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존 위해 반자본주의 정당 불가피"
        2008년 11월 13일 09:55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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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1월 6일 저녁 8시. 반자본주의신당(NPA)을 위한 제안대회가 파리의 한 공제조합 강당에서 처음으로 열렸다. 2천명 수용이 가능한 강당 1, 2층은 이미 참가자들로 가득 찼고, 계단과 통로까지 사람들로 넘쳐나 행사장은 발디딜 틈조차 없었다. 

    강당에 들어가지 못한 사람들은 따로 밖에서 삼삼오오 대화를 이어갔으며, 각종 정치단체나 소그룹들은 자신들의 기관지를 팔면서 홍보를 하고 있었다. 강당 안의 열기가 밖으로까지 뿜어져나왔다.

       
      ▲올리비에 브장스노 (사진=박지연 통신원)

    이날 행사는 2명의 아프리카에서 건너온 불법체류자들의 증언이 먼저 연대차원에서 시작되었고, 그 외 산별 노조에서 온 노동자, LCR (혁명적 공산주의동맹) 당원을 비롯하여 LCR의 대변인 올리비에 브장스노가 발제자로 참여하였다.

    불법체류자 발언으로 시작된 대회

    마지막에는 올리비에 브장스노의 연설이 대미를 장식하였다. 한 시간 동안 진행된 그의 연설은 원고지 한 장 없이 시작되었으나 어느 한군데 막힘도 없이 조금은 격앙된 어조로 이어갔다.

    그는 “세상이 우리를 짓밟기 전에 우리가 먼저 세상을 바꾸자”며 말문을 열었다. “우리는 이제 겨우 경제위기의 초입에 들어섰을 뿐이다. 그리고 이 위기는 자본주의 시스템의 심장부에서 시작한 것이다. 사르코지와 그의 내각은 은행에 대한 협력만을 약속하며 진실을 숨기기만 한다." 공감의 분위기가 열렬한 박수와 환호로 전달됐다.

    그는 이어 "자본주의가 심각한 위기에 봉착한 지금, 명확하게 반자본주의 기치를 내거는 좌파정당도 지금, 여기에 존재한다. 우리는 이 상황을 책임지며 모여야 하고 통합을 이루어 내야한다” 고 말하면서, 이미 자유경제체제를 옹호하며 우경화된 사회당과는 연대 의사가 없음을 명확히 밝혔다.

    그는 전날 있었던 버락 오바마의 미 대통령 당선을 놓고는 “위기의 중심 속에 서 있는 한 나라에서, 변화를 갈망하는 이 자율적인 힘은 자본주의를 흔들어 놓았고, 선거판에서 정말 강력한 힘을 가진 대중운동으로 풍부하게 변화되었다."고 평가했다.

    오바마는 자본주의 구원투수

    그러나 그는 "그럼에도 미국 노동자들을 위한 미래가 마냥 분홍빛은 아니다. 왜냐하면 버락 오바마는 유산자계급의 거대 정당의 후보가 되길 택했으며, 그들은 그들의 이익과 자본주의를 구조할 수 있는 방안만을 생각하기 때문”이라며 회의적 시각을 보여줬다.

    올리비에 브장스노는 이어 환경, 인권, 성문제에 대한 반자본주의적 대안을 이야기했다. 그가 “우리는 이제 다른 선택을 찾기 위해 피할 수 없는 처지에 다다랐다. 이것은 우리의 생존이다”라며 연설을 마쳤을 때, 강당 안의 모든 참가자들이 일어나서 감동과 동의의 기립박수를 쳤고, 모두들 한 손을 치켜들고 인터내셔널가를 불렀다.

       
      ▲대회현장 (사진=박지연 통신원)
     

    젊은이를 비롯해서 그 곳에 모인 수많은 60~70대 어른들이 주먹을 쥔 손을 힘차게 올렸을 때 그 곳은 당파와 나이를 넘어선 반자본주의를 위한 진정한 연대의 순간이 되었다.

    모두들 강당을 나온 뒤에도 흥분이 가셔지질 않아 그 곳을 떠나지 못하고 계속 소그룹을 지어 거리에서 대화와 토론을 이어 나갔다. 왜 모두들, 심지어 정치에 관심이 없거나 좌파가 아닌 이들까지 올리비에 브장스노를 좋아하느냐는 질문에 사람들은 이렇게 대답했다.

    "그는 우리와 같기 때문이다. 평범한 우편배달부고 그는 아직도 아침마다 자전거를 타고 우편물을 돌린다. 동네 조기 축구회원이고, 매주 자기 동네 아저씨들과 축구경기에 참가한다. 그냥 우리 같이 젊고, 우리 같이 봉급자이고, 우리 같이 동네축구도하고, 또 우리처럼 직장 파업에도 참여한다. 그는 엘리트 정치관료 출신이 아님에도 TV 대담프로에서 장관들을 상대로 이긴다. 그래서 대중들의 인기를 얻는 것이다."

    피는 혁명 아니라 반동이 부르는 것

    하지만 올리비에 브장스노의 비전은 정말 혁명적이다. 그리고 실제로도 그는 늘 혁명을 이야기한다. 그가 말하는 혁명이 지금 현실에서 가지는 정확한 의미가 무엇이며 대중에게 다가가서 혁명을 얘기할 때 어떻게 설명할까. 사람들은 말했다.

    "우리의 혁명은 피를 부르지 않는다. 피를 부르는 것은 혁명의 반동들이다. 너희 나라의 광주를 떠올려보라. 광주시민들이 폭력적이었나? 아니다. 그 반동인 군부가 폭력적이고 피를 불렀다. 그것은 우리 프랑스 역사의 파리코뮌 때도 마찬가지다.

    처음엔 모든 것이 평화적으로 진행되었지만 결국 혁명의 반동들이 피바다를 만들었다. 그래서 지금 우리의 목표는 이 사회의 다수가 되는 것이다. 그런 프로그램 안에서 LCR을 해체하고 반자본주의신당으로 가려 하는 것에 동의한다. 물론 사회의 다수가 된다는 것이 선거혁명을 의미하지 않는다."

    나이가 많은 LCR의 원로 당원 가운데 한 사람은 "나는 70년대에 감옥을 세 번 갔다 왔다. 그리곤 80년대부터 지금까진 프랑스에서 정치사상범은 거의 없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다시 감옥에 가는 사람들이 생겨나고 있다. 노조운동으로, 정치운동으로… 이것이 자본주의 체제위기를 보여주는 단면이 아니겠느냐."고 반문하였다.

    마지막 지하철 시간에 쫓겨 모두들 거리에서 지하철역으로 내려와서도 노래하고 어깨동무를 하며 반자본주의신당 제안대회에서의 다짐을 가슴에 남기며 아쉽게 헤어졌다. 마치 큰 축제에 다녀온 사람들 마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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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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