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자유주의 극복은? "글쎄요…"
    대북정책은? "이명박과 엇박자"
        2008년 11월 05일 06:17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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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의 대표적 지식인들은 오바마의 집권이 미국 사회에 큰 변화를 일으키겠지만, 전세계적 신자유주의 물결을 극복할 수 있는지는 유보적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진보 지식인들은 오바마 정권이 북한과 적극적 대화에 나설 것이므로 이명박 정권의 대북강경 노선과 엇박자를 빚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었다.

       
     

    <레디앙>이 오마바 당선이 확실시된 5일 오후 9인의 전문가들에게 전화 설문한 바에 따르면 손호철 교수, 장상환 교수 등 한국의 대표적 지식인들은 오바마 정권의 등장 원인을 “시장과 전쟁에 대한 반발”로 해석하는 데서 같은 의견을 보였다.

    김민웅 성공회대 사회과학 정책대학원 교수는 “소외계층이 전면에 나섰고, 결집의 구심점이 생긴 것”을 승인으로 꼽았고, 박상훈 후마니타스 대표는 “자신의 개혁적 의제를 통합적 언어로 말했다”고 오바마 개인의 유능함을 높이 평가했다.

    진보 지식인들은, 오바마 정권의 등장 의의에 대해서는 약간씩 다른 측면을 강조하면서 긍정적인 의미를 부여했다. 구갑우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 소장은 “미국으로선 큰 혁명”이라고, 박상훈 대표는 뉴딜 체제, 신자유주의 체제에 뒤이은 “체제의 재편”으로 평가했다.

    "마이너가 메이저를 움직였다"

    미국 내정의 변화에 대해서는 사회복지 등 공공 영역이 확대될 것이라는 공통된 의견이었고, 이런 변화를 이끌어낸 미국민들의 변화를 특히 주목하는 분위기였다. 우석훈 성공회대 외래교수는 “흑인 뿐 아니라 여성과 젊은층이 오바마를 지지했다. 백인 남성 메이저 집단이 아니라, 인종과 젠더라는 마이너가 메이저를 움직였다. 미국 안에서는 변화가 클 것”이라고 예측했다.

    오바마 정권이 신자유주의를 극복할 것인가 하는 질문에 대해서는 기조에 어느 정도 변화가 불가피하다고 의견을 같이 하면서도, 그 변화가 어느 정도일지에 대해서는 서로 다른 의견을 내놓았다.

    장상환 경상대 경제학과 교수는 “신자유주의에서 케인즈 복지로 나가게 될 것이다. 금융규제는 강화되고 대공황 이후 루즈벨트의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다. 오바마 진영의 싱크탱크 중에는 이런 기조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고 가장 낙관적인 견해를 표했다.

    손호철 서강대 정외과 교수는 “케인즈주의를 강화할 것으로 보이나, 그동안 신자유주의를 뛰어넘을 수 있는 대안을 내놓고 있지 못했기에 아직 이 부분은 예측하기 어렵다”고 밝혔고, 정태인 성공회대 외래교수 역시 “워싱턴 컨센서스에 대한 반대는 분명하지만, 금융자본에 대해서는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지 분명치 않다” 유보적 평가를 하였다.

    조국 서울대 법대 교수는 “오바마가 당선 전에 신자유주의를 비판해 왔더라도, 대통령이 된 이상 당분간은 신자유주의에 대한 부분적인 수정으로 정책방향을 조정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상훈 대표는 “오바마가 신자유주의 대안으로 선거를 치르지 않았다는 점을 분명히 보아야 한다. 케인즈주의라 보는 것도 오해일 수 있다. ‘케인즈주의의 도래’라는 일부의 진단은 과도하고 성급한 희망”이라고 주장했다.

    "대북정책, 최악 조합될지 걱정"

    대북 관계에 대해서는 오바마 정권과 이명박 정권의 ‘엇박자’가 공통되게 지적됐다. 구갑우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 소장은 “클린턴-김영삼의 조합은 정말 최악이었다. 속된 말로 ‘개판’이었다”며 “우리 정부가 북미관계개선으로 정책전환하지 않으면 많은 문제가 발생할 것이다. 또 북한문제에 대해 한미가 엇박자로 갈 경우 한국은 동북아 내에서 점점 발언권이 없어지는 상황이 초래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부분의 진보 지식인들은 한미FTA가 재조정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정영태 인하대 정외과 교수는 “자유무역의 큰 기조는 유지하되, 섬유․자동차 등 특정분야에 대해서는 보호무역을 취할 가능성이 높다”고, 정태인 성공회대 외래교수는 “한미FTA와 별개로 불공정거래로 자동차를 당장 얘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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