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바마는 ‘미국 좌파’다
        2008년 11월 05일 05:23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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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존경하는 조갑제 선생께서 한국의 우파 진영에 “오바마를 ‘좌파’라고 불러선 안 된다”고 지침을 내리셨다는 소문이다.

    조갑제 선생의 지침

       
      ▲ 주대환 사민주의연대 공동대표
     

    그런데 오바마가 원래 좌파가 아니기 때문에 좌파라고 부르면 안 된다는 말씀인지, 좌파이지만 그가 미국 대통령으로 재직하는 동안에는 ‘정략적으로’ 좌파라고 부르지 말자고 입단속을 시키신 것인지는 분명하지 않다.

    그러나 그의 진심을 잘 모르면서 그를 정치인들과 비슷하게 볼 수는 없고 어디까지나 선비의 예로 대한다면, 그는 오바마는 좌파가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추정해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조갑제 선생은 “오바마는 좌파가 아니다”라고 말씀하신 것으로 보아도 무리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내 생각은 다르다. 오바마는 분명히 좌파다. 다만 오바마는 ‘미국 좌파’다. 미국 정치, 문화 풍토에서 활동하는 좌파, 미국식의 좌파라는 말이다.

    민주주의 시대에 사회 전반의 분위기, 국민 의식을 벗어나서 앞서거나 튀는 생각을 가진 사람은 있어도, 정치인으로는 활동할 수가 없다. 그리고 좌우는 상대적인 구분이다. 그러므로 어디나 좌우파는 있기 마련이다. 미국이라고 좌파가 없을 수 있겠는가?

    바로 그래서 조갑제 선생이 김대중이나 노무현을 좌파라고 말할 수도 있었던 것이다. 물론 좌파라는 말에다 형용사를 하나 붙여서, 즉 ‘친북 좌파’라고 부르면서 그들을 대한민국을 부정하는 사람들처럼, 공산주의자인 것처럼 내몰아서 상당한 재미를 보았지만 말이다.

    우파, 여유를 되찾아라

    우리 같은 제3자가 볼 때, 그 분들 전직 대통령들의 정책이나 지지 기반, 또는 주위를 둘러싼 인적인 구성에서나 그런 비판의 근거가 될만한 요소가 전혀 없지는 않았지만, 대체로 그런 언어에는 당파성이 도를 넘쳐서 민망할 때도 종종 있었다.

    그러나 이제 10년 만에 정권 교체하자는 목적도 달성하였으니, 우파도 약간의 여유를 되찾았으면 한다. “새는 좌우의 날개로 난다”고 했는데 마치 좌파는 이 땅에 존재해서는 안 될 것처럼 몰아붙여 재미 볼 생각은 이제 하지 않는 것이 서로를 위해서 좋지 않겠는가?

    미국에는 ‘미국 좌파’가, 대한민국에는 ‘대한민국 좌파’가 있는 것이고, 또 있어야 한다. 그리고 대북 정책의 잘잘못은 좌우파 구분과 별도로 따져야 할 것이다. 참고로 말한다면 나도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서는 매우 비판적인 사람이다.

    존경하는 조갑제 선생이 불과 며칠 전까지도 미국 공화당 선거 운동원처럼 행동을 하시다가, 그럴 당시에는 오바마가 재직 당시 종종 반대파들로부터 공산주의자로 몰렸던 루스벨트 대통령의 후계자이고, 만약 오바마가 당선된다면 남북한의 좌익과 오바마가 연대하는 상황도 걱정이 된다고 하시다가, ‘알고 봤더니 오바마는 좌파가 아니더라’고 말을 바꾸어 당황한 모습을 보이고 선비의 체모를 손상하기보다는 이제 어느 나라에나 좌우파가 있어야 한다고 말씀을 해주시면 얼마나 여유가 있고 보기에도 좋겠는가?

    오바마 당선의 사회경제적 배경

    진보적 뉴딜 정책을 추진하여 대공황을 수습한 민주당 출신의 루스벨트 대통령이나 한국 전쟁 당시에 한반도에 미군을 파견하여 대한민국을 구한 역시 민주당 출신의 트루먼 대통령도 ‘미국 좌파’였다. 다만 우리가 잘 알듯이 미국은 자유주의 전통이 매우 강한 나라다.

    그래서 미국의 민주당은 유럽식의 좌파 정당들과는 다소 차이가 나는 노선을 취하고 있지만, 오바마가 ‘변화’를 슬로건으로 했던 만큼 앞으로 전반적으로 미국의 사회경제정책이 유럽식 사회민주주의 노선 쪽으로 한발 다가갈 것으로 기대된다.

    새로이 들어서는 미국 민주당 정권이 단순히 ‘리버럴’로만 머물지 않고 공공의료보험을 도입하고 보편적 복지를 부분적으로 도입하면서 유럽 기준의 좌파, 세계 수준의 좌파로 나아가기를 바란다. 아니 미국은 이미 그런 변화가 불가피한 상황에까지 와 있는 것이 아닌가?

    우리가 보기에는 그렇다. 신자유주의는 파산하고 그들이 키워놓은 거품은 터져 미국 국민들로 하여금 새로운 변화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안 되는 지경으로 내몰고 있다. 그것이 최초의 흑인 대통령 오바마 당선의 사회경제적 배경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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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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