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감에서 비정규직 문제는 뒷전”
    By mywank
        2008년 10월 24일 01:09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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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동부에 대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위원장 추미애) 국정감사가 시작된 24일 오전 10시 반,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 앞에서는 민주노총 서울지역본부 주최로 비정규직, 장기투쟁사업장 문제를 외면하고 있는 ‘국감’을 규탄하는 결의대회가 열렸다.

    이날 결의대회에는 기륭전자, 이랜드, 코스콤, 강남성모병원, 콜트 콜텍, 하이텍RCD 코리아, GM대우, 신용보증기금 비정규노동자 100여 명이 참석했으며, 국정감사에 대한 규탄발언과 함께, 각 장기투쟁 사업장들의 문제를 이야기하는 자리도 마련되었다.

       
      ▲’국감’을 규탄하는 피켓을 들고 있는 참가자 (사진=손기영 기자)
     
       
      ▲국회를 향해 함성을 외치고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들 (사진=손기영 기자)
     

    김은주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지금 우리들이 있는 이곳은 그늘이 지고 추운데, 바로 앞에 보이는 국회 하늘에는 따스한 햇살이 비치고 있다”며 “국회의원들 중 비정규 노동자들의 투쟁현장에도 한 번도 나와 보지 않은 사람들이 태반일 텐데, 이런 국감에서 비정규직 문제에 뒷전의 문제일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부위원장은 “자본가들이 지금 금융위기 때문에 실물경제가 나빠졌다고 말하지만, 실물경제 악화는 저임금, 고용불안에 시달리는 비정규직 문제로 비롯되었다”며 “비정규 노동자들이 정규직으로 전환되고 장기투쟁 노동자들이 다시 현업으로 복귀만 될 수 있어도, 고용안정, 소득증가로 인해 경기가 좋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재영 민주노총 서울지역 본부장은 “매년 이 맘 때만 되면 국회에 들어가 있는 국회의원들을 향해 투쟁을 전개해 왔다”며 “비정규직 법이 통과된 지 1년이 지났고, 파견법이 시행된 지 10년이 지났는데, 수많은 비정규 노동자들의 삶은 처참해졌다”고 비판했다.

    이 본부장은 이어 “오늘 국정감사에 임하는 국회의원들이 ‘수박 겉핥기’식의 국정감사가 아니라, 잘못된 비정규직법 문제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날씨가 추워지고 있는 시점이지만, 투쟁 노동자들도 더 힘차게 투쟁을 만들어 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콜트.콜텍 지회원 기타모양의 선전물을 목에 걸고 있다 (사진=손기영 기자)
     

       
      ▲발언을 하고 있는 강남성모병원 이영미 조합원 대표 (사진=손기영 기자)
     

    정인열 코스콤 비정규지부 부지부장은 “지난 17일 서울지방노동청 국감에서 2년 연속으로 정의연 코스콤 전무이사, 우승배 코스콤 정규직 노조위원장, 김주신 코스콤비정규지부의 사무국장이 증인으로 채택되었다”며 “사측은 여러 가지 핑계를 대며 계속 교섭요구를 무시하고 있지만, 새 사장이 온 만큼 열심히 싸우겠다”고 밝혔다.

    정 부지부장은 “여기 와서 다른 투쟁사업장 동지를 만나 보니, 기업들이 하는 짓은 하나도 다르지 않고 똑같은 것 같다”며 “억울한 사람이 자기표현을 안 하면 우리의 억울한 사연을 알지 못하기에, 역시 답은 투쟁밖에 없는 같다”고 강조했다.

    이영미 강남성모병원 비정규노동자 대표는 “오늘자 <한겨레>에 강남성모병원과 파견업체의 ‘노예계약’ 내용이 드러났는데, 아무 일도 하지 않는 파견업체가 우리의 월급 중 60~70만원 매달 갈취해 갔다”며 “우리들은 적은 월급을 쪼개며 살았는데, 누구는 일도 하지 않고 배부르게 살고 있는 현실에 분노가 치밀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어 “이제 강남성모병원이 파견업체에 거액을 주며 계약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병원 정규직 노동자들의 씨를 말리기 위해서”라며 “조만간에 강남성모병원에서 얼마 남지 않은 정규직 노동자들에게도 위협을 가하면서, 더 많은 비정규직을 양산할 것으로 본다”고 지적했다.

       
      ‘끝까지 투쟁, 투쟁 빡세게’ (사진=손기영 기자)
     

    정은주 ‘하이텍RCD 코리아’ 지회 부지회장은 “하이텍RCD지회와 콜트 콜텍지회가 양화대교 근처 송전탑에서 10일째 고공농성을 진행하고 있는데, 서로 다른 지회가 공동의 투쟁을 진행하는 이유는 개별자본에 맞서 뿔뿔이 싸우는 것보다, 힘을 합쳐 연대 투쟁하는 것이 더 큰 힘을 발휘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정 부지회장은 “고공농성을 벌이며 민주당, 민주노동당, 서울지방노동청도 찾아갔지만, 누구하나 속시원하게 ‘농성에 들어간 동지들을 내려 보내겠다’고 약속하는 사람이 없었다”며 “이럴 바에는 대한민국 국회를 폐업시키고, 하나마나 한 국정감사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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