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미통화 스와프, 칭찬 바쁜 언론들
        2008년 10월 31일 10:08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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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은행이 30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와 300억 달러 규모의 통화 스와프 계약을 체결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우리나라가 최대 220억 달러를 인출할 수 있는 단기자금 지원 창구를 개설했다.

    우리나라가 단기 유동성을 확보했다는 소식에 이날 코스피지수는 115.75포인트 올라 사상 최대폭으로 폭등했고, 원-달러 환율은 177원 내려 사상 두 번째의 하락폭을 기록했다.

    일단 외환위기의 한 고비를 넘긴 이날, 정부는 내년 3월부터 수도권에 대기업의 공장 신∙증설 관련 규제를 대폭 완화하겠다고 발표했다. 대기업이 수도권에 돈줄을 풀게 하겠다는 취지이지만, 지역에서는 강력 반발하고 있다.

    다음은 31일자 조간신문의 1면 머리기사 제목이다.

    경향신문 <정부, 교과서 55건 수정권고>
    국민일보 <금융 ‘공포 드라마’ 끝났나 >
    동아일보 <수도권 모든 지역 투기지역서 해제>
    서울신문 <증시∙환율 ‘시원한 화답’>
    세계일보 <’미풍’탄 금융시장 모처럼 웃었다>
    조선일보 <’IMF 망령’에서 벗어났다>
    중앙일보 <주가 +115P↑ 환율 -177원>
    한겨레 <’외환 먹구름’은 걷혔지만…금융∙실물 위험제거 ‘숙제’ >
    한국일보 <국제중 내년 개교 확정>

    외환위기 끝? 금융∙실물 등 숙제 여전

    한미 통화스와프 협정 소식에 대해 언론들은 ‘일단 큰 고비는 하나 넘겼다’는 평가다.
    국민일보는 <금융 ‘공포 드라마’ 끝났나> 기사에서 “정부가 미국과 통화스와프를 체결한 데 이어 중국, 일본과도 통화스와프 규모를 확대하고 조건을 개선할 것으로 전해지면서 주가는 폭등하고 환율은 폭락했다”며 “국제공조가 성공적으로 이뤄지면서 달러 유동성 부족 문제는 상당 부분 해소되고, 증시도 안정을 되찾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 10월31일자 국민일보 1면
     

    조선일보도 한미 통화스와프 협정에 대해 1면 제목에서 “’IMF 망령’에서 벗어났다”고 평가했다.

    조선은 “’제2의 IMF 외환위기’라는 실체 없는 공포감 때문에 붕괴 직전까지 몰렸던 한국 금융시장이 ‘IMF의 망령’에서 벗어나기 시작했다”며 “한국과 미국의 통화 스와프(상호 교환) 계약으로 외환위기 가능성이 사실상 사라지면서 30일 주가는 사상 최대폭으로 상승했고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11년 만에 최대폭으로 폭락(원화가치 폭등)했다”고 전했다.

       
      ▲ 10월31일자 조선일보 1면
     

    하지만 금융시장이나 실물경제 등에 있어 여전히 큰 숙제가 남아있다는 게 언론들의 중평이다.

    한겨레는 1면 <’외환 먹구름’은 걷혔지만…금융∙실물 위험제거 ‘숙제’ > 기사에서 “외화 유동성 부족 우려를 씻을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고 평가하면서도 “그러나 국제 금융시장의 신용경색이 여전하고 외국인 투자자들이 우리 경제의 앞날에 대한 의구심을 거두지 않는다면 달러가 계속 빠져나가는 흐름을 막기는 어렵다”며 “무엇보다 부동산 거품에서 비롯된 금융∙실물의 동반부실 위험을 순탄하게 제거하는 게 큰 숙제”라고 지적했다.

       
      ▲ 10월31일자 한겨레 1면
     

    경향도 5면 <장하준 교수 “폭풍 치는데 우산 하나 받은 것”> 기사에서 “한국과 미국이 체결한 300억 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프 계약이 우리나라의 외화자금난을 해결하는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왔다”고 보도했다.

       
      ▲ 10월31일자 경향신문 5면
     

    경향은 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가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2400억 달러)에 10% 정도 더한 규모로 외환시장의 일평균 외환거래액이 400억 달러 또는 600억 달러라는 점을 감안하면 누가 마음먹고 투기를 하기 시작하면 어림도 없는 액수” “근본적으로 세계 외환 시장이 지나치게 커져 환투기가 너무 많아진 게 문제이지, 지금 이 상황에서 몇백억달러 더 있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될 일은 아니다”라고 한 발언을 인용 보도했다.

    경향은 또 미국 현지에서 활동중인 한 분석가의 말을 인용해 “한미 통화 스와프의 효과에 대해 근본적인 의문점이 제기되고 있다”며 “시기적으로 너무 늦어 외국자본의 유출을 막기 어렵다는 측면이 있다”고 전했다.

    이 분석가는 “통화 스와프는 결국 6개월짜리 단기 외채” “통화 스와프로 환율은 일단 떨어지겠지만, ‘셀 코리아’가 대세라는 점에서 한국으로선 반가운 것이 되지 못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인데도 청와대와 이명박 대통령은 이번 협정 체결의 1등 공신으로 사퇴론에 부딪힌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을 띄우기에 여념이 없다.

    서울신문은 8면 <”역시 우리 만수”> 기사에서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전 브리핑을 통해’“이번에 스와프가 체결된 멕시코, 호주, 싱가포르, 한국을 보면 전략적으로 미국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거점 국가다’면서 ‘쇠고기 추가 협상, 독도 리앙쿠르 바위섬 표기 수정,G20 대상 포함 결정에 이어 미국이 한국에 준 네번째 선물’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서울은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제8차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 회의에 앞서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이 미국에 가서 재무장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과 얘기를 잘한 것 같다’면서 강 장관을 공개적으로 칭찬했다”는 소식도 곁들였다.

    쇠고기 수입 추가협상도 미국의 선물?

       
      ▲ 10월31일자 한국일보 4면
     
       
      ▲ 10월31일자 조선일보 5면
     

    조선은 5면 <"통화스와프 협정은 4번째 선물" 기사에서 "지난 5~6월 미국산 쇠고기 수입 추가협상, 7월 말 미 지명위원회(BGN)의 독도 영유권 표기 원상 회복, 다음달 중순 워싱턴 다자간회의(G20)에 한국 초청에 이어 미국이 한국에 큰 선물을 줬다"는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의 말을 그대로 인용해 보도했다.

    그러나 한국일보가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이번 협정이 정말 미국이 우리에게 준 선물인지 의심스럽다.

    한국일보는 3면 <신흥국 위기땐 미도 안전하지 못해> 기사에서 “미국에겐 한국이 무시할 수 없는 채권자인 셈이다. 만약 한국이 다급해져 미 국채를 처분할 경우, 미국도 상당히 곤혹스러울 수 밖에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국일보는 이번 협정의 ‘공’을 놓고 한은과 기재부가 서로 차지하기 위한 볼썽스러운 모습을 연출하고있다는 비판도 제기했다.

       
      10월31일자 한국일보 3면
     

    이런 점을 감안하더라도, 한미 쇠고기 수입 추가협상까지 미국의 ‘선물’로 꼽은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 대목이다. 한미 쇠고기 수입 추가협상은 어디까지나 한국 정부의 잘못이 알려지면서 전 국민적 반발에 부딪혀 진행한 것으로, 그결과도 미흡하다는 평가가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내용에 대해 비판적 접근 없이 이를 그대로 받아쓴 조선일보는 이 대변인의 ‘시각’에 공감했기 때문일까.

    수도권 공장 신증설 허용…지역 반발

    정부가 내년 3월부터 수도권에서 대기업의 공장 신증설 관련 규제를 대폭 완화하겠다고 밝히면서 지역에서 “지방을 고사시키는 정책”이라며 강한 반발이 제기되고 있다.
    언론들도 대체로 “수도권 뿐만 아니라 지역과 함께 발전할 수 있는 대책이어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하지만 중앙일보는 되려 “수도권 규제를 더 풀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겨레는 이날 <’국토 이용 효율화’가 아니라 ‘국토 황폐화’ 정책이다> 사설에서 “가장 걱정되는 게 지역 경제 몰락”이라며 “그렇잖아도 지역에 있는 산업단지가 텅텅 비어가는 등 지역 경제는 빈사 상태에 몰려 있”는 상황에서 “이번 정책이 그대로 시행될 경우, 지역 경제는 회생할 가능성이 사라진다”고 지적했다.

       
      ▲ 10월31일자 한겨레 사설
     

    반면, 조선은 수도권 규제완화 기조를 유지하면서 지방을 지원할 수 있는 길을 같이 모색해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조선은 사설 <지방과 더불어 사는 ‘수도권 규제완화’여야 한다>에서 “지자체들은 그러지 않아도 종부세가 대폭 줄면 지방에 대한 중앙정부의 지원이 줄어들게 되는데 수도권 규제까지 풀면 지방경제가 고사(枯死)할 수밖에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며 “수도권과 지방의 대립은 국가통합 측면에서도 바람직하지 않다. 정부는 규제완화로 생기는 수도권 개발이익의 상당부분을 지방지원을 위한 교부금이나 기금, 특별회계로 활용하는 방안을 속히 내놓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앙은 아예 “수도권 규제를 더 풀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중앙은 사설 <수도권 규제 더 과감하게 풀어야>에서 “이번 대책은 수도권 규제라는 큰 틀은 그대로 두되 도저히 말이 안 될 정도로 불합리한 부분만 손보는 데 그쳤다. 덩어리 규제의 몸통인 수도권정비법은 전혀 건드리지 않고 대통령령이나 시행규칙만을 고쳐 행정적으로 편의를 봐줄 수 있는 범위 내로 대책을 국한한 것”이라며 “이미 있는 공장 부지에 설비를 늘리거나 공장을 옮기는 것 정도만 허용될 뿐 대규모 공장을 신설하거나 증설하는 것은 여전히 규제 대상으로 묶여” 있으니 이마저 풀라고 주장했다.

       
      ▲ 10월31일자 중앙일보 사설
     

    중앙은 “수도권 규제로 지방이 덕 본 게 없는데도 계속 수도권 규제를 요구하는 것은 ‘다 같이 못살자’는 주장에 불과하다”며 “기차에 기관차가 필요하듯 수도권이 기관차가 되어 지방이라는 객차를 끌고 가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역사교과서 수정권고, ‘합리적’이라는 한국

    정부가 역사교과서에 대해 55곳을 수정하라고 권고했다. 뉴라이트계열 교과서포럼 등이 좌편향됐다고 주장한 금성출판사 등 6종의 한국 근현대사 교과서 내용 253개 항목 가운데 102건은 집필진 자율로 고치고 55건에 대해서는 수정권고를 내린 것이다. 나머지 96건은 집필진 재량에 맡겼다.

    수정을 권고한 내용은 친일파 척결 실패와 관련된 가치판단을 서술한 부분, 분단의 책임을 남한에 전가했다고 주장한 부분, 미∙소 군정에 대한 접근이 편향됐다고 지적한 부분, 북한 정권의 실상을 오도할 수 있는 부분 등이라고 정부는 설명했다.

    그러나 역사학계와 교육계는 정부의 이번 수정안 발표가 검인정제도를 무력화시키려는 조치라고 반발하고 있다.

    경향은 2면 기사에서 이번에 권고한 내용이 단순한 표현 문제를 지적한 것이 상당수이고, 특히 교과서를 수정하기 위해 정부가 구성한 ‘역사교과전문가협의회’가 졸속으로 운영됐다고 지적했다.

       
      ▲ 10월31일자 경향신문 2면
     

    특히 역사학계는 물론 해당 저자들도 정부의 수정권고를 거부하기로 하고 필자협의회를 구성해 공동으로 대처하기로 하는 등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눈에 띄는 것은, 한국일보가 정부의 수정권고를 ‘합리적’이라고 평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은 사설 <역사교과서 수정 권고 합리적이다>에서 “교과부가 제시한 검토의견”은 “다만 일방적인 시각과 해석이나 오해의 소지가 있는 서술은 고치자는 것”으로 “이를 놓고 집필자들이 자신들의 역사관만을 고집하며 거부할 이유는 없다”며 “좌니 우니 하면서 이념논쟁을 벌이거나 정치 의도로 해석하는 것도 바람직스럽지 않다”고 주장하며 “아이들에게 올바른 역사를 가르치고, 오늘을 사는 우리가 감정에 치우쳐 역사를 함부로 재단하지 말아야 할 중요한 이유”라고 밝혔다.

    이명박 대통령, 경제부장단 오찬 간담회

    이명박 대통령이 30일 청와대에서 언론사 경제부장단과 오찬 간담회를 가졌다. 동아는 8면 <”선진국 대부분 경제부총이 없다”> 기사에서 오찬 간담회 소식을 전하며 이 대통령이 “경제부총리가 있어서 컨트롤타워 역할을 한다는 것도 생각해 볼 여지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런 생각들은 대체로 경제규모가 작고 대통령이 말하면 일사불란하게 따라오던 시대의 향수에서 나온 것 아닌가 생각한다”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조선도 5면 머리기사 <”우리끼리 큰일났다고 떠드는건 도움 안돼”>라는 제목으로 간담회 소식을 이례적으로 크게 보도했다.

       
      ▲ 10월31일자 조선일보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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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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