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시장 후보 조기가시화론 들먹
        2008년 11월 06일 10:00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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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장 선거는 다른 선거와 다르다. 대한민국의 수도라는 상징적인 의미 이외에, 1천만명이 넘는 시민에 대한 행정경험은 ‘대통령 예행연습’으로 손색이 없다. 특히 최근 서울시장 출신 대통령이 탄생하면서 서울시장은, 경기도지사와 함께 대선으로 가는 ‘지름길’로 받아들여지고 있기도 하다.

    이명박 대통령은 서울시장 당선을 바탕으로 국회의원 시절 당시 연루되었던 공직 선거법 위반 혐의 이미지를 뒤엎고 ‘청계천’ 복원으로 대통령 당선까지 성공했으며, 현 서울시장인 오세훈 시장도 서울시장 당선으로 일약 대권주자 후보군 가운데 한 명으로로 급부상했다.

       
      ▲지난 2006년 5.31 지방선거 당시 민주노동당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한 김종철 전 후보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장면(사진=민주노동당)
     

    진보신당에게도 서울시장 자리는 중요하다. 위와 같은 정치적 의미뿐만 아니라, 당원의 상당수가 서울에 몰려있으며, 타 지역에 비해 당의 지지율도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라는 점에서 더 그렇다. 또한 원내 의석이 없는 진보신당으로선, 2010년 지방선거에서 반드시 정치석 성과를 거두어야 하며, 서울에서 성과를 낸다면 진보신당의 위상을 급부상시킬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서울시장 후보 조기가시화론 부상 

    이런 이유로 진보신당으로서는 서울시장에 ‘누가 나올 것인가’와 ‘언제 나올 것인가’가 중요한 전략적 선택 사항이다. 이 가운데 ‘언제 나올 것인가’와 관련해 최근 신언직 진보신당 강남서초 당원협의회 위원장이 “서울시장 후보를 조기에 가시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선 바 있다.

    그는 “2010 지방선거, 특히 서울시장 선거를 둘러싼 구도가 어떻게 형성되는가에 따라 진보정치세력의 재편 방향이 결정될 것”이라며 “진보신당이 자기 후보를 내고 진보개혁세력을 결집시켜야 한다”며 적극 대응을 주장했다.

    그는 이어 “여론의 지지를 받고 경쟁력 있는 진보신당의 서울시장 후보를 조기에 가시화해야 한다”며 “2009년 2월 제2창당 시점에 당 지도부 선출과 함께 서울시장 후보를 조기에 가시화해, ‘반한나라 비민주’를 분명히 하고 3자 구도 형성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제안했다.

    서울시장 후보로 안팎에서 거론되고 있는 노회찬 진보신당 공동대표도 최근 자신의 서울시장 출마 문제와 관련해 언론과 인터뷰에서 "제2창당 작업을 마무리 지은 이후인 내년 3월 경 공식적인 발표를 하겠다"고 밝히 바 있다.

    진보신당 당직자들과 서울 등 지역의 당 활동가들은 대부분 서울시장 후보 조기 가시화 주장에 동의하고 있다. 특히 정종권 진보신당 집행위원장은 “서울시장 후보를 조기에 가시화 시킬것이며 이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필수"라고 강조했다.

    "내년 3~4월 경이 적절"

    그는 “지방선거에서 가장 중요한 곳이 바로 서울시장 선거이고, 서울시장의 성과는 진보신당의 성장비전에 대한 기준점을 의미한다”며 “대중인지도가 낮은 진보신당의 시장후보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정책과 비전을 제시하고 알리기 위해선 빠른 시기에 가시화시키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 집행위원장은 조기가시화 시기에 대해 사견임을 전제로 “내년 3~4월 경”이 적절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내년 2월 계획되어 있는 대의원대회가 마무리된 이후 바로 서울시장 후보를 확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2월 제2창당 때 서울시장 후보를 선출하자는 의견을 제시했던 신언직 위원장은 “제2창당 시점에서 선출대회를 열자는 것이 아니라, 누가 나오는 것인지 유권자들에게 인식을 시켜줘야 한다는 의미”라고 말해 3~4월 선출 입장과 다르지 않다고 밝혔다.

    신 위원장은 “민주당이 야당일 당시, 호남과 민주당 세력 중심으로 정부정책 비판이 이어졌다면, 최근에는 촛불집회에서 드러나듯, 수도권이 중심이 된 진보개혁적인 민심이 정부정책 비판을 주도하고 있다”며 “이들은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명박 세력을 이겨주기를 원하고 있이며, 이들의 ‘반 이명박 흐름’에 진보진영의 대표선수가 나서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경섭 마포구 당원협의회 위원장은 역시 조기가시화에 동의했다. 정 위원장은 “서울시장이 가지고 있는 중요한 전략적 의미도 물론 중요하지만, 현재 침체되어 있는 진보신당 내 분위기를 주도할 수 있는 ‘당내 이슈’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조기가시화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시기 못박는 것 바람직하지 않아" 신중론도

    민주노동당 서울시장 후보였던 김종철 동작구위원회 집행위원은 이들보다 다소 신중한 입장이었다. 김 위원은 “시기를 못 박는 것보다 출마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것이 좋을 것 같다”며 “전략적인 판단을 통해 시기와 후보를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병국 서울시당 상임위원장도 “개인적인 입장으로는 조기가시화보다는, 정치적 시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해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현재 진보신당 서울시당은 공식적으로 이 문제와 관련된 내용을 논의하지 않고 있다. 우 상임위원장은 “서울시당도 현재는 제2창당 토론회가 진행 중이고, 2010특위는 구성단계”라며 “어떤 방식으로 시장 후보를 가시화 시키고 선출할 것인지는 중앙당 판단 등 여러 요소를 감안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평당원들은 이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신언직 위원장은 “일반 당원들도 서울시장이 매우 중요하다는데 대체로 동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정경섭 위원장도 “당원들이 먼저 얘기를 꺼내는 분위기는 아니지만, 관련 논의가 나오면 빨리 가시화해야 한다고 동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우병국 상임위원장도 “만나는 서울시당 당원들은 관심을 가지고 있고, 몇몇 당원들은 개인적인 자리에서  이 문제에 관해 물어오고는 있지만 논의가 구체적으로 진전되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관심은 있으나 공론화는 되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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