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B "외환위기 없다"며 따라 오라고만
        2008년 10월 27일 11:43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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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위기로 나라가 휘청거리고 있지만 이명박 대통령은 ‘경제파탄‘에 대해 사과하지 않았다.

    대신 현재 경제위기를 불러온 원인으로 손꼽히는 ‘규제완화’, ‘규제가 줄어야 투자가 늘어나고 일자리가 생겨난다’, ‘감세가 해법’이라는 기존 입장을 앵무새처럼 되풀이했다. 또한 ‘외환위기는 없다’고 단언하면서도 연설 대부분을 경제위기 극복에 초점을 맞췄다.

    이 대통령은 27일 취임 후 처음으로 국회에서 내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에 대한 정부의 국회 시정연설’에서 “과감한 규제개혁은 경제 난국을 극복하는 지름길”이라며 “규제가 줄어야 투자가 늘어나고 일자리가 생겨난다”고 말했다.

    시정연설을 앞둔 24~25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제7차 아셈(ASEM) 정상회의 기간 동안 북경-서울간 팩시밀리를 가동하며 청와대 핵심참모들을 총동원해 연설문 작성에 만전을 기했다는 후문이지만, 정치권과 국민을 향해 ‘나를 따르라’는 메시지밖에 없었다.

    물가, 환율, 주식 심각한데… "외환위기는 없다"

    오히려 물가폭등, 환율상승, 주식폭락으로 국민고통이 심각한데도 이 대통령은 “단언컨대 지금 한국에 외환위기는 없다”고 말해 ‘청와대 경제’와 국민경제의 단절을 절실히 보여줬다.

    이 대통령은 “많은 분들이 이번 위기를 10년 전 외환위기와 비교하지만 단언컨대 지금 한국에 외환위기는 없다”며 “구제금융을 받아야 했던 10년 전과는 상황이 판이하게 다르다”고 강조했다.

    경제위기 해법에 대해서도 이 대통령은 아셈회의에서 자신감을 얻은 듯 “국제공조에 적극 나서면서 유동성을 충분히 공급하고 내수를 활성화해야 한다”며 “과연 위기가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겠느냐는 의문에 대해 저는 분명히 말씀드리겠다.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외화유동성 문제에 대해 “올 1~9월 유가 폭등과 외국인 주식매도로 경상수지 자본수지가 모두 적자에 빠졌지만 외환보유고는 2600억달러에서 2400억달러로 8% 감소하는데 그쳤다”며 “4분기 경상수지가 흑자로 돌아서면 외환 상황은 훨씬 호전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한국경제 위기 오로지 "심리적인 것일뿐"

    또한 이 대통령은 한국경제의 위기는 오로지 ‘심리적인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정부는 시장이 불안에서 벗어날 때까지 선제적이고(preemptive) 충분하며(sufficient) 확실하게(decisive) 유동성을 공급할 것”이라며 “문제는 오히려 심리적인 것으로 실제 이상으로 과잉반응하고 공포심에 휩싸이는 것이야말로 경계해야 할 가장 무서운 적”이라고 말했다.

    경제위기는 없으며 ‘아둔한 국민들의 불안감’이 문제라는 해석이다.

    감세정책도 계속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국제통화기금도 실물경제 위축에 대응하기 위해 세계 모든 나라에서 감세와 재정 지출확대를 권고한 바 있다”며 “감세는 경기 진작의 일환으로 필요하다”고 말했다.

    감세정책은 계속된다 쭉~

    이어 이 대통령은 “세계는 세율인하 경쟁을 펼치고 있다”며 “올해에만 영국과 독일, 이탈리아, 캐나다 등 선진국은 물론 중국 홍콩, 말레이시아 등 신흥국들도 세금을 내렸고 일본까지 합류했다”며 내년 13조원 감세는 가처분 소득을 늘리고 투자를 촉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차기 대통령으로 확실시되는 버락 오바마 민주당 후보마저도 ‘보호무역’을 천명한 상태지만 이 대통령은 ‘보호무역을 강화해선 결코 안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1929년 세계 대공항 이후 각국이 관세장벽을 높여서 세계 경제가 더 악화되고 회복이 늦어졌던 잘못을 반복해선 안된다”며 “자국방어에만 치중해 축소 균형 쪽으로 세계 경제가 옮겨가는 사태는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감세정책의 최대 수혜자는 1% 강부자임에도 이 대통령은 ‘품앗이와 십시일반’해야 한다고 서민들의 고통분담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금모으기 사기극 ‘달러모으기’로 재현될까?

    이 대통령은 “외환위기 때 장롱 속의 금붙이를 꺼내 나왔던 그 손, 방방곡곡에서 몰려들어 검은 태안반도를 씻어낸 그 손이 바로 대한민국”이라며 “지금이야말로 다시 한 번 우리의 힘과 지혜를 모을 때”라고 밝혀 최근 한나라당 일부에서 하고 있는 ‘달러모으기’ 운동을 펼칠 가능성도 보인다.

    이와 함께 이 대통령은 “난국을 슬기롭게 돌파하는 데 저의 모든 것을 바치겠다”며 결연한 의지와 함께 “정파의 차이를 넘어 국익을 중심으로 힘을 모아야 한다”고 초당적 협력을 강조했다.

    더불어 이 대통령은 “지금은 국익을 먼저 생각해 정기국회 남은 회기를 ‘비상국회’ 자세로 임해 주라”며 “노사화합, 수도권과 지방 상생, 시민사회와 종교계 갈등해소, 언론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연설 마지막에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위기를 딛고 발전해 온 우리 역사의 원동력이었다"며 "제가 가장 무거운 짐을 지고 앞장서겠으니 자신감을 갖고 다함께, 힘차게 나아갑시다"며 시정연설의 말미를 장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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