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포정치, 방송장악 음모 중단"
    By mywank
        2008년 10월 24일 10:52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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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75년에 동아일보 기자 130여명이 무더기 해고됐을 때 거리로 나왔지. 유신시절 박정희가 언론을 탄압할 때…. 그리고 34년 만에 다시 거리로 나왔어. 그때 하고 상황이 비슷하잖아. 그런데 전현직 언론인들이 이렇게 모두 나와 행진하는 건 아마 처음일 거야”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가 결성된 지 34년이 지난 10월 24일 저녁에 열린 ‘언론인 시국선언 전국대회’에 참여한 정동익 동아투위 위원장이 착잡한 표정을 지으며, 거리 행진을 하고 있었다. 바로 옆에 있던 최용익 새언론포럼 회장도 말문을 열었다. 

       
      ▲거리행진을 하고 있는 전현직 언론인들 (사진=손기영 기자)
     

    “정 위원장 이야기가 맞아요. 이렇게 모든 언론인들이 행진을 하고 전국대회까지 여는 것은 언론사상 처음 있는 일이에요. 이명박 정부가 마치 군사작전이라도 하듯이 언론을 장악하려고 하는데, 이렇게 비상한 시기에 언론인들이 뭉치는 것은 의미가 있죠. MB도 간담이 서늘할 걸요.”

    군사작전하듯 언론장악

    이날 전현직 언론인 100여명은 저녁 7시부터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남대문 YTN까지 거리행진을 벌였다. 이들은 차도 대신 인도를 통해 YTN으로 향했으며, 경찰병력은 이들이 차도로 나오지 못하게 제지했다.

    “알 권리 지켜내서 언론자유 수호하자” 거리 행진에 나선 그들은 구호를 외치며 이명박 정부의 언론장악 정책을 규탄했다. 저녁 7시 반 경 이들이 남대문 YTN에 도착하자, 이미 200여명의 시민들이 발 디딜 틈 없이 YTN 앞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시민들은 거리행진을 마친 전현직 언론인에게 박수로 화답했다.

    정동익 위원장이 개회사를 시작했다. “오늘 언론인들이 펜과 마이크를 놓고 거리로 나온 심경은 비통합니다. 34년 전 박정희의 유신탄압에 맞서 언론자유를 외친 오늘, YTN 노조는 ‘낙하산 반대’ 투쟁 100일을 하루 앞두고 있습니다. YTN은 이명박 정부의 언론장악 음모와 맞서는 최전선이자, 언론자유의 마지막 보루입니다.”

       
      ▲서명운동에 동참한 언론인들의 서명이 펼쳐지고 있다 (사진=손기영 기자)
     

    “양심 있는 전현직 언론인 7,800여명이 총궐기를 했습니다. 앞으로 촛불시민들과 힘을 합쳐, 정부의 언론장악 정책을 반드시 막아낼 거예요. 우리들은 4․19, 6월 항쟁을 겪은 국민들인데, 이명박 정부가 자신들의 술책에 언론인들과 국민들이 쉽게 무너질 거라 생각하면 큰 코 다칠 겁니다.”

    정 위원장의 발언이 끝나자, 지난 9월 22일부터 시작된 ‘국민주권과 언론자유 수호를 위한 언론인 1차 서명운동’ 결과가 발표되었다. 현장에는 전국의 방송사, 신문사, 잡지사, 인터넷신문, 전직 언론인단체 소속 전현직 언론인들의 서명이 담긴 100m 길이의 두루마리 현수막이 도착했다.

    언론인 7,847명 서명 참여

    연합뉴스, MBC, YTN, MBN, 스포츠 서울, 한국일보, 오마이뉴스, 부산일보, 경기일보…. 사회를 맡은 한준호 MBC 아나운서가 서명운동에 동참한 140여개 언론사명을 일일이 부르자 시민들은 “멋지다”, “화이팅”을 외쳤다. 

    “전국의 7,847명의 언론인들이 서명에 동참했습니다”. 대회를 주최한 언론인 시국선언 추진위원회의 한 관계자가 서명운동에 동참한 언론인들의 수를 공개했고, 전현직 언론인들과 시민들은 현수막을 들고 YTN 사옥 주변을 한 바퀴 돌며, ‘언론자유 수호’의 의지를 다졌다.

    마지막 순서로 언론인 시국선언 공동추진위원장들이 서명운동에 동참한 7,847명의 언론인들을 대표해서 ‘언론인 시국선언 전국대회 결의문’을 낭독했다.

       
      ▲결의문을 낭독하고 있는 언론인 시국선언 공동추진위원장들 (사진=손기영 기자)
     

    “우리는 오늘 박정희, 전두환 정권의 야만적 언론탄압에 맞서 궐기했던 ‘동아투위’와 ‘80년 해직언론인협의회’의 정신을 되새기며 다음과 같이 결의한다.

    이명박 정부는 신공안정국 조성을 위한 공포정치를 중단하라. 신문방송 겸업 등 국민의 방송을 재벌과 수구족벌 신문에게 넘기는 행동을 중단하라.

    또 최시중 방통위원장,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 유인촌 문광부 장관, 신재민 문광부 2차관 등 언론장악정책을 주도했던 인사들은 자진사퇴하라.

    YTN의 낙하산 사장인 구본홍 씨와 KBS의 관제사장인 이병순 씨는 언론계를 떠나라. 우리는 언론자유에 맞서 끝까지 투쟁할 것이다. 2008년 10월 24일, 언론인 시국선언 서명자 일동”

    10월 30일은 YTN만 보는 날

    결의문 낭독이 끝난 후 시국선언 공동추진위원장인 최상재 전국언론노조 위원장이 대회 참석자들에게 ‘돌발 제안’을 내놓았다.

    “오는 10월 30일 ‘YTN과 공정방송을 생각하는 날’로 정해 보면 어떨까요. 시민들은 이날 하루 YTN만 시청하고, 인터넷에 YTN 노조원들을 지지하는 글을 올리는 거예요. 또 저녁에는 YTN 촛불문화제에 참여하는 하고요. 그리고 언론인들은 이날 취재할 때 검정색 정장을 입고, YTN 노조의 ‘블랙 투쟁’에 동참하는 겁니다.”

       
      ▲전국대회에 이어 진행된 ‘YTN 촛불문화제’에 참여한 시민들 (사진=손기영 기자)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큰 박수로 최 위원장의 제안에 동의를 표시했다. 언론인 시국선언 전국대회가 끝나자, 같은 장소에서는 ‘낙하산 반대’ 투쟁 100일을 하루 앞두고 있는 YTN 노조의 촛불문화제가 열렸다.

    노란색, 파란색, 초록색, 빨간색, 주황색…. 시민들의 손에 들린 풍선 색깔은 모두 달랐지만, 풍선에 적힌 “YTN에서 손 떼”라는 문구는 모두 같았다. 이날 시민들과 언론인들이 밝힌 촛불은 YTN 노조 투쟁 100일째가 되는 10월 25일 자정이 넘어서까지 꺼지지 않았다.

    이날 대회에는 주최 쪽인 ‘국민주권과 언론자유 수호를 위한 대한민국 언론인 시국선언 추진위원회’의 공동추진위원장들인 ‘최용익 새언론포럼 회장, 최상재 언론노조위원장, 김경호 기자협회장, 김영희 한국PD연합회장, 이재명 방송기술인연합회장, 김용민 전국시사만화협회장, 이준희 인터넷기자협회장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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