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기갑이 이봉화에 묻고 싶었던 질문들
        2008년 10월 23일 02:37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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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쌀직불금 부당수령 문제를 선봉에서 제기했던 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과 이봉화 전 보건복지가족부 차관과의 대면은 좌절됐다.

    이 전 차관이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키로 했다가 22일 오후 늦게 ‘건강상의 이유로’ 출석을 거부한다는 사유서를 국회에 제출했기 때문이다.

    이 전 차관, 국정조사 앞둬 ‘부담 100배’

    이 전 차관이 국감에 출석하지 않자 23일 국회 농림수산식품위의 국감은 ‘앙꼬 빠진 찐빵’이 됐지만 서류확인을 제대로 하지 않은 서초구 박성중 구청장과 현재 농사를 짓고 있는 농민 등이 출석해 이 전 차관의 쌀직불금불법신청의 문제가 집중적으로 다뤄지고 있다.

    이 전 차관의 입장에선 여야가 진통 끝에 국정조사를 합의해 증인출석이 불가피한 마당에 국민여론이 들끓는 시기 국회 농림수산식품위원회의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미리 얼굴을 내보일 경우 청문회를 방불케 하는 사태(?)에 직면하는 상황을 ‘사전예방‘ 할 필요가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국민들의 ‘공공의 적’이 된 이 전 차관을 향해 쌀 직불금 문제와 고위공직자들의 ‘도덕성문제’를 적극 제기해왔던 강 의원의 날카로운 질문공세에 대한 기대도 함께 접게 됐다.

    "위장 전입 인정합니까"

    강 의원이 이 전 차관에게 준비했던 질문들은 이렇다.

    첫째는, 농업인도 아니면서 시청 공무원이었던 1986년 12월19일 경기도 안성시 원곡면 논과 밭을 매입한 후 등기접수 했는데, 이는 위장전입이다. 이를 인정하느냐는 것.

    두 번째는 2005년부터 2007년까지 임차농 공모씨가 받아갔던 직불금을 돌연 2008년 1월28일 본인명의로 변경신청을 하고 차관으로 임명되기 하루 전인 2월28일 서초구청에 쌀소득보전직접지불금을 신청했는데 수년동안 가만있다가 굳이 자경을 해야 할 다른 목적이 무엇이냐.

    이 전 차관은 올 2월29일 미리 축하인사까지 받으며 유력하게 거론되던 한 인사를 제치고 차관에 임명, ‘역시 서울시청 인맥’이란 평가를 받으며 주위를 깜짝 놀라게 했다.

    "34년 공직생활 투철한 윤리의식이 농지법 악용"

    땅을 처음 구입했던 86년에도 이 전 차관은 공무원이었고 농지법이 제정된 1996년에도 공무원이었다. 농지법에는 96년 이후 구입 취득한 농지에 대해선 몇 가지 예외를 제외하고 임대가 원칙적으로 금지돼 있지만 96년 이전부터 갖고 있던 농지는 제한없이 임대가 허용돼 형평성 논란이 제기돼 왔었다.

    34년동안 누구보다 투철한 윤리의식을 지녀왔다는 이 전 차관이 ‘당당하게’ 쌀직불금을 신청하게 된 이유는 이같은 농지법의 제도적 허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강 의원의 생각이다. 최소한 농지법 위반은 아니기 때문에 ‘불법’이란 오명은 피할 수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강 의원은 이 전 차관이 하나만 알고 둘은 몰랐고 한다.

    차관재임 5월6일 버젓이 농지원부 신청 ‘또 불법자행’

    쌀직불금을 신청하기 위해선 △쌀소득등보전직접지불금 등록 신청서 △농농업에 이용된 토지임을 증명할 수 있는 서류(농지이용 및 경작현황 확인서) △경작자임을 증명할 수 있는 서류(농지원부, 자경증명, 매매 또는 임대차 계약서 중 1부)만 갖추면 되지만 이 전 차관은 농지원부와 함께 자경증명서까지 함께 제출했다.

    차관으로 임명되기 전 자경증명서를 확보하고도 추가로 농지원부를 불법작성 한 셈. 쌀직불금의 기초자료로 쓰이는 농지원부는 농사를 직접 짓는 경우에만 자격을 신청할 수 있어 이 전 차관은 농지원부 대상자가 되지 않는다.

    그런데도 이 전 차관은 지난 5월6일 서초구청에 자신이 안성시 원곡면에 경작을 한다며 농지원부를 신청했고 원곡면은 5월16일 ‘실제 자경농’이라고 서초구청에 회신, 농지원부를 갖게 됐다.

    이날 농식품위 국감에선 보건복지가족부 차관 임기 중이었던 5월에 자작농 신분이 됐다는 사실도 민주당 김우남 의원에 의해 새롭게 확인되기도 했다.

    "쌀직불금은 취미삼는 분에게 주는 돈 아니다"

    강 의원은 그래서 이날 박성중 서초구청장에게 “이 전 차관이 쌀직불금을 신청하기 위해 제출했던 서류들을 다 확인했느냐”는 질문을 했다.

    이날 강 의원이 국감에 앞서 내보낸 보도자료에는 ‘이봉화 증인:불출석’이라고 써 놓았지만 이 차관에게 “쌀직불금의 취지는 한 나라의 차관을 하시는 분의 남편이 취미삼아 몇 번 내려오셔서 ‘둘러보고’ 가시는 분에게 지급하는 돈이 아니다. 동의 하시냐. 그런 직불금을 신청하기 위해 허위문서를 만들었다니, 국민들이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는 질문이 함께 쓰여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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