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보신당, 제2창당 토론 잘되고 있나
        2008년 11월 04일 12:11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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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년 2월을 목표로 한 진보신당 제2창당이 성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제2창당 과정의 중요 사업인 진보신당 ‘내부토론회’가 반환점을 돌았다. 지난 9월 충남을 시작으로 긴 여정에 나선 토론회가 전국을 한 바퀴 돌며 1차 토론회를 마무리 하고, 그 동안의 토론회 내용을 바탕으로 핵심 이슈를 뽑아 2차 토론을 할 예정이다. 

    "당원들의 내부 합의 과정"

    이번 토론회는 창당 이후 처음 진보신당 대표단이 직접 지역의 당원을 만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는 점과 함께 진보신당의 창당 이후 당의 주요 구성원이 된 기존 정당 경험이 없는 당원들의 목소리를 적극 반영하면서 진보신당의 정체성을 확립해가는 과정이라는데 의미가 있다. 

    심상정 진보신당 상임공동대표는 이번 토론회의 의미에 대해 “진보신당의 제2창당은 국민의 신뢰를 받는 대안 진보정당을 만드는 과정으로, 내년 2월 일정은 엄밀하게 말하자면 제2창당의 1단계로 보는 것이 옳다”며 “이번 토론회는 당의 모습이 갖춰지는 1단계 속에서 진보신당의 방향과 진로와 관련한 당원들의 내부 합의과정”이라고 말했다. 

       
      ▲인천에서 열린 제2창당 토론회(사진=진보신당 인천시당)
     

    이번 토론회가 특정 주제에 대한 찬반을 다투는 토론회라기보다 의견수렴의 장에 가깝다. 따라서 특별한 쟁점이 없다. 텍스트 격인 발제문에는 “일정한 견해에 구애받을 필요는 없으며 발제문에 나와 있는 물음들에 굳이 토론을 제한할 이유도 없다”고 적혀 있다. 주제 토론이라기보다 일종의 열린 토론형식이다. 

    이와 관련 심상정 대표는 “토론방향을 제시하고 토론하기 이전에 다양한 의견이 표출되는 과정이 중요하다”며 “지금 토론회는 당원들의 다양한 목소리가 전달되는 과정으로 이렇다 할 성과가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동안 의견표출 기회가 없었던 신입 당원들의 견해가 표출되는 것 자체가 좋은 것”이라고 말했다.

    "열기와 관심이 부족하다"

    하지만 특정한 이슈나 주제가 없다는 특징 때문에 토론회에 좀처럼 불이 붙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광역시도당 관계자들은 “지역에서 많은 인원이 참여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지만, 온라인에서도, 오프라인에서도 좀처럼 토론 분위기가 무르익지 않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

    무엇보다 진보신당이 이번 토론회 목표를 당원들에게 분명하게 공유시키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때문에 진보신당은 이번 토론회의 결과를 ‘강령, 혹은 중장기 정책문서의 형태로 채택’한다고 했으나 각 지역의 토론과정과 결과를 보면 마땅한 답이 나오지 않는 상황이다.

    대구지역의 한 당원은 진보신당 게시판에 올린 글에서 “수박의 겉핥기 토론방식”라며 “토론회의 쟁점이 갖는 그 자체의 의미와, 정치적 의미에 대해 보다 자세하게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당원인 김현우 씨도 <레디앙>의 기고에서 "중요한 논점이 빠져있는 토론"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서울지역의 한 당원도 “지역을 순회하면서 당원들의 의견을 청취하는 것은 나쁘지 않으나, 제2창당에 대한 로드맵이 거의 드러난 것이 없는 상태에서 순회토론을 해서 어떤 결론을 낼 수 있겠느냐는 아쉬움이 있다”고 지적했다. 대전시당 관계자도 “대전이 거의 처음에 해서 그런지, 당원들은 비교적 차분한 편”이라고 말했다.

    반면 김종철 진보신당 동작구위원회 집행위원은 “모두 공유하는 특별한 쟁점이 없었기 때문에 그런 지적이 있을 수도 있다”면서도 “그러나 현재 당에 어떤 사람들이 모여 있는지, 당원 서로서로가 감이 없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하는 측면이 있다”며 “이번 토론회는 서로 인식을 맞춰가는 단계로 보이며, 그 이후에 솔직한 토론이 시작되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인식 맞춰가는 단계"

     장석준 진보신당 정책실장은 “지역 특색에 따라 토론회의 분위기가 많이 달랐다”며 “이번 토론회가 형식에 구애받지 않았기 때문에 참석자들은 지역에서의 실천 등을 주제로, 대표단과 주거니 받거니 토론을 하며 여러 가지 이야기들을 쏟아냈다”고 말했다.

    예를 들면 인천시당 토론회와 관련해 문성진 인천시당 사무처장은 “인천은 산업 성격을 띄고 있기 때문에 환경과 녹색부문과 관련한 질문이 많이 나왔으며, 인천은 대부분 민주노동당 탈당 세력이 당원으로 많이 있기 때문에 민주노동당 방식이 아닌 지역접근 방식에 대한 논의도 많았다”고 말했다.

    심상정 대표도 “지방으로 다녀보니 지역마다 참여 편차도 크고, 당내 견해들이 참 다양하다는 것을 느꼈다”며 “이번 토론회를 1차로, 향후 주요 쟁점들을 뽑아 다시 토론하는 과정을 거쳐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진보신당 정책실은 이번 주 안으로 주요 쟁점들을 뽑은 제2창당 토론회의 중간 보고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한편 토론회에서는 당원들의 의견을 청취하는 시간이 짧았다, 진보신당의 가치, 전략에 대한 토론보다는 현실에서 부딪히는 문제에 대한 이야기로 집중된 측면이 있다는 지적 등이 나왔다. 또한 각 지방에서 중요한 정치일정인 지방선거를 위한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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