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욕한다고 박수치지 않는다"
    2008년 10월 30일 01:52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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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로 힘을 모을 것인가?

가중되는 경제위기에 비례하여 개각에 대한 요구도 높아지고 있다. 촛불 정신 계승을 표방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민생민주국민회의(준)은 “경제와 민생, 민주주의와 평화통일이 유린당하는 총체적 위기, 국가적 비상시국”을 맞아 “이명박 정권에 비판적인 모든 세력의 연대와 국민의 결집”을 호소하고 “거국민생내각 구성”을 요구하였다.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는 “구정권 인사라도 능력에 따라 인사를 해야 한다”는 발언에 이어 원내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정부여당의 힘만으로는 부족하기 때문에 정부여당을 믿고 힘을 보태줄 것을 요구하면서, 정부를 중심으로 “정쟁을 중단하고 함께 손을 잡고 위기의 파고를 넘어서자”고 주장했다.

양자는 이명박 정부를 반대하는 방향과 이명박 정부에 협조하는 방향이라는 상반된 방향으로 국민의 힘을 모으자는 데에서 양 극단에 서 있다.

그러나 공히 국가 위기상황임을 공유하고 그 해결책으로 힘을 모아야 한다고 주장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양자의 공통점은 여기에서그치지 않고 한발 더 나가는데, 비록 그 범위와 대상이 상이할지라도 특정 정치세력이 독식하고 있는 현행 내각을 ‘거국내각’ 형식으로 개편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가위험과 책임의 분담

국민들의 인내와 협조로 시작하고 있는 홍준표 대표의 발언은 그 초점이 제도 정치권에 맞추어져 있다. ‘문맥상’ 민생민주국민회의의 주장보다 홍준표 원내대표의 주장이 훨씬 덜 불편하다.

그 이유는 홍준표 원내대표가 예를 든 구 정권인사들의 코드와 현 정권의 코드가 다르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겠거니와 주장과 대안이 구체적일뿐만 아니라 예측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홍준표 원내대표의 구정권 인사 등용 또는 ‘여야정 정책협의회’ 방식의 ‘거국내각’은 국민들의 개각 요구에 부응하면서도, 인사난을 해소하고 초정파적 정치라는 명분을 통해 야당을 압박하는 한편 효율적인 국민 동원을 도모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구정권 또는 모든 정치세력들과의 책임의 분담 내지는 공동책임을 통해 실패에 따른 위험의 분산과 성공에 따른 보수의 증대를 예상할 수 있다. 이 점에서 홍준표 원내대표의 주장은 노무현 대통령이 그토록 꿈꾸던 대연정의 연장선에 있다.

‘거국민생내각’의 어색함

반면 민생민주국민회의는 ‘거국민생내각’보다는 이명박 정권에 비판적인 세력의 연대와 국민의 결집을 주된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의 정책을 반대한다는 것을 제외하고는 그 어느 것 하나 명확한 것이 없고 그나마 현 내각의 즉각적인 총사퇴와 ‘거국민생내각’ 구성이 가장 구체적인 주장이라는 사실은 출범선언문을 읽는 이들에게 불편함을 느끼게 한다.

우선 ‘민생민주국민회의’가 무엇인지부터가 모호한데 그것이 촛불인지 아니면 ‘거국민생내각’에 참여할 대안조직인지, 촛불이 대안인지, 아니면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 대안인지, 대안을 어떻게 실현할 것인지 등 어느 것 하나 명확한 것이 없다.

다음으로 출범 선언문에서 유일한 요구인 ‘거국민생내각’을 어떻게 구성하는 것인지에 대한 설명이 없다. 물론 내각은 총리의 제청 하에 대통령이 임명하기 때문에 그 책임은 민생민주국민회의가 아니라 집권세력에게 있다. 그렇지만 유일한 대안이 ‘이명박 정권을 비판하는 모든 세력이 결집하는 것’이라는 것은 무언가 알맹이가 없다는 느낌을 갖게 한다.

돌맹이 던질 사람보다 박수 받을 사람이 없다는 것이 문제

거국내각 참여 제안을 받는다면 흔쾌히 참여할 수 있는 진보인사는 과연 있는가? 거국민생내각에 민생민주국민회의는 참여할 것인가?

국민들이 받아들이는 거국민생내각은 홍준표 원내대표가 이야기한 것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것 같다. 모든 정치세력이 싸우지 말고 민생을 위해 힘을 합치는 것이다. 이것은 정쟁의 중단과 타협을 의미하기도 한다.

시급한 것은 이명박 정권에게 돌맹이를 던질 사람을 한 사람이라도 더 모집하는 것이 아니라 한사람의 박수라도 더 받을 수 있는 그런 대안 내지는 대안세력을 만드는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을 반대하는 것만으로 박수 받는 그런 시대는 지났다.

이명박 정권의 반대편에 위치한 정치세력들 역시 박수를 받으려면 무엇보다 일단 촛불을 계승한 ‘민생민주국민회의’로 결집하라는 모호하고 무책임한 주장에서 벗어나 자신을 주장과 대안을 정확하고 구체적으로 이야기할 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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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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