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양당 한미 FTA ‘엇갈린 대응’
    2008년 11월 14일 06:17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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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FTA 연내비준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반 한미FTA전선이 재형성되고 있다. 지난 참여정부 시절 민주노동당을 중심으로 형성되었던 반 한미FTA전선이지만, 민주노동당이 분당되고, 민주당도 17대 때의 입장을 바꿔 연내비준을 반대하면서 전선이 다양화 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 등 두 진보정당의 전략도 엇갈려 주목되고 있다. 민주당과 함께 ‘한미FTA 비상시국회의’를 발족하며 연합전선을 형성한 민주노동당은 “재협상”을 주장하고 있고, 진보신당은 “무조건 폐기”를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민주노동당 박승흡 대변인은 지난 10일, 국회 브리핑에서 “선비준 할 때가 아니라 미국의 재협상 요구를 기정사실로 준비하면서 적극적으로 재협상 국면을 조성해야 할 때”라며 “이참에 독소조항들에 대한 전면손질에 착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노동당과 민주당 국회의원들이 13일 ‘한미FTA 졸속비준 반대 국회의원 비상시국회의’ 발족식을 진행하고 있다.(사진=민주노동당)
 

박 대변인은 “미국이 재협상을 요구해 올 것이라는 게 대다수 통상전문가들의 분석”이라며 “오히려 재협상을 먼저 제기하면서 우리나라가 큰 피해를 입게 될 농업과 서비스 개방속도 조절 등 적극적인 방어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바로 하루 전 “원천무효 입장에서 한미FTA 협상의 국회 비준동의안 처리에 반대한다”는 브리핑과 다소 어감이 달라진 것이다. 10일 아침에는 ‘한미FTA 졸속비준 반대 국회의원 조찬모임’이 열렸다. 박 대변인은 6일 브리핑에서는 “연내비준에 반대한다는 측면에서 야당들은 공통된 인식을 갖고 있다”며 “차이점은 줄이고, 공통점은 키워나갈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민주노동당이 ‘재협상’을 주장하는 것은, 최근 FTA범국민운동본부와 비상시국회의에 참여하면서 ‘원내전략상’의 문제라는 것이 민주노동당 측 설명이다. 박승흡 대변인은 “원내전략상 재협상 얘기를 했지만, 원칙적으로 현재 조건대로 한미FTA가 체결된다면 ‘폐기’가 맞다”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미국이 현재 ‘재협상’을 꺼내들고 있는 이상, 우리도 ‘재협상’으로 나가야 하며, 재협상을 통해 한미FTA가 가지는 독소조항을 제거하면 미국도 폐기에 대한 여론이 흘러나올 것”이라며 “폐기와 재협상은 동전의 양면처럼 맞닿아 함께 굴러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회찬-심상정 진보신당 상임공동대표 등 진보신당 당직자들이 ‘한미FTA 철회’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반면 진보신당은 ‘한미FTA 철회’를 주장하고 있다. 지난 17대 국회에서 한미FTA 반대 중심에 서있던 심상정 진보신당 상임공동대표는 13일,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한미FTA의 조기비준이나 재협상 주장 모두 한미FTA에 대한 맹목적 집착”이라며 “지금이 외교적 마찰을 일으키지 않고 한미 FTA를 폐기전략으로 전환할 수 있는 적기”라고 주장했다.

이지안 진보신당 대변인도 “오바마 정부가 당분간 한미FTA를 다룰 가능성은 높지 않은 상황에서 한국이 먼저 FTA 연내 비준을 밀어붙이는 것은 유통기한이 지난 빵을 집어삼키는 꼴”이라며 “미국 통상일방주의의 결정판인 FTA식 사고방식 자체를 원점에서부터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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