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왜 이제야 왔어~ 값싸고 맛있는 놈?”
    By mywank
        2008년 11월 27일 04:48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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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국내 대형마트 3사가 27일 일제히 미국산 쇠고기의 판매를 재개했다. 이날 오후 신세계 이마트 용산역점에 마련된 미국산 쇠고기 판매 코너에는 특히 중장년층 소비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고, 2kg 분량의 쇠고기가 담긴 진열 접시는 1시간도 안 돼 바닥을 드러냈다. 

       
      ▲미국산 쇠고기를 구입하기 위해 가격을 물어보고 있는 한 소비자 (사진=손기영 기자)
     

    마포에서 왔다는 홍 아무개 씨(72)는 “뉴스에서 오늘부터 마트에게 미국산 쇠고기를 판매한다고 해서 일부로 여기까지 왔다”며 “미국에서 30년 동안 살았는데, 미국 쇠고기 아무리 먹어도 탈 한 번 나지 않았다”며 미국산 냉동 LA갈비를 사갔다.

    익명을 요구한 한 50대 여성은 “그동안 미국산 쇠고기를 기다렸는데, 왜 이제야 왔냐”며 “값싸고 맛있는 놈을 앞으로 실컷 먹을 생각을 하니 흐뭇하다”며 미국산 양지를 구입했다.

    하지만 이날 미국산 쇠고기 판매 코너에서 20~30대 젊은층 소비자들의 모습은 쉽게 볼 수 없었다. 아이와 함께 마트를 찾은 박 아무개 씨(33)는 “미국산 쇠고기가 안전한지 상태를 확인할 방법이 없고, 유통과정도 신뢰가 안 간다”며 “아무리 가격이 저렴하다고 우리 아이한테는 미국산 쇠고기를 먹이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날 신세계 이마트 용산역점에서 미국산 등심(100g)은 3,280원, 불고기용 척아이롤(100g)은 2,580원, 국거리용 양지(100g)는 1,880원, 냉동 LA갈비(100g)는 1,880원, 냉동 불고기는(100g)은 1,350원에 팔렸다.

       
      ▲이날 미국산 불고기용 척아이롤(100g)은 2,580원에 팔렸다 (사진=손기영 기자)  
     

    미국산 쇠고기를 구입한 소비자들에게 “가격이 어떠나”는 질문을 던지자 “생각보다 싸지 않다”, “호주산 쇠고기와 큰 차이가 없는 것 같다”고 답했다. 이어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이 걱정되지 않냐”는 질문을 던지자, 대부분 “별로 걱정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이마트 용산역점 이남곤 대리는 “소비자들이 미국산 쇠고기에 대해서,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어서 판매를 재개하게 되었다”며 “최근 경제가 어려운데, 서민들의 ‘가계안정’ 문제를 고려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날 신세계 이마트 측은 미국산 쇠고기 판매 재개에 대한 좋지 않은 여론을 의식한 듯, 판매코너에 “대한민국 정부에서 실사하고 미국 농무부에서 인증한 도축, 가공장에서 생산된 30개월령 미만, ‘초이스급’ 이상의 안전한 쇠고기만 판매한다”라는 문구를 게시했다.

    한편, 광우병 국민대책회의는 이날 오후 1시 신세계 이마트 용산역점 앞에서 대형 마트의 미국산 쇠고기 판매 재개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기자회견 모습 (사진=손기영 기자) 
     

    참석자들은 ‘소비자들은 광우병 안전지대에 살고 싶다’, ‘미친소 판매, 대형마트 OUT’이라는 피켓을 들며 항의했으며, 기자회견장 주변에는 사복경찰과 회사 보안요원 20여 명이, 지하 식품매장 입구에는 경찰 체포조 10여 명이 배치되기도 했다.

    이날 회견에 참석한 허영구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우리나라 대형마트들이 돈을 많이 벌고 있는데, 안전성이 의심되는 미국산 쇠고기까지 굳이 팔려고 하는지 이해가 안 간다”며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투쟁에 전 국민들이 나섰듯이, 이번 대형마트의 쇠고기 판매 재개 역시 국민들과 함께 모든 방법을 써서라도 막아낼 것”일고 밝혔다.

    전성도 전농 사무총장은 “작년 우리 축산농가의 소득이 40%나 감소했고, 매년 수많은 축산농민들이 이런 현실을 비관하면서 목숨을 끊고 있다”며 “오늘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전국의 축산농민들의 어려움을 외면하는 대형마트에 대한 패쇄 투쟁을 벌이겠다”고 말했다.

    류은숙 서울여성회장은 “회견 전 잠깐 미국산 쇠고기 판매코너에 다녀왔는데, 화가 나고 눈물이 흘러나왔다”며 “공권력이 촛불을 잠재운 틈을 노려, 광우병 위험이 있는 미국산 쇠고기를 버젓이 판매하려는 비도덕적인 기업들에게 침을 뱉고 싶은 심정”이라고 비판했다.

       
      ▲지하 식품매장으로 진입을 시도하는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관계자들을 이마트 측 관계자들이 막고 있다 (사진=손기영 기자)
     

       
      ▲피켓을 들고 지하 매장으로 향하고 있는 광우병 국민회의 관계자들 (사진=손기영 기자)
     
     

    이상규 민주노동당 서울시당 위원장은 “대형마트들은 소비자들의 건강과 안전은 팽개치고, 자신들의 배만 불리는 장삿속으로 미국산 쇠고기 판매를 재개한 것”이라며 “10년 후 소비자들의 안전을 책임질 자신이 없으면, 즉각 미국산 쇠고기 판매를 중단하라”고 밝혔다.

    회견을 마친 이들은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 문제를 마트를 찾은 소비자들에게 알리고, 이마트 측에 답변요구서를 전달하기 위해 지하 매장 안으로 진입을 시도했다.

    답변 요구서에는 “광우병 국민대책회의는 향후 만에 하나라도 인간광우병이 발생된다면, 미국산 쇠고기를 판매한 귀 마트 측이 법적으로 이 사태를 어떻게 책임질지 밝힐 것을 요구한다”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이어 “만약 이러한 대책이 없다면 지금 당장 미국산 쇠고기의 판매결정을 취소할 것을 요구한다”며 “귀 마트 측이 대책도 없이 광우병 위험 미국산 쇠고기 판매를 강행한다면 범국적인 불매운동에 나설 수밖에 없음을 알린다”는 내용도 명시되어 있었다.

       
      ▲허영구 민주노총 부위원장 등이 ‘답변요구서’를 이마트 측에 전달하기 위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사진=손기영 기자)
     
       
      ▲사진= 손기영 기자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관계자들은 “광우병 쇠고기 판매 즉각 중단하라”라는 구호를 외치며, 지하 식품매장 안으로 들어가려고 했지만, 1층 로비에 있던 회사 관계자들과 보안요원들에게 제지를 당했다. 이에 이들은 몸싸움을 벌이며 강하게 항의했다.

    10여분 뒤 이들은 회사 관계자들의 제지를 뚫고 다시 지하 매장으로 향했고, 회사 측은 매장 진입을 막기 위해 답변요구서를 점장에게 전달하는 것을 허락했다. 결국 광우병 국민대책회의는 지하 매장에 들어가는 것을 중단한 채, 허영구 민주노총 부위원장, 최형권 민주노동당 최고위원, 이정주 아이쿱 생협 회장이 답변요구서를 이마트 측에 전달하는 것으로 이날 회견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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