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꾸준한 지역활동-노조 연대의 결실
        2008년 10월 30일 02:09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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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노동당 김상일 후보가 민주당 텃밭인 전남 여수에서 민주당 후보를 제치고 기초의회 진출에 성공하게 된 데는 무엇보다 민노당의 지역밀착 활동의 성과와 함께 진보정치를 희망하는 유권자들의 열망이 반영된 것으로 평가된다.

    지역 밀착 정책으로 표심 잡아

       
      ▲김상일 당선자(사진=민주노동당)

    김 당선자가 이번에 내놓은 정책도 한 마디로 주민밀착형으로 정리할 수 있다. 26명 의원 전원이 민주당 소속으로 구성돼 사실상 1당 지배체제인 ‘여수시의회’는 지난 2006년 2,400만원이던 의정활동비를 지난 해부터 4,300만원으로 대폭 인상했다.

    그러나 의정활동비 인상과 비례해 나아져야 할 시의회는 복지부동의 모습을 보여주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김 당선자는 시의원 의정활동비 50%를 환원시켜 주민 혈세를 적절한 곳에 적정하게 쓰겠다는 ‘기초의회 역할론’에 충실한 공약으로 표심을 파고들었다.

    또 방과 후 학교 무료지원, 공동주택 지원조례제정, 민간병원 예방접종 위탁조례 제정 등 지역 주민의 생활과 직접 맞닿은 교육, 주거, 의료 등 서민들을 위한 정책들을 내걸어서 주민들의 지지를 이끌어냈다.

    민주당 아성인 여수에서 민노당이 기초의회 진출을 시도한 것은 지난 2006년 지방선거에 이어 2번째다. 당시엔 지역 문제를 극복하지 못하고 민주당에서 고배를 마셨지만 2번째 도전이 성공함으로써, 민주노동당이 대안정당, 대중정당으로서 자리를 굳혀나가고 있음을 보여준 선거다.

    특히나 호남의 절대강자인, ‘민주당 후보는 곧 당선’이라는 등식이 성립하는 여수에서, 민주당 후보와 1대1 진검승부를 펼쳐 유권자들로부터 선택받은 것은 호남에서 진보정치의 싹을 띄울 수 있다는 가능성도 보여준 것으로 평가된다.

    민노당 조직대외협력실 이승헌 실장은 "기초의회는 중앙당의 영향이 상대적으로 적긴 하지만 민주당 텃밭에서 승리했다는 것이 가장 큰 의미"라며 "이는 진보정당의 꾸준한 지역활동이 주민들의 마음을 움직이게 한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또 이 실장은 "이와 함께 노동자 밀집지역에서 노동자들을 대변할 수 있는 의원이 단 한 명도 없었는데 김상일 후보가 이를 잘 파고들었고 노동조합도 표로 화답해 승리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민노, 기초광역의원 64명으로 늘어

    민노당 이정우 지역담당 국장도 "우선 후보가 난립하지 않고 민주당 후보와 1대 1로 승부수를 던질 수 있었다는 특징이 있었고, 지난 2006년 선거패배 이후 꾸준한 지역밀착 활동을 벌인 결과라고 보인다"고 말했다.

    이 국장은 "기초의회 선거에 중앙당이 과도한 지원은 오히려 악영향을 끼치기도 하지만, 이번 선거에서 중앙당의 지원은 민노당 현역 국회의원들의 지지 연설 정도 밖에는 없었다"며 "그만큼 지역위원회가 지역활동을 통해 민심을 잘 파악하고 있음을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 당선자 진영에서 직접 선거운동을 했던 정병필 민노당 여수지역위원회 사무국장은 "무엇보다 민주노동당이 지금까지 민주노총 산하 사업자들과 연대하면서 함께 해온 것들이 이번에 표심으로 연결된 것이 승리의 가장 큰 부분"이라며 "공장밀집 지역, 건설노동자만 1만6,000명이 넘는데도 지금까지는 투표로 연결되지 않았는데 그동안 민주노동당-민주노총의 연대가 득표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했다.

    한편 민주노동당 소속 광역·기초의원은 진보신당과 분당이전 81명에서 63명으로 줄었으나 김상일 후보가 당선됨으로써 64명으로 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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