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B연설, 한나라당 "한민족 저력 일깨운 감동"
    민노당 "미국도 국유화 판에 MB만 자주노선?"
        2008년 10월 27일 03:22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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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7일 이명박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을 들으며 한나라당 의원들은 9번이나 감동의 박수를 보냈지만 민주당 등 야당은 박수를 보내지 않았다. 민주노동당은 연설 시작 10분만에 퇴장해 소수정당의 ‘큰 영향력’을 보여주는 등 이 대통령의 시정연설에 대한 반응은 극과 극을 달렸다.

    각 정당의 논평도 한나라당만 ‘감동’했을 뿐 야당들은 일제히 ‘안이한 상황인식’이라며 비판에 나섰다.

    한나라 "한민족 저력 일깨우게 한 감동"

    한나라당 조윤선 대변인은 시정연설에 대해 “좌절하고 있는 국민 모두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어 움츠려진 가슴을 활짝 펴게 하고, 한민족의 저력을 일깨우게 하는 감동을 전해줬다”고 논평했다.

    조 대변인은 “경제현실에 대한 냉철한 현실진단을 바탕으로 현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단호한 해법도 제시했다”며 “경기활성화를 위한 재정확대, 내수활성화, 감세 등 정부의 선제적이고 적극적인 조치는 국제적 움직임에도 부합하는 적절한 대응으로 평가된다”고 추켜 세웠다.

    이어 조 대변인은 “특히, 정부의 지급보증동의안 국회처리를 강조한 대통령의 진심은 위기극복의 열쇠를 쥐고 있는 국회가 위기극복의 첫 단추를 잘 끼워달라는 간곡한 호소였다”며 “오늘 대통령은 우리 사회 전반에 활력을 샘솟게 하는 밝은 비전과 힘찬 의지도 전했다”고 이 대통령에 대한 아낌없는 찬사를 보냈다.

    민주 "실패한 기존정책 고수하는 파당적 자세 실망"

    민주당은 “실패한 기존정책을 고수하는 파당적 자세 보이는 실망스런 대통령”이라고 비판했다.

    최재성 민주당 대변인은 “이미 경제위기 극복에 팔을 걷어부치고 나선 야당인데 초당적 협력을 되뇌면서 실패한 기존 정책을 고수하는 파당적 자세를 보이는 매우 실망스럽다”며 “대통령이 경제위기 극복에 온몸을 던질 각오가 돼 있는지, 아니면 실패한 기존정책 고수에 온몸을 던질 각오가 되어 있는지 헷갈리는 연설이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 대변인은 “국민들은 모든 것을 상황 탓, 국민 탓, 야당 탓으로 돌리는 대통령의 자세에 실망할 수밖에 없다”며 “전면적인 국정쇄신을 통한 국민의 신뢰회복을 이끌어내는 것이 대통령의 첫 번째 자세”라고 태도변화를 요구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최 대변인은 경제팀을 당장 교체해야 한다며 “경제팀 교체와 경제정책 기조를 바꿈으로써 국민들께 ‘도와달라, 함께 극복하자’고 설득할 출발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선진당 "대외신인도 말레이보다 안 좋은데 외환위기 없다고?"

    자유선진당은 이례적으로 정책위의장이 논평을 내고 “대통령의 안이한 상황 인식, 위기돌파 의지도 책임감도 없다”고 비판수위를 높였다.

    류근찬 의장은 “예산안에 대한 편성원칙조차 잘못돼 있어 위기극복은 커녕 실망감을 주체할 수 없는 매우 우려스러운 내용”이라며 “대외신인도를 나타내는 신용부도스와프 프리미엄이 태국이나 말레이시아보다도 높은 수준인데도 ‘지금 외환위기가 없다’거나 위기원인이 ‘심리적인 것’이라는 진단은 매우 무책임하거나 안이한 인식에 틀림없어 국민들이 더욱 불안해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류 의장은 중소기업 연체율 증가, 경상수지 적자, 외환보유고 감소, PF대출 연체율 증가 외에 주식, 환율, 수출 등 실물경제 위축을 지적하고 “13조 원에 이르는 대대적 감세조치와 재정지출 확대는 대규모 국채발생이 불가피, 국채채무의 급증을 초래해 향후 재정운용의 경직성을 증대시켜 위기 대응이 어려워진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선진당은 이 대통령이 제시한 미국발 금융위기에도 금융규제 완화, 고등학교 이하 학자금 전액지원, 지방행정체제 개편 등의 문제를 일일이 분석해 비판했다.

    민노당 "미국도 은행국유화, 오랜만에 친미서 자주독립적 사고"

    민주노동당은 “대통령은 ‘우리는 할 수 있다’고 말했으나 아무런 반향이 없는 공허한 메아리”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민노당 박승흡 대변인은 “지금이 외환위기가 아니라 단지 엄중한 상황이라는 대통령 인식에 절망한다”며 “코스피지수 1000선 붕괴, 외환보유고 절반 이상을 은행 지급보증으로 투입하면서 IMF외환위기 당시와 다르다고 하는 억지논리 때문에 국민혈세가 아무런 제한없이 마구잡이로 집행될 위기에 처했다”고 이명박 정부의 ‘거꾸로 가는’ 경제정책을 정면 반박했다.

    이어 박 대변인은 “위기극복 대책이 정확히 제시돼야 야당은 협력할 수 있다”며 “고삐 풀린 금융에 강력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것은 세계적 흐름”이라며 “이명박 대통령이 벤치마킹하려는 미국은 지금 은행을 국유화하고 금융에 대한 강도 높은 규제책을 마련하고 있는데 오랜만에 친미사대주의 노선을 떨쳐버리고 자주독립적인 사고를 하시는 것 같다”고 비꼬았다.

    또 박 대변인은 이 대통령의 ‘위기에 강한 민족 유전인자’라는 발언에 대해 “정권이 어려울 때마다 쓰는 상투적 표현에 불과한, 결국 국민에게 경제위기의 고통을 고스란히 전가시키겠다는 의사표시로 읽힌다”고 평가했다.

    더불어 박 대변인은 “시장위기의 원인을 심리적인 것으로 진단하면서 그 심리적 동요를 가장 크게 일으킨 경제사령탑에 대한 경질 입장은 아예 빠져 있고 신자유주의 성장 정책에 대한 기조도 전혀 포기하지 않았다”고 지적, 이 대통령의 초당적 경제협력에 동참할 수 없음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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