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르코지 "유럽과 세계를 고무시켰다"
        2008년 11월 06일 08:11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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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힘내! 오바마 – 너 스스로 도우면 하늘이 널 도울 거야!" 가난, 인종, 차별의 상징인 파리 근교의 아파트 옥상 난간 위를 위험하게 뛰고 있는 한 흑인 소년의 뒷모습을 배경한 광고가 11월 2일자 르 몽드에 실린 적이 있었다. 

    미국의 대통령 선거가 프랑스 일간지에 실린 광고와 프랑스 청년들이 가슴에 붙이고 다니는 ‘오바마, 2008’의 파란색 지지 스티커는 미 대통령선거에 관한 프랑스 사회에 대한 관심을 보여주는 일면이다. 이는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으로 찢어진 두개의 전쟁과 미국발 금융위기에 대한 세계 공동의 고통 때문일 것이다. 

       
      ▲프랑스 신문들 1면을 장식한 오바마 얼굴사진. 동네 가판대 아줌마는 "신문이 날개돋힌듯 잘 팔린다"며 성조기를 달아놓고 기뻐했다.(사진=박지연 통신원)
     

    사르코지 "유럽과 세계를 고무시켰다"

    프랑스 현지 시각으로 5일 아침 일찍 확정된 오바마 당선 소식에 아직 프랑스 정부와 집권당의 공식 발표가 준비되지 않은 가운데 사르코지가 먼저 축하편지를 오바마 당선자에게 보낸 걸로 알려졌다.

    그는 "나의 가장 열정적인 축하를 전 프랑스인과 함께 보낸다. 당신이 선택한 것은 변화이며 이것은 긍정적인 시대를 여는 개막이 될 것으로 믿는다." 라고 적었다고 밝혔다. 아직 당의 공식입장이 정해지지 않은 가운데서도 사르코지는 오바마에 대한 개인적 호의를 숨기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르코지는 지난 여름 베를린에서 보여준 오바마의 연설과 역동성에 대해서 "이것이 말로 대통령이 가져야 할 에너지가 아니겠냐?"고 말한 바 있다. 이는 늘 바쁘게 움직이는 대통령으로서 자신의 이미지를 연출하는 사르코지 자신이 오바마와 닮았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받아들여졌다.

    사르코지는 이날 오후 정식으로 입장발표를 하였는데, “우리 모두 거대한 도전 앞에 함께 해야 할 순간이다. 오바마의 당선은 프랑스를, 유럽을 전 세계를 거대한 희망으로 고무시켰다. 당신이 선택한 것, 그것은 미래를 향한 변화의, 시작의, 긍정의 선택이다.”라며 최고의 찬사를 보냈다.

    정당 중에선 가장 먼저 프랑스 공산당에서 공식적으로 입장을 표명하였다. 공산당은 신보수주의의 패배를 지적하면서 오바마 당선을 ‘위대한 사건’이라고 표현했다.

    프랑스 공산당 "신보수주의의 가혹한 패배"

    "버락 오바마의 승리의 의미는 무엇보다도 존 멕케인의 신보수주의의 가혹한 패배이다. 공화당의 보수적 정책, 전쟁에 관한 논리, 자유에 대한 퇴행, 초강력 자유주의, 그리고 대자본가와 투기자들에 대한 지속적인 보호 지지들이 미국시민 대부분들로 하여금 등을 돌리게 한 것이다.

    프랑스 공산당은 이 위대한 사건에 경의를 표한다. 일리노이 주 상원의원은 변화하는 미국사회를 보여주었다. 이 흑인 당선자는 미국사회에 거대한 것들을 가져다 줄 것이다. 특히 인종주의자와 사회적 차별에 맞선 움직임에 용기를 줄 것이다. 세계 속의 미국사회가 정의와 평화를 보호하기 위한 희망을 보여줄 것을 기대하며, 깊은 위기 속의 경제에 도전을 보여 줄 것을 기다린다."

    사회당은 당 대표 프랑스와 홀랑드의 메시지를 발표했다. “사회당은 버락 오바마의 상징적인 당선에 경의를 보낸다. 오바마의 당선은 무엇보다도 미국 대중의 승리이다.”라며 그것은 단지 민주당을 통한 진보의 장일뿐만 아니라 미국을 넘어선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선택이라고 축하하면서도 앞으로의 문제에 대해서 언급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홀랑드는 “그럼에도 미국은 해결해야 할 문제들을 안고 있다. 금융위기, 경제위기, 이라크전쟁과 아프가니스탄에서의 내정간섭이다. 오바마의 당선은 다양한 변화를 구축할 것이다. 그러나 그는 미국의 대통령이다. 그는 전 세계가 아닌 미국을 방어할 것이고 그것이 그의 의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홀랑드는 이어 프랑스와 유럽의 역할은 미국과 대화를 개시해야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오바마에 대한 존경도 함께 해야 하지만, 미국의 대통령 당선자가 세계와 유럽의 이익과도 함께 해야 할 것이라는 입장을 강조한 것이다.  

    르몽드, 오바마 베를린 연설문 다시 실어

    프랑스 언론들도 앞 다퉈 오바마 당선 소식을 다루고 있는데, 먼저 르몽드 인테넷 판은 ‘이것은 당신의 승리입니다’라는 제목으로 미국사회에 큰 변화가 올 것으로 예상했으며, 르몽드 인쇄판에는 “미국은 버락 오바마를 선택했다”는 제목으로 오바마 특집판을 만들었다.

    특별 부록판에는 오바마가 지난 선거 기간 중 행했던 연설 중 가장 중요하고 의미 있었던 ‘세계화를 잊어버리기 위한 희망을 가져야 할 때.. 세계의 민중들이여. 우리의 시간의 도래하였다’ 제목의 베를린 연설문(7월 24일)과 3월 18일 필라델피아에서의 인종차별에 관한 연설전문을 다루면서 오바마가 약속했던 것들을 다시 상기시키고 있다.

    리베라시옹 인터넷판 또한 ‘미국의 꿈’이라는 제목으로 미국 사회에 ‘마침내 희망이’ 왔음을 알리고 있으나 인쇄판의 첫 제목은 ‘대통령의 도전’으로 뽑고, 미국 대통령이 풀어야할 미국 내의 문제들인 경제, 의료 보험 및 사회보장과, 관타나모, 아프가니스탄, 이라크와 이란 등 국제문제들에 관해 많은 지면에 할애했다.

    각종 포털 사이트와 신문사 인터넷 난에는 프랑스 시민들의 댓글이 폭주하고 있으며 기쁨, 희망, 변화, 축하라는 단어가 빠지지 않고 있다. 하지만 오후로 갈수록 “우리는 할 수 있다”라는 오바마의 슬로건에 빗대 “과연 그가 할 수 있을까?” 혹은 “오바마는 그의 약속들을 지켜 낼 수 있을까?”등의 기사를 실으면서  냉정하게 분석하는 모습이다. 

    프랑스 포털에서 가장 많이 읽힌 글

    마침 수요일은 프랑스 공교육의 수업이 없는 날이라 많은 중학생, 고등학생들도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고 있는데, 이 중에는 아랍계의 한 학생이 이번 선거가 아랍세계의 전쟁과 인종적 차별을 끝낼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는 글이 가장 많이 읽은 글로 올라와 있다.

    이는 경제, 전쟁과 같은 세계 공통의 고민 외에도 오바마 당선이 인종문제로 고통 받는 서구사회가 새로운 희망을 길어올릴 수 있는 가능성을 분명히 보여줬다는 점을 프랑스 사람들은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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