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케인즈주의? No, 변형된 신자유주의
        2008년 11월 07일 10:42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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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민주당과 그 지지자들은 오바마의 승리를 제 것 마냥 기꺼워 할 것이다. 정권 탈환은커녕 야당 역할도 제대로 못하고 있는 판이니 큰 나라 친척의 낭보를 제 미래의 암시로 삼고 싶은 마음일 게다. 꼭 한국 민주당이 아니더라도 부시들의 학정에 당해온 대개의 세계 인민들은 민주당의 집권을 미국 변화, 세계 변화의 징조로 읽고 싶을 것이다.

       
     

    오바마가 특별한 것은 그의 낯이 검어서가 아니라, 카터나 클린턴과는 달리 그가 공황에 직면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레이건의 망령이 레닌 미이라를 광장에서 몰아낸 지난 30년처럼 오바마 미국의 선택이 또 다시 세계를 지배할 것이다. 유럽이 재기 중이라 하나 펠로폰네소스 전쟁 뒤의 그리스와 같은 운명이고, 중국이 욱일승천한다고 하나 지금으로서는 카르타고이기 십상이다.

    민주당 산악파(좌파) 오바마, 클린턴의 아내를 거부한 민주당은 클린턴보다는 훨씬 왼쪽으로 가려 할 것이고, 그만한 국민 동력도 얻을 것이다. 그리고 당분간은 열정에 흥겨울 오바마들은 조만간 ‘공황 이후의 미국은 어떻게 먹고 살 것인가’라는 질문에 답하게 될 것이다.

    미일 자동차 협상과 신자유주의

    전통적 고립주의의 미국이 이념 전도사로 나설 정도로 신자유주의로 기운 데는 레이건과 대처의 등장, 공급사이드 경제학, 네오콘, 70년대의 문화적 일탈에 대한 사회적 반동이 크게 작용했다. 하지만 시장을 잠식당한 미국 자동차 산업이 1980년 일본과 무역협상에 나서야 할 지경에 이르렀던 사실, 금융이라는 우위 상품을 발견했던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그렇다면 공황 이후의 오바마 미국은 어떤 선택을 할까? 어떤 사람들은 환경산업, 정보통신산업을 이야기한다. 오바마 정권이 자국 시장과 자국 자동차 메이커를 묶는 배출가스규제 정책 정도야 도입하겠지만, 환경산업에서는 북유럽에, 정보통신산업에서는 동아시아에 뒤진 현실을 일시에 뒤엎긴 어렵다. 우주항공산업과 지식서비스산업에서의 우위는 이 부문에서의 좁은 세계시장으로 인해 당장 큰 효과를 낳기 어렵다.

    지금 당장이든, 꽤 먼 미래에든 압도적 우위를 가진 미국 산업은 금융뿐이다. 설사 금융 때문에 이 고초를 겪고 있다 할지라도, 오바마에게 미국 선거사상 최고액을 기부한 금융계의 큰손들과 클린턴 정권에서 온갖 파생상품을 만들었던 서머스(재무장관 물망에 오르고 있다)는 ‘역시 금융뿐’이라는 합리적 결론으로 돌아갈 것이다.

    따라서, 오바마 정권의 ‘케인즈주의적 개입’이란 비금융산업이나 민중복리의 보호자라기보다는 금융산업의 전국적 조정자 역할 강화, 즉 변형된 신자유주의 국가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달러, 경쟁력 상품 그리고 시한폭탄

    미국의 최고 상품은 단연 달러와 재무성 채권이다. 세계 모든 나라의 국가적 보험이자 안정성과 수익성을 두루 갖춘 투자상품이 이제 와서는 중국과 북한, 쿠바까지 나눠가진 시한폭탄이 되었지만, 그 발행권을 미국이 독점하는 한 세계는 미국의 인질일 수밖에 없다. 오바마의 미국은 달러 무기를 과거보다 더 자주 조였다 풀었다 하며 세계 자본주의를 농락하려 들 것이다.

    중단기적으로, 오바마 정권과 미국 개혁주의자들의 위기 모면책 – 내수를 진작하고 재원을 조달하며, 대외투자를 손실 없이 회수하고 채무상환 부담을 경감하는 방편은 한 군데로 모여진다. 바로 인플레이션이다.

    달러가 평가절하되겠지만, 유가 상승과 달러 수요 증대로 다시 제자리를 찾을 것이고, 그 과정에서의 실물 성과는 고스란히 미국 안에 축적된다. 달러 수요를 창출하여 기축통화로서의 지위를 유지할 경제외적 방법, 예를 들면 이라크전쟁보다는 부담이 적은 저강도 분쟁을 유발시킬 수 있는 능력을 미국은 여전히 보유하고 있다.

    미국 안에서는 큰 문화 혁명이 될 오바마 정권의 등장은 한국 같은 나라들에게는 대미 수출 장벽 증대, 외환보유고와 대기업 달러 자산 가치 유동성 심화로 나타나게 될 것 같다. 제국의 자정(自淨)은 그를 추종했던 많은 나라에 반성의 기회를 줄 것이다. 그러나 쇠락하는 제국의 자구(自救)는 다른 나라 인민들의 희생 없이는 가능하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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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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