상하이, 싱가포르 등은 모두 금융, 물류허브가 끼어 있어 성공한 것인데, 송도 아파트 거품이 꺼진 것도 다 이런 이유이며 지금은 송도국제학교가 외국인학생을 모집할 수 있느냐도 큰 문제이고, 그래서 제주의 경우 실패가능성이 높다"고 단언했다.

    "제주는 실험대상, 조례까지 어기는 영어교육도시"

    환경단체인 ‘곶자왈사람들’ 사무처장으로도 활동하고 있는 김효철 민주노동당 제주도당 부위원장은 환경을 무시하고 제주도정이 영리법원, 영리학교, 금융자유화 같은 위험한 실험을 전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사무처장은 "사실 제주특별자치도법이 국회를 통과했을 때 전국의 16개 시도지사회의에서 ‘제주도가 성공하면 전국으로 확산시켜야 한다’는 발언이 있었다"며 "제주에서 나고 자란 입장에서 제주가 실험대상으로 전락한 현실이 상당히 안타깝다"며 토론을 시작했다.

    이어 김 사무처장은 "영어교육도시 부지선정과정만 봐도 제주지역 환경의 요람인 곶자왈 지대의 가장 넓은 지역인 월림-신평곶자왈지대가 포함돼 있다"며 "물론 이 과정에서 민주적 절차는 없었고, 땅값이 싸서 개발비가 낮다는 이유만으로 덜컥 선정했다"고 말했다.

    김 사무처장은 "더욱이 이곳은 환경부가 지정한 멸종위기 식물과 희귀식물들이 다량 자생하고 있으며 생태계보전지구규정에 따라 3등급의 경우도 오히려 조례에서 정한 30% 개발규정을 이미 초과하고 있는 등 조례까지 무시되고 있다"며 "또한 제주도가 추진하는 특별법 개정안에는 공유재산에 대한 무상양여까지 가능하도록 돼 있고 도의회 동의절차마저 생략하는 등 사업성이 떨어지는 영어교육도시에 개발편의만을 제공하고 있다"고 제주도정을 비판했다.

    반면 김 사무처장은 "그런데도 이미 이 사업으로 주변 지가가 많이 뛰어 지역주민들은 영어교육도시를 비판하면 반도민 세력으로 규정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고 지역 정서를 설명하고 "FTA 등으로 농업이 무너져 희망을 잃은 농촌지역에서 이같은 개발논리에 환경을 지켜야 한다는 의지가 완전히 무너져 내렸다"고 안타까워했다.

    "제주영어교육도시는 국제중보다 더 큰 문제"

    전교조 제주지부 이강식 정책실장은 영어교육도시는 해외유학수요를 막겠다는 당초 취지는 살리지 못하고 기업들에게 정부가 시장을 만들어주는 꼴이라며 학벌중심의 사회풍토가 변화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정책실장은 "서울의 국제중 문제가 헌법소원을 제기할 수준이라면 모든 균제를 풀어버린 제주국제학교는 더욱 큰 문제"라고 지적하고 "JDC의 개발계획대로라면 제주영어도시는 해외유명대학 진학을 위한 통로로 사용돼 국부유출은 더욱 가속화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 정책실장은 이어 "공교육 강화에 앞장서야 할 제주도교육청은 이미 국제학교 설립을 위한 팀을 운영하고 있으며 귀족학교 논란이 일자 대안이라고 내놓은 것이 ‘소외계층을 위한 장학금 지급’이라며 "이명박 정부가 자율형 사립고 100개를 설립하겠다고 하는데 일반사립학교에서도 영리법인화를 요구할 것이며 결국 학교는 돈벌이수단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임광빈 전국목회자정의평화실천협의회 부의장도 "외국에서 명문대라고 하는 곳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한국에 왔지만 일자리를 갖지 못하는 경우가 얼마나 많으냐"라며 "국제학교는 우리 교육의 길이 안보이니까 만들어낸 또 하나의 방식인데 이것도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고 우려했다.

    이어 임 부의장은 "한국의 입시는 서열화를 극복하지 않으면 이같은 문제는 계속 발생하게 된다"며 "교육이라는 것이 평등하게 교육받을 수 있고 민주시민으로 성장시켜야 한다는 목적이 있는데 국제학교는 이 모든 것을 무시하고 있어서 반대해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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