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탈당해도 로비 농성은 계속”
    2008년 11월 05일 09:29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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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성모병원 본관 로비에 마련된 성모병원 비정규직노동자들의 농성장이 4일 오전 7시 반 침탈당했다. 병원 측은 수간호사, 각 부서 팀장, 행정팀 직원, 병원 보안요원 등 60여명을 동원해 농성장에 있는 선전물을 비롯해, 조합원들의 개인물품까지 모두 압수했다.

이러한 가운데 강남성모병원 비정규직 노동자들 이날 오후 3시 반 강남성모병원 본관 앞에서 ‘규탄 집회’를 열고, 병원 측의 로비 농성장 침탈을 비판하는 한편, 지난달 27일부터 벌여온 ‘두 번째 로비 농성’을 계속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규탄 집회 모습 (사진=손기영 기자)
 

규탄 집회에 참석한 이영미 조합원 대표는 “우리가 있을 곳은 로비 밖에 없고, 다른 곳은 병원 측에서 관심이 없다”며 “오늘(4일) 밤 촛불문화제가 끝난 뒤, 다시 로비 농성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어 “오늘 아침 병원 측에서 조합원들에게 폭력을 행사하지 않고 농성장의 피켓, 선전물들을 모조리 빼앗아 갔다”며 “병원 로비에서 벌이는 서명운동에 동참한 분들이 벌써 3,000명이 넘었는데, 우리의 투쟁에 대한 공감대가 커진 것을 병원 측이 부담스러워했던 것 같다”이고 말했다.

박종묵 강남성모병원 조합원은 “지난달 29일 병원장과의 면담이 이루어졌고, 앞으로 강남성모병원 문제가 대화로 풀리기를 기대했다”며 “병원 인사팀장의 진두지휘 하에 다시 폭력으로 문제를 풀려고 할지는 생각지도 못했다”고 밝혔다.

박 조합원은 “로비에 있고 싶어서가 아니라, 살기 위해서 로비에 들어와 농성을 벌일 수밖에 없다”며 “저희는 끝까지 대화로 문제를 풀고 싶기 때문에, 병원 측으로부터 무자비한 폭력을 당하면서도 참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규탄 집회에 참석한 박정화 조합원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손기영 기자)
 
   
  ▲사진=손기영 기자
 

이옥순 르네상스호텔 노조위원장은 연대발언에서 “오늘 강남성모병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농성장을 침탈당했는데, 이 자리에 강남성모병원 정규직 노동자들의 모습을 볼 수 없어 가슴이 아프다”며 “종교 단체에서 운영하는 병원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을 성모님이 알면 깜짝 놀랄 것”이라고 밝혔다.

장성희 다함께 활동가는 연대발언에서 “강남성모병원에서 정규직노동자들이 비정규직노동자들의 투쟁에 관심을 갖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비정규직 문제가 자신들의 문제와 무관하지 않다는 것을 잘 설명해, 투쟁의 동력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오후 4시 반 규탄 집회가 끝난 뒤, 강남성모병원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이날 오전에 압수된 물품을 돌려받기 위해, 병원 인사팀을 찾았다. 임인희 강남성모병원 인사팀장은 “어디 있는지 모르겠다”며 발뺌을 했지만 조합원들이 계속 추궁하자, “업무에 방해가 되어서 모두 버렸다”고 말했다.

   
  ▲4일 밤, 조합원들은 병원 본관로비에 농성장을 다시 마련할 예정이다 (사진=손기영 기자)
 

이에 조합원들이 항의하자, 인사팀 직원들은 조합원들을 사무실에서 쫓아냈고, 병원 보안직원들이 인사팀 사무실 입구를 봉쇄했다. 이 과정에서 박정화 조합원이 미처 사무실 밖으로 빠져나오지 못했고, 인사팀 우 아무개 직원으로부터 모욕적인 욕설을 듣기도 했다.

4일 밤 강남성모병원 앞에서 ‘화요 촛불문화제’를 마친 강남성모병원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다시 본관 로비로 들어갔으며, 5일 오전 현재 지난달 27일부터 시작한 ‘두 번째 로비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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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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