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소수자는 선천성 장애가 아니다
        2008년 11월 18일 03:43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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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랜만에 <레디앙> 기사를 보니 경산에서 라는 닉네임을 가지고 활동하시는 분께서 동성애는 선천성 장애라는 글을 투고 하신 것을 보고 굉장히 고민을 많이 했다. 과연, 이런 글이 나올 정도로 아직도 진보진영이 문제가 있는 것인가?

    이런 글이 나오게 된 것은 결국 진보 진영에서 성소수자와 관련된 기초적인 이해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으로, 가장 큰 문제라고 보고 있다. 필자는 큰 대응을 하기보다는 개인의 의견을 제시해볼까 한다.

    성소수자는 후천성이다

    ‘경산에서’라는 분의 글에서는 진보와 보수 모두 동성애를 후천성으로 보고 있다며 한 TV 프로그램에서 나오는 실험을 통하여 “동성애는 선천성 장애”라고 말하고 있다. 또한, 정체성 혼란 문제와 관련해서는 “착각”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리고 이는 굉장히 위험한 말이다.

    정신분석학에서는 동성애를 포함한 모든 성소수자를 “후천성 정신병”으로 보고 있다. 즉, 생활환경 등에 의하여 ‘경산에서’라는 분이 표현한 대로 잠시 “착각”하여 생긴 일종의 “병”으로서 “치료가 가능한” 병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그리고 일부 의사들의 경우에는 유전자가 형성되면서 동성애에 관한 유전자가 따로 존재하고 있으며, 이를 변형하면 자연스럽게 변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그래서 동성애를 선천성으로 보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필자의 의견은 좀 다르다. 성소수자의 경우 사람이 살아가면서 동성애자, 양성애자, 크로스드레서, 트랜스젠더 등 쉽게 말하면 취향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자신의 성적 지향이 달라지는 현상을 겪게 된다. 이를 ‘정체성 혼란’이라고 말한다. 정체성 혼란이라는 단어는 경산에서라는 분이 표현한 ‘착각’을 의미한다.

    정체성 혼란의 경우 주로 사춘기에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정신분석학에서는 “치료가 필요하다”라고 표현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정체성 혼란의 경우 자신의 성 정체성을 찾아 떠나는 일종의 여행과 같은 것이라서, 이 시기를 통하여 많은 청소년들이 집안 내에서의 불화 등으로 인하여 가출을 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자신의 정체성을 서서히 알아가게 된다.

    그리고 선천적인 성소수자와 관련된 문제에 대해서는 아직 증명된 사실도 없고, 미국에서 그러한 유전자를 발견하였다고 발표가 나온 적은 있지만, 아직 절대적으로 비공개 상태에 있기 때문에 선천성 증세라고 할 수 있는 증거는 없다.

    오히려 과학적으로는 후천성 증세로 보고 있으며, 심리학 등의 정신 관련 분야에서도 그렇게 판단하고 있기 때문에 선천성 증세라는 명확한 것이 밝혀지지 않는 이상 후천성으로 보는 것이 맞다.

    장애라는 표현, 그리고 보호

    가끔가다가 동성애자를 장애가 있는 사람이라고 표현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건 굉장히 위험한 발상이다. 특히, 청각 장애가 있거나 시각 장애 등이 있는 사람들에게 일반인(정상인?)들이 자신들과는 차이가 있다면서 붙인 것이 장애인이라는 단어가 아닌가? 그리고 일반인들이 자신들과는 성적 지향이 다르기 때문에 이반이라고 표현하지 않는가?

    단지, 몸이 불편하다는 이유로, 성적 취향이 다르다는 이유로, 자신과는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로 “너희는 장애가 있어”라고 딱지를 붙이는 발상은 자신이 진보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아주 진지하게 고려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성소수자는 사회적으로 보호를 받아야 할 대상이 아니다. 오히려 주체로 나서서 사회의 한 일원으로서 자신이 성소수자라는 것을 밝히면서 자신의 애인과 공개적인 데이트도 즐길 수 있고 남의 눈치를 보지 않고 서로 사랑할 수 있는 자유가 보장되기를 바라는 것이다.

    이러한 것들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사회적으로 보호를 받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성소수자들이 직접 사회의 일원으로서, 주체로 직접 나서서 몸소 실천하고 행동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앞으로 이러한 활동이 지속되어야 할 것이며, 진보진영 내에서도 “보호”라는 등의 일종의 사람을 낮추는 발언들은 자제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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