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두환도 자본에 공공재 넘기지 않았다”
    By mywank
        2008년 11월 18일 04:50 오후

    Print Friendly, PDF & Email

    서울지하철노조와 전국철도노조의 ‘막판 협상’을 앞두고, 25개 단체로 구성된 ‘철도 지하철 안전과 공공성 강화를 위한 시민사회노동네트워크’는 18일 오후 1시 반 서울시청 서소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메트로 철도공사의 ‘구조조정안’ 일방강행 중단과 노사간의 성실한 교섭을 촉구했다.

    이들은 회견문을 통해 “철도와 지하철 분야에서 발표되거나 시행되고 있는 ‘구조조정안’은 외주화의 전면적 확대와 안전을 위협하는 수준의 무리한 인력감축안을 골격으로 하고 있는 등 갖가지 문제점들이 있다”며 “구조조정 계획이 관철된다면 그 결과는 대형사고의 위험 등 승객 안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날 ‘철도, 지하철 공공성 네트워크’의 회견에는 진보신당, 민주노동당, 민변, 민교협, 미디어행동, 한국진보연대 등 다양한 시민단체의 관계들이 참석했다  (사진=손기영 기자)
     

    이들은 이어 “또 공공서비스의 시장화 정책으로 요금이 대폭 상승되는 한편, 철도 노동자들의 비정규직화로 불안정 저소득 노동자층을 대량으로 양산할 것”이라며 “더욱 문제인 점은 이런 구조조정안을 사회적 공론화 과정이나 노조와의 교섭을 일체 거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강행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또 “오는 20일 서울지하철 노조와 전국철도노조가 사측의 일방적인 구조조정을 막기 위해 전면파업을 예고하고 있으며, 자칫 노사간의 대규모 충돌로 치달을 수고 있는 상황”이라며 “사측은 노조와의 성실교섭으로 문제를 슬기롭게 해결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날 회견에 참석한 황정우 전국철도노조 위원장은 “서울지하철 조합원들과 마찬가지로 철도노조 조합원들도 국민을 주인으로 모시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공사가 재벌을 주인으로 모시려고 ‘철도 민영화정책’에 반대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황 노조위원장은 이어 “요즘 철도노조가 벌이고 있는 ‘안전운행 투쟁’을 보면 왜 인력충원이 더 필요한 지 알 수 있을 것”이라며 “안전점검 규정을 지키면서 열차를 운행하면 이렇게 열차가 지연되는데, 그 동안 철도 노동자들은 부족한 인력으로 열악한 환경을 극복하면서 일했다”고 말했다.

    황 노조위원장은 또 “강경호 사장이 구속되면서 공사 측에서 교섭을 회피하고 있는데, 사장의 구속과 노사교섭은 아무 상관이 없다”며 “더 이상 우리의 요구조건을 미룰 수 없고, 공사 측에서 성실한 교섭에 나오지 않으면 파업에 돌입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김영후 서울지하철노조 위원장은 “그 동안 서울지하철 노조는 시민들을 위해 파업까지 잠정연기하며, 사측과 대화에 나서려고 했다”며 “하지만 서울메트로의 경영진은 시민의 재산인 지하철을 민간에 위탁하고, 시민의 안전은 외면하고 있는 태도를 굽히지 않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회견에 참여한 김영후 서울지하철노조 위원장(왼쪽)과 황정우 전국철도노조 위원장 (사진=손기영 기자)
     

    김 노조위원장은 이어 “또 과도한 인사권을 발동하면서 서울지하철공사 조합원 40여 명에 대한 직위해제를 내리기도 했다”며 “막판 교섭에서도 그동안의 입장을 유지할 경우 오는 20일 파업투쟁에 들어가는데, 모든 책임은 서울메트로 경영진과 서울시에 있다”고 비판했다.

    홍희덕 민주노동당 의원은 연대사에서 “지하철, 철도노동자들이 파업을 할 때마다 보수 세력들은 ‘시민들의 발로 볼모로 싸운다’고 비판한지만, 그들이 말하고 있는 시민들의 발은 바로 지하철과 철도”라고 말했다.

    홍 의원은 이어 “진짜로 천만 시민들의 발을 자기 마음대로 구조조정하려는 사람들은 누구냐”며 “지금 지하철, 철도노동자들은 시민들의 발을 더욱 안전하고 편리하게 만들기 위해서 투쟁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신학림 미디어행동 집행위원장은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에 정치사회적으로, 고문행위만 빼놓고 모든 것이 1987년 6월 민주화운동 이전인 전두환 독재시절로 되돌아간 것 같다”며 “하지만 당시 독재정권도 경제적으로는 이명박 정부처럼 국가나 공공의 소유재산을 자본에 넘겨주려고 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신 집행위원장은 이어 “물, 불, 전기, 철도 이런 것들은 공공재 중에 공공재”라며 “이것은 개별 노조의 문제가 아니라 국민 모두의 공익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당장은 아니더라도 국민들의 여론이 모이면 폭발할 문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종구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 의장은 “돈으로 계산되는 일만 하게 되면, 돈으로 계산 안 되는 시민들의 안전이나 편익 등에 관한 부분들은 뒷전으로 밀리게 될 것”이라며 “이명박 정부와 공사 측에서 더 이상 돈만 따지지 말고, 돈보다 귀중한 것이 무엇인지 잘 생각해 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지하철 노조는 이날 오후 4시부터 서울메트로 측과 본교섭을 벌이며 막판 의견조율을 진행하고 있으며, 전국철도노조도 오는 19일까지 철도공사 측과 본교섭을 벌일 예정이다. 이들은 ‘막판 교섭’에서도 사측의 태도변화가 없을 경우, 20일부터 파업투쟁을 벌인다는 입장을 정한 상태다.

    필자소개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