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권파 반격나서…김재연 "사퇴 못해"
    비당권파 "당 결정 불복, 출당 조치를"
    통합진보, 정면 충돌…기자들 "도대체 왜 기자회견했나?" 항의도
        2012년 05월 06일 05:38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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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합진보당 전국운영위가 당권파 위원들이 불참한 상태에서 ‘비례대표 선거 진상조사위원회에 결과 보고에 대한 후속조치의 건’을 통과시키면서 경쟁 부문 비례후보 당선자들과 후보들의 전원 사퇴를 만장일치로 권유했으나, 당권파 청년 비례대표 후보인 김재연 당선자가 6일 기자회견을 통해 이를 정면으로 거부하고 나서 당권파와 비당권파가 정면 충돌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기자회견 중인 김재연 당선자.(사진=장여진 기자)

    당권파 vs 비당권파 정면 충돌

    그는 “지금까지 밝혀진 것만으로도 많은 부분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난 보고서 하나로 졸지에 부정선거 당선자가 됐다. 청년비례선거는 100% 온라인 투표로 치렀다. 박무 조사위원은 ‘온라인상의 데이터 조작 시비에 대해 조작이라는 증거는 발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며 부정선거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조작이라는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다면, 청년비례 선출 선거는 문제가 없는 것이다. 깨끗하고 정당하게 치러진 선거를 왜 부정으로 낙인 찍는 것인가. 청년당원과 선거인단에게 모욕과 상처를 주었다.”며 “문제투성이 보고서를 근거로 청년비례대표 사퇴를 권고한 전국운영위원회의 결정은 철회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당선자는 이정희 대표 등 당권파와의 사전 협의가 있었느냐는 질문에 대해 “그런 적 없다.”고 부인했다. 그는 선거인단에 참여한 모든 사람 또는 청년당원들과 합의한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도 “그런 것은 아니다. 개인의 의견이다. 앞으로 논의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비당권파 측에서는 김 당선자의 이날 발표가 당권파의 조직적 결정에 따른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대표 등 당권의 일부는 내놓을 수 있으나, 이석기 당선자 등의 의원 자리는 절대 고수하겠다는 당권파들의  입장을 공식적으로 천명한 것으로 보인다. 당권파의 조직적 반격이 시작된 셈이다.

    김 당선자는 또 중앙위원회에서 전국위 권고안을 받아들인다면 수용할 것이냐는 질문에 “당원들과 당에서 적절하게 판단할 것이다.”라고만 답했다. 그는 또 전국운영위 권고안 철회 주장이 청년비례후보 사안에만 한정된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그 외(기자회견 내용)에 대해서는 답변하기 적절하지 않다.”라고 회피했다. 향후 제2차 기구에서 온라인투표 부정 사실이 명확히 나온다면 사퇴할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답변하기 적절하지 않다.”라고 답해 일부 기자들로부터 “도대체 왜 기자회견을 했냐?”는 항의를 받고 당황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일정을 이유로 기자회견장을 급히 빠져나갔다.

    기자들 “도대체 왜 기자회견했나?”

    김 당선자의 비례후보 사퇴 불가 방침 천명에 대해 비당권파 측에서는 “출당 조치”까지 거론하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진보신당계의 박창완 전국운영위원은 “매우 유감스럽다. 조작의 증거가 확실히 없다 해도 반대로 조작하지 않았다는 증거도 없다. 소스코드를 열람한 것만으로 부정선거라는 것이 명확하다. 중앙위원회에서 사퇴를 결정함에도 이를 거부한다면 당의 결정에 불복하는 것으로 출당 조치 등을 포함한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민참여당계의 노항래 공동정책위의장은 “안타깝다. 당사자로서는 납득이 안 되는 측면이 있을 수 있지만 국민적 시각에서 당을 먼저 생각하고 전국운영위의 결정을 수용하는 것이 정당인의 태도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당선자가 거부하고 있는 전국위 권고안을 따르면 14명의 순위 경쟁 후보는 모두 사퇴할 것을 포함한다. 6명의 비례 후보 당선자 중 경기동부연합은 김재연 당선자 외에 핵심인물로 불리는 이석기도 포함되어 있어 오늘 김 당선자의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조직적으로 사퇴를 거부하는 움직임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 당선자는 올해 31살로 한국외국어대학교 총학생회장 출신이며, 민주노동당 중앙대의원과 부대변인을 역임했다. 당권파에서 ‘리틀 이정희’로 키우고 있다고 알려진 김 당선자는 지난 3월 문화방송 100분 토론에서 “의혹이 사실로 밝혀지면 사퇴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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