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찰조사 거부, 묵비권 행사하겠다”
    By mywank
        2008년 11월 06일 12:30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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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문화제를 주도한 혐의로 체포영장이 발부된 박원석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공동상황실장 등 ‘촛불 수배자’ 5명이 6일 새벽 1시 45분경 강원도 동해시 묵호동 소재 모 호텔에서 경찰에 검거되었다.

    이날 검거된 ‘촛불 수배자’들은 박원석 공동상황실장을 비롯해, 한용진 국민대책회의 공동상황실장, 김동규 한국진보연대 정책국장, 권혜진 흥사단 교육운동본부 사무처장, 백성균 미친소닷넷 대표이며, 이들은 6일 오전 종로경찰서로 이송되어 조사를 받고 있다.

       
      ▲경찰조사를 받기 전 취재진들을 바라보고 있는 박원석, 한용진 국민대책회의 공동상황실장 (사진=손기영 기자)
     

    이날 오전 종로경찰서에서 ‘촛불 수배자’들과 접견을 마친 ‘민주화를 위한 변호사 모임’ 김남근 변호사는 “수배자들이 체포될 당시 경찰은 ‘미란다원칙’도 밝히지 않았고, 체포영장도 체포된 시점에서 15분 뒤 팩스로 뽑아서 보여줬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이어 “또 검거과정에서 권혜진 흥사단 교육운동본부 사무처장이 6~7명의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는 과정에서 이미와 무릎에 약간의 부상을 당했다”며 “수배자들은 ‘촛불문화제를 평화적으로 진행했다’고 말하고 있으며, 묵비권을 행사하면서 경찰조사를 거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 변호사는 또 “현재 수배자들은 ‘재판을 받게 되면, 법정에 가서 모든 것을 이야기하겠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일단 민변에서는 경찰에 ‘변론서’를 제출한 상태”라고 말했다.

    함께 수배자들을 접견한 민변 김인숙 변호사는 “‘촛불수배자들이 11월 3일에 기자회견을 열고 향후 거취에 대한 입장을 밝히려고 했지만 정보가 흘러나가 날짜를 11월 5일로 미뤘다”며 “하지만 이때도 미국 대선이 있어 회견을 진행하지 못했고 향후 대책에 대해 의논하기 위해, 서울에서 강원도로 장소를 옮기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김 변호사는 이어 “촛불 수배자들이 호텔에서 술을 마시고 화투판을 벌였다는 허위사실을 경찰이 흘리고 있는데, 남자 5명이 호텔방에 들어간 것에 대한 주변에 의심을 피하기 위한 행동이었다”며 “수배생활을 은닉하기 위해 일부러 술을 사들고 호텔에 들어갔고 호텔직원에게 화투를 가져달라고 부탁한 것일 뿐”고 말했다.

    김동언 참여연대 간사도 ”’촛불 수배자’들이 호텔에서 화투판을 벌였다는 경찰의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며 "수배자들에게 오명을 씌우기 위해, 경찰에서 사실관계 확인도 없이 허위사실을 일부 언론에 흘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촛불수배자’ 검거에 대한 브리핑을 하고 있는 정병구 종로서 수사과장 (사진=손기영 기자)
     

    이날 오전 10시 반 정병구 종로경찰서 수사과장은 브리핑을 통해, “이들의 도주경로에 대한 CCTV 분석, 차량추적, 통화내역 분석 등으로 이들의 소재를 추적하던 중, 어제 오후 수사팀을 현지로 급파해 투숙 중이던 이들 5명을 한꺼번에 검거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불법폭력 시위 주도 혐의 및 조계사 이탈 경위 등에 대해 철저히 조사한 후 전원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라며 “아직 검거되지 않은 수배자들에 대해서도 조속한 시일 내에 검거해 엄중처벌하겠다“고 말했다.

    김병찬 종로경찰서 수사2계장은 “지난 3일 <오마이뉴스>에 실린 박원석 공동상황실장의 인터뷰 기사가 결정적인 단서가 되었다”며 “5일 아침에 기사 사진에 배경으로 나온 신촌의 한 레스토랑을 찾아갔고, 거기서 박 상황실장의 거처와 차량을 확인한 뒤 강원도에서 그를 검거했다”며 검거 경위를 설명했다.

    이날 오전 변호사 접견을 마친 박원석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공동상황실장은 종로경찰서 지능범죄수사팀에서 경찰조사를 받기 전, 심경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국민의 뜻을 모아 앞으로도 함께 하겠다”는 말로 답했다.

    한편, 광우병 국민대책회의는 이날 오후 1시 종로경찰서 앞에서 이날 검거된 ‘촛불수배자’들의 가족들과 함께 ‘촛불시민 석방 촉구, 화투판 조작 경찰 규탄’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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