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이 벼룩의 간을 내먹는구나"
        2008년 11월 27일 12:20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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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달 80만원도 아깝더냐, 최저임금 개악안 즉각 철회하라" 비가 오는 27일 최저임금 삭감을 반대하는 여성노동자들이 국회의사당에서 민주노동당과 기자회견을 갖고 "최저임금 삭감은 가난한 노동자들을 죽음으로 내모는 사형선고"라며 한나라당과 정부를 규탄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나온 여성노동자들은 서울메트로 등에서 청소용역을 하는 60대 이상 여성들로 최저임금제에 겨우 보호받고 있는 노동자들로 최저임금제가 개정될 경우 가장 큰 직격탄을 맞게 된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최저임금도 받지 못하고 일하는 노동자의 94%가 비정규직 노동자들로 최저임금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최저임금에 준해 임금이 책정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저임금 노동자들의 임금은 더욱 삭감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나라 김성조, 최저임금 무력화 법안 발의

       
     
    ▲ 한나라당의 최저임금 개악안을 반대하는 여성 노동자들이 27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사진=변경혜 기자)
     

    한나라당 김성조 의원(경북 구미시 갑)은 지난 18일 △지역별 최저임금제 도입 △수습노동자의 수습기간을 현 3개월에서 6개월로 연장 △60세 이상 고령자에 대한 최저임금 감액 △숙식비용 최저임금 포함 등을 주내용으로 하는 최저임금법 개정안을 대표발의, 비정규직과 저임금 노동자들을 위한 최소한의 안정장치인 최저임금제가 무력화될 위기에 처했다.

    2008년 현재 주당 40시간을 일하는 노동자들의 최저임금은 78만7930원으로 노동자 평균임금의 40%에도 못미친다. 노동계에서는 최소한 50% 수준 이상으로 최저임금을 끌어올려야 한다고 주장해왔었다.

    그러나 한나라당 김 의원이 발의한 최저임금제 개정안은 오히려 최저임금을 더욱 깎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최저임금을 지역별로 차등적용하겠다는 것은 이미 도농간의 경제격차가 극단적인 갈등으로 치닫고 있는 현실에서 도농간의 양극화를 가속화시키는 개악안"이라며 "강부자 정권이 지방의 노동자, 서민에게 내린 사형선고"라고 한라라당과 이명박 정부를 규탄했다.

    "강부자 정권은 노동자, 서민에게 죽으라고 강요"

    또 수습기간 연장에 대해서도 "결국 수습노동자들의 노동을 3개월간 더 착취하도록 보장하겠다는 것"이라며 "이주노동자들을 염두에 두고 숙식비용을 제하고 최저임금을 지급하겠다는 것은 인종차별에 다름 아니"라고 강력 비판했다.

    민주노총 위원장을 지냈던 이수호 민주노동당 최고위원은 기자회견문 낭독에 앞서 "민주노총 위원장을 지냈던 사람으로서 이렇게 ‘벼룩의 간을 내먹는 것’도 정도껏이지, 정말 한심하고 개탄스럽다"며 "미국에서는 대공황 당시 노동자들에게 단체교섭권과 파업권을 만들어줬는데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은 경제난을 겪자 정말 가난하고 힘없는 노동자들의 호주머니를 먼저 빼앗고 있다"고 격하게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을 비판했다.

    이어 이 최고위원은 "무소불위의 힘을 가진 것이 자본이라면 국가가 노동자들을 위한 최소한의 법적장치를 마련해줘야 하는데 오히려 거꾸로 가고 있다"며 "민주노동당은 다른 무엇보다 우선해 이번 최저임금제 개악을 저지하지 위해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1년 330일 8시간씩 일해야 대학등록금 마련하는데…"

    기자회견에 참가한 이들은 "대학등록금이 연간 1000만원인데 2008년 최저임금은 3770원, 하루 8시간씩 365일 중 330일을 일해야 겨우 대학등록금을 마련할 수 있다"며 "자녀들의 사교육비를 벌기 위해 나온 수많은 여성노동자들은 대형마트에서 하루 12시간을 꼬박 일해도 최저임금을 간신히 받는 것이 지금의 한국"이라고 절규했다.

    이들은 또한 "백년만에 닥친 최대 경제위기라는 상황에서 정부대책이 최저임제를 개악하는 것이라면 애초에 국가, 정부, 정당으로서 역할 자체를 포기하는 것"이라며 "한나라당은 지금 당장이라도 당장 최저임금제도 개악안을 철회하고 국민 앞에 사죄하고 노동부장관을 비롯한 정부 관료들은 즉각 사퇴하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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