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오바마, 부시보다 까다로운 상대"
    2008년 11월 06일 09:37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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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민주당 후보가 4일(현지시간) 치러진 미국 대선에서 건국 232년 만에 처음으로 흑인대통령에 당선됐다. 그는 77일 동안의 인수 기간을 거쳐 내년 1월20일 취임 예정이다. 오바마는 당선 수락 연설에서 “우리가 오늘 이 선거를 치르면서 오늘 밤 미국에 변화가 찾아왔다”며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부가 이제야 탄생했다”고 선언했다. 또 민주당은 상ㆍ하원, 주지사 선거에서도 승리해 지난 1994년 이후 처음으로 행정부와 의회를 장악했다.

이날 전국단위 아침신문은 오바마 당선에 대해 “변화”를 주요 키워드로 꼽았다. 신문 헤드라인은 이날 역사적 장면을 역동적으로 묘사했다. (<흑인사회 “인종차별, 역사적 아픔 씻었다”>(경향 9면 기사), <“오바마, 예스 위 캔”…미국 미래 어둡지 않다>(한겨레 4면), <“이제 모든 게 가능한 세상이… 울음 터뜨린 흑인들>(동아 3면), <‘I Have a Dream’…노예제 폐지 143년 만에 이룬 꿈>(중앙 3면), <‘변화 갈망’ 물결이 USA 삼켰다> (국민 3면), <승리의 감동에 흠뻑… ‘시카고의 잠못이룬 밤’>(세계4면), <‘검은 콤플렉스’ 승화시켜 전 세계의 ‘담대한 희망’ 되다>(한국 5면))

아침신문은 미국 첫 흑인대통령의 일대기, 오바마 선거 캠프 분석, 당선 현장, 각국 반응을 주요하게 배치했다. 특히 FTA, 북핵 등 향후 한미 관계 파장에 대다수 언론이 촉각을 세웠지만 이에 대한 해법은 엇갈렸다.

다음은 6일자 전국단위 아침신문 1면 머리기사다.

-경향신문 <사상 첫 흑인대통령…미국은 변화를 택했다>
-국민일보 <미국이 ‘COLOR’를 이겼다>
-동아일보 <인종의 벽 허물고 ‘변화의 신대륙’ 문 열다>
-서울신문 <‘검은 거인’ 232년 인종 벽 허물다>
-세계일보 <미 첫 흑인대통령 오바마 “변화가 왔다”>
-조선일보 <미국, 변화를 택하다>
-중앙일보 <미국 새로 태어나다>
-한겨레 <‘오바마 혁명’…미국은 변화를 택했다>
-한국일보 <미국 첫 흑인 대통령 탄생 세기의 변화가 시작됐다>

다음은 6일자 전국단위 아침신문 오바마 관련 사설이다.

-경향신문 <마침내 변화를 선택한 미국>
-국민일보 <새로운 미합중국 시대를 기대하며>
-동아일보 <오바마 새 역사를 쓰다>
-서울신문 <인류사에 새 장 연 미 흑인대통령 탄생,한ㆍ미 대북, FTA공조 흔들림 없어야>
-세계일보 <오바마 시대-미국의 새로운 탄생을 예고한다>
-조선일보 <오바마의 미국, 오바마와 세계>
-중앙일보 <역사를 바꾼 미국의 선택, 한반도의 긍정적 변화를 기대한다>
-한겨레 <역사의 새 장을 연 오바마의 승리>
-한국일보 <‘새로운 미국’으로 가는 위대한 선택, ‘오바마 경제’에 잘 대비하고 있나>

오바마 당선의 의미는?

동아일보는 1면 기사<인종의 벽 허물고 ‘변화의 신대륙’ 문 열다>에서 ‘5가지 키워드로 본 오바마 당선의 의미’를 꼼꼼히 정리했다. 기사는 △흑백차별 뛰어넘고(47세 흑인을 대통령으로) △국민통합 시대 개막(이념 떠나 미국을 하나로) △달라지는 슈퍼파워(미독주서 세계 협력으로) △풀뿌리 선거의 승리(소수계-젊은층 대거 동참) △X세대 영향력 입증(인터넷-유튜브를 무기로)을 주요 의미로 전했다.

   
  ▲ 11월6일자 동아일보 1면.
 

한겨레는 사설<역사의 새 장을 연 오바마의 승리>에서 “오바마는 1964년 민권법 통과 이후 역대 어느 민주당 후보보다 더 많은 백인표를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종이 문제 안 될 정도로 미국민들의 변화에 대한 갈망이 간절했음을 뜻한다”고 논평했다.

오바마, 왜 승리했을까

백인 유권자들이 정작 투표장에서는 백인 후보에게 투표한다는 이른바 ‘브래들리 효과’도 이번에는 ‘오바마 효과’에 눌렸다. 인종ㆍ연령ㆍ학력ㆍ소득ㆍ성별 등 오바마는 모든 계층에서 압승했다.

오바마의 예견된 승리는 우선 부시 정권의 실정과 금융위기에서 찾을 수 있다. 한겨레는 2면 기사에 <미국 구할 지도자 갈망 ‘유권자 혁명’ 이끌었다>로 제목을 꼽았다. 구체적으로 경향은 2면 기사<부시 실정ㆍ금융위기ㆍ높은 투표율 ‘3대 공신’>에서 △이라크 침공, 탈규제ㆍ민영화ㆍ시장 만능주의를 신봉한 부시 정부의 실정 △최근의 금융위기 △역대 최고로 예상되는 높은 투표율 △인터넷을 통한 ‘풀뿌리 소액모금’ 운동 등의 선거전략 △흑백혼혈, 아이비리그 출신, 인권운동가 등 오바마의 개인적 매력 등을 주요 승리 원인으로 제시했다.

특히 ‘오바마 리더십’을 주목한 언론도 상당수였다. 조선은 5면 기사<결점을 자산으로 바꾸는 스타일/적 만들지 않고 살아남는 법 배워>에서 오바마 리더십을 역대 대통령과 비교해 제시했다. △약점을 자산으로 바꾸는 능력(로널드 레이건) △실패에서 배우고 다시 일어서는 끈기(빌 클린턴) △적을 만들지 않는 포용의 리더십(링컨) △자신의 한계를 인정치 않는 도전정신(케네디)이라는 것이다.

한겨레는 오바마를 ‘21세기 코즈모폴리턴 지도자’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5면 기사<흑-백 사이 ‘슬픈 줄타기’ 넘어 ‘코즈모폴리턴’ 우뚝>에서 “그는 대결과 분열이 아니라 대화와 타협, 외교와 동맹을 내세운다. ‘악의 축 지도자와 만나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의 당선에 전세계가 환호하는 까닭”이라고 설명했다.

중앙일보 배명복 논설위원은 “고민을 털어놓고 싶은 정치인”이라며 솔직한 심정을 고백하기도 했다.

“나는 성공한 정치인에는 두 가지 타입이 있다고 본다. 하나는 함께 맥주잔을 기울이고 싶은 타입이고, 또 하나는 고민을 털어놓고 싶은 타입이다. …내게 오바마는 진지하게 고민을 털어놓고 싶은 정치인이다. 개인적 삶의 문제에서, 국가와 세계의 온갖 모순과 갈등에 대해 함께 얘기를 나눠보고 싶은 정치인이다.”(<오바마가 보여준 지성의 힘>)

오바마의 선거 전략? “선택과 집중”

오바마의 선거 전략도 승리의 주요 원인 중 하나다. 조선은 6면 기사<고학력 백인층ㆍ젊은층ㆍ히스패닉을 잡았다>에서 “전체 득표율에 비해 훨씬 많은 선거인단을 차지하기 위해 오바마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십분 활용했다. 지리적으로 2004년 부시 대통령을 지지했던 ‘부시 영역’을 고른 뒤, 고학력 백인층과 젊은층, 히스패닉 등 소수계를 집중 공략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 미국의 인구통계학적 변화도 영향을 미쳤다. 조선은 같은 기사에서 “AP통신 출구조사에 따르면 백인 유권자는 74%, 소수민족의 비율은 23%로 높아졌다. 지난 8월 미 인구조사국은 21세기 중반쯤엔 소수민족의 비율이 50%를 넘을 전망”이라며 “거대한 인구통계학적 변호는 미국의 정치사의 새 장을 여는 결과로 이어지곤 했다”고 지적했다.

인터넷을 통한 선거 운동도 주목한 대목이다. 서울신문은 3면 기사<오하이오 등 공화텃밭도 “오바마”…정치지도 바꿨다”>에서 “오바마 승리의 요인으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선거캠프 운영과 엄청난 자금력이다. 인터넷을 통한 선거조직 국축으로 선거운동의 새로운 획을 그은 오바마는 300만 명에 이르는 소액 기부자들을 확보, 이를 무기로 막판까지 격전주들에서 TV광고 물량 공세를 펴며 매케인을 압박했다”고 했다.

   
  ▲ 11월6일자 서울신문 3면.
 

미국, 앞으로 어디로 가나?

향후 경제 정책과 대외 정책이 주요한 관심사다. 보수주의의 퇴조, 시장 만능주의 수정으로 인한 세계경제질서 재편, 일방적 패권주의를 탈피한 다자주의식 외교가 예상된다.

조선은 3면 기사<스스로 고치며 진화하는 미국…화합의 시대로>에서 “지난 8년간 미국을 지배했던 미국식 보수주의는 당분간 퇴조할 전망”이라며 “△이라크에서의 미군 철수 △빈부격차완화 △5% 부유층에 대한 세금강화 △의료보험 개혁을 강화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 11월6일자 조선일보 3면.
 

경향은 3면 기사<40대 ‘검은 혁명’…일방주의 탈피·국제협력 주력>에서 “일단은 경제위기를 해소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다. 오바마 행정부는 파생금융상품 거래에 대한 감독을 방기함으로써 시장의 참담한 실패를 몰고온 부시 행정부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시장에 대한 정부 개입을 강화할 전망”이라며 “대외정책에서는 부시 행정부의 일방주의를 탈피해 국제기구를 통한 외교력으로 글로벌 이슈를 해결”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에 어떤 영향? FTA, 대북정책 관건

오바마의 당선은 한미 자유무역협정 비준 및 양국 통상 전망, 북핵 공조의 장래, 한미 전략동맹 비전 등을 부면에서 한국에 주요하게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서울신문 2면 기사<FTA 비판적…재협상ㆍ인준 험로 예고>) 그렇다면 이명박 정부는 한미 쟁점을 잘 해결할 수 있을까. 대다수 언론이 우려를 전했지만, 그에 대한 신문별 온도차이가 있었다.

한겨레는 9면 기사<재협상 요구는 기정사실화 ‘전면수정이냐 추가협의냐’>에서 “민주당이 자동차 재협상을 당론처럼 삼고 있고 재선을 의식할 수밖에 없는 오바마 입자에서도 ‘집토끼’의 요구를 뿌리치기 힘들 것으로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대북관계에서 한겨레는 “이명박 정부가 ‘황금 같은 기회’를 낚아챌 것으로 기대하는 전문가는 드물다. 기회를 낚으려면 이명박 정부가 대북 강경정책에서 벗어나 화해협력 기조로 돌아서야 한다. 그런데 현실적으로는 ‘대북관여의 증대와 포괄적 협상’을 펼치려는 오바마 정권과 대북 강경책을 고수하는 이명박 정부 사이에 갈등이 빚어질 소지가 높다는 전망이 우세하다”고 전했다. (9면 기사<한국 ‘대북강경 정책’ 고수땐 갈등 증폭 우려>)

한겨레는 사설<새 출발 요구되는 이명박 정부 대북·대외 정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강경기조 대북정책 청산이다. 무엇보다 10·4 정상선언과 6·15 공동선언 이행 의지를 분명히함으로써 남북관계가 북-미 관계보다 앞서가도록 해야 한다”며 “한-미 자유무역협정 비준을 서두를 이유도 없거니와, 이 협정을 다자 협정보다 우선해 추진해야 할지에 대해서도 심각하게 생각해 봐야 한다”고 밝혔다.

   
  ▲ 11월6일자 한겨레 27면.
 

그러나 동아 중앙은 ‘한미 동맹에 문제 없다’는 분위기를 전했다. 동아는 12면 기사<미, 북과 직접대화 의지…주한미군 운용도 변수>에서 “한미관계는 단순한 군사동맹을 뛰어넘어 글로벌 이슈를 함께 협의하는 포괄적인 동맹관계로 발전시켜야한다는 데 한국 정부와 오마바 당선인 측 사이에 이견이 없다”며 “전문가들은 한미동맹을 중시하는 이명박 정부가 미국과의 긴밀한 대북 정책 조율을 통해 거꾸로 남북과계를 풀어나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고 전했다.

중앙은 오히려 북한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중앙 10면 기사<김정일과 1년 내 회담…한미 FTA 재협상…한반도 요동치나>에서 “문제는 북한이다. 북한이 관계 정상화 같은 ‘당근’만 챙기고 핵무기는 계속 유지하려 들면 체면이 손상된 오바마 행정부는 대북 강경책으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며 “한미 동맹이란 토대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 11월6일자 중앙일보 10면.
 

조선 “불량국가 북한과 낄낄대는 미국 구경” 예상

그러나 오히려 조선이 지적한 것이 보수 쪽 속내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조선은 10면 기사<미북관계 고위급 직접대화쪽 중심 이동/한미 FTA "결함있는 협정" 개정 요구할 듯>에서 ”한미 FTA 논란이 장기화되면 한국의 좌파세력에 반미의 구실을 주고, 양국관계의 신뢰에 손상이 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보도했다.

또 홍준호 조선일보 편집부국장은 칼럼<오바마 친구 만들기>에서 “조만간 우리는 동맹인 한국과는 얼굴을 찡그리고, 불량국가 북한과는 악수하며 낄낄대는 미국을 구경하게 될지 모른다”며 “생각과 기질 모두 부시와 판이한 오바마는 이명박 정부에 훨씬 더 까다로운 상대일 것”이라고 밝혔다.

동아 “FTA 재협상 어떻게든 막아야 한다”

각 신문들이 FTA 재협상에 우려하는 사설을 쓴 것도 눈길을 끈다. 주장의 근거는 ‘국익론’이다.

동아가 “어떻게든 막아야 한다”며 제일 목소리를 높였다. 사설<오바마 새 역사를 쓰다>에서 “오바마는 한미 자유무역협정의 재협상을 요구할 것이라고 공언해왔다…어떻게든 막아야 한다. …미국에 민주당 정부가 들어선다고 북-미가 곧 수교라도 할 것처럼 호들갑을 떨어선 곤란하다”며 “변화에 차분하게 대처하며서 한미관계를 국익 극대화의 방향으로 끌고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앙도 사설<한반도의 긍정적 변화를 기대한다>에서 “대북 접근법을 놓고선 미묘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것이 갈등 요인으로 비화하지 않도록 사전 정지작업이 시급히 요구된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도 마찬가지”라며 “이 격변을 한국의 국익에 맞게 유도할 수 있도록 정부의 보다 주도면밀한 대비책이 요구된다”고 주문했다.

국민도 사설<새로운 미합중국 시대를 기대하며>에서 “오바마 자신이 문제를 제기한 한미 자유무역협정 비준 문제와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역할 확대,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강화 등이 그것이거니와 궁극적으로 그것들 역시 양국의 상호 이익을 최대화할 수 있는 방식으로 이뤄져야 함은 물론이다.

서울도 사설<한ㆍ미 대북, FTA공조 흔들림 없어야>에서 “오바마 당선인이 한미 자유무역협정 재협상 의사를 밝힌 점도 우려스러운 대목”이라며 “기존 FTA합의의 기본내용이 흔들리지 않도록 정부, 정치권, 재계가 대미 외교에 나서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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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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