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을 찾아라"…"빨리 통합하라"
    2008년 10월 22일 02:09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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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계와 종교계, 시민사회단체 등 진보신당 밖에서 보는 진보신당은 어떤 모습일까? 21일 진보신당이 대방동 서울여성프라자에서 개최한 진보신당 각계 인사 초청 간담회는 생각보다 ‘강력한’ 성토의 장이 되었다. 자리에 참석한 각계 인사들은 그야말로 ‘툭 터놓고’ 얘기했으며, 노회찬-심상정 상임공동대표 등 당직자들은 이들의 고언에 귀를 기울였다.

심상정 진보신당 상임공동대표는 "그동안 시민사회단체 등과 진보정치가 어떻게 국민의 힘으로 자랄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얘기할 기회가 없었다"며 "각 분야에서 실천의 복판에 계신 분들, 진보정치를 아껴왔던 목소리를 가감없이 듣고 영상화해 진보신당 제2창당 토론회에서 영상으로 담아 전 당원이 볼 수 있도록 자료화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노회찬 상임공동대표도 "이 자리에서는 불편한 얘기를 각오하고 있고, 쓴 소리를 기대하고 있다"며 "쉽게 하기 힘든 말까지 기탄없이 해주시면 정중히 청해듣겠다는 심경에서 이 자리를 마련했으며, 비록 오늘 이 순간까지 진보신당의 이름으로 대단한 혁신 성과를 내지 못했지만 그런 자세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강력하고, 불편한 쓴소리들

이날 언론, 노동, 여성, 인권, 법조, 평화, 교육, 정치 등 다양한 분야에서 초청된 15명의 인사들은 때로는 진보신당에 대한 강한 기대감을, 때로는 강한 아쉬움을 나타냈다. 몇몇 인사들은 분당 과정부터 잘못되었다고 비판했으며 민주노동당과의 재통합을 주문한 반면 다른 인사들은 진보신당의 독자적인 정체성을 찾기 위한 방법을 제안하기도 했다. 아래는 참석자들의 발언을 요약한 것이다.

   
 ▲ 간담회 장면(사진=정상근 기자)
 
 

이대근 경향신문 국제정치 에디터 – 30년 동안의 신자유주의 망령이 위기에 처하고 시장 만능주의가 깨질 위험에 놓인 것은 진보정당 발전에 기회가 될 수 있다. 노무현 정권의 무능에서 출발한 이명박 정권이 보여주는 무능도 진보정당에겐 좋은 기회다. 그러나 시장경제에 대한 한국사회의 믿음은 깊으며 두 정권에 실망해도 야당을 믿지 못한다.

이는 진보정당으로 지지가 돌아서는 것이 아니라 정당정치에 대한 회의로 갈 수 있다. 문제는 현재 진보진영을 둘러쌓고 있는 긍정적인 환경을 어떻게 살리면서, 정치적 냉소주의에 빠진 유권자를 진보정치 세력으로 붙잡아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느냐는 과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노선인데 민노당은 노선에서 실패한 반면 진보신당은 비교적 올바른 노선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노선만으로 안되며 좋은 지도자를 많이 가져야 한다. 담론 투쟁에서 선도적 역할을 해야 하며 엘리트 정당이 아닌 서민의 고통과 고민, 관심사와 직결되는 문제를 다루고, 서민들이 주체가 되는 정치조직으로 인식되어야 많은 서민들이 참가할 수 있다. 작은 당이라고 "할 수 없다"는 패배주의는 버리고 작은 의제라도 당력을 집중해 그 문제 해결해 믿음을 주고 성공의 신화를 써야 한다.

진보신당, 노선은 옳지만…

오창익 인권실천시민연대 사무국장 – 제 2창당 토론회 문서가 200자 원고지 196장 분량인데 여기에 인권이라는 단어가 2개 있었다. 그것도 북한 인권과 관련된 단어로, 이는 민주노동당과 차별이 없는 것이다. 인권이란 언어는 자주 쓰는 사람의 전유물이 되기에 진보신당이 인권이란 말을 자주 썼으면 좋겠다. 적어도 이명박 대통령보다는 자주 써야 하는 것 아닌가.

인권에 있어 진보신당이 보여주고 있는 것은 민주노동당과 차이가 없다. 다양한 인권활동을 하고 있지만 그동안 운동진영이 제기했던 문제에 머물렀고 실천도 관성적이다. 최근 사례처럼 법 앞에 기본권이 지켜지지 않는 상황에 대해 진정한 고민이 필요하며 실천이 있어야 한다. 이런 인권의식이라면 분당이 소수파가 다수파를 넘지 못해 딴살림 차린 거 말고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겠나?

굳어질 대로 굳어진, 4~50대 남성들이 바뀔 수 있기 위해서는 진보신당이 회의를 많이 하는 문화를 없애고 교육활동을 많이 했으면 좋겠다. 홍세화 선생 등 스타 플레이어들의 똑같은 내용의 10번의 강연이 아니라 각 지역과 부문에서 다양한 강좌 열고, 토론해야 진지한 내용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

김정대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신부 – 촛불 기간 동안 어떤 사람이 "신부가 정치적"이라고 했는데 사실 사는 것과 정치를 어떻게 구별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 삶이 정치에 큰 영향을 받으니 내가 정치적인 행동을 하는 것은 당연하다. 진보신당도 생활현장에 있는 문제들을 정치 이슈화해야 하는 것 아닌가?

그리고 노동자들은 모든 것을 임금인상과 관련시켜 단체협상을 하는데, 그보다 사회적 비용을 줄이면 상대적으로 임금이 올라간다는 사회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진보신당이 교육을 통해서라도 만들어줘야 한다.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 – 평화가 진보신당의 4대 슬로건 중 하나이지만 잘 다듬어지지 않았다는 느낌이 든다. 일종의 ‘안티민노당 패러다임’에 빠져있는 것 아닌가? 자주나 통일의 가치를 적극 해석하고 여기에 평화를 결합시키는 것이 기존 민노당의 결함 극복하는 길이다. 

가령 지난 정부 만들어진 ‘국방개혁 2020’안을 보면 국방예산 600조를 넘는데 만약 국방예산을 내년부터 2020년까지 동결할 경우 224조원의 예산 절감이 가능하다. 이처럼 구체적 수치를 두고 ‘총과 밥의 논쟁’을 시도해볼 가치가 있다. 그렇지 않고 무조건 평화만 강조한다면 일반 사람들에겐 순진하다는 느낌을 준다. ‘안티민노당 패러다임’을 벗고 독자적이면서 보편적인 대안을 모색해달라.

안티민노당 패러다임에서 벗어나야

조국 서울대 법대 교수 – 금융위기가 오면서 상황이 많이 바뀐 듯하지만 국내는 시장만능정책이 기승을 부리고 있고 정부와 한나라당이 실책해도 진보신당에 득이 되지 않는다. 지금 시기에서 진보정치는 우리나라가 미국식 세상이 아닌 다른 세상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어야 한다.

또한 천민자본주의에 의해 대중이 어떤 고통을 받고 있는지 분석해야 하며, 그 분석에 기초해 진보세력이 고통을 해결하는 것을 보여주어야 한다. 그런데 진보세력은 야구의 홈런과 같은 ‘빅볼’을 노리고 있는데 번트를 대서 진루하는 ‘스몰볼’로도 승리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어야 한다.

무엇보다 서점에서 현대정치론, 정치학개론 같은 대학교 1학년 교재를 봐야 한다.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현대정치의 원류와 동력이 담담히 기술되어 있다. 이를 되짚어봐야 한다. 그리고 2010년 지방선거가 이명박 정권에 대한 심판이 될 것 같지만 진보정치가 도약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이를 준비하기 위해 진보정당 활동가 다수가 지금 지역으로 내려가는게 어떨까?

임종인 전 열린우리당 의원 –  9월달에 북유럽을 다녀왔는데 그곳은 우리와 많이 다르더라, 우리나라는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며 외국자본과 부자를 위한 노골적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일단 반한나라전선을 어떻게 형성하느냐가 중요하다. 민주당이 자기 주장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진보세력의 목소리를 내고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오늘 이 자리는 진보신당을 중심으로 진보세력의 미래를 모색하는 자리지만 민노당과의 관계가 중요하다. 스웨덴은 지금 우파정권인데, 사민당은 녹색, 좌파당과 연합을 형성해야 내년 선거에서 정권을 잡을 수 있다고 본다. 사민주의의 역사가 100년 된 곳도 단독으로 정권 잡기가 어려운데 우리 진보세력은 열악한 환경에서 어떤 식으로든 힘을 합쳐, 국민에게 새로운 길을 열어줘야 한다. 

오유석 여성정치세력민주연대 대표 – 정치를 어떻게 바꿀 것인가, 논의가 진행되었으면 한다. 시민 사회 내에서 정치적 중립을 이름으로 진행되었던 행위와 관련해서 시민 사회단체가 자신의 입장을 명확히 보여야 한다.

시민사회 전체가 2010년을 앞두고 내부의 상층 협상 테이블이 있어야 한다. 여성들은 지금까지 해왔던 먹거리 운동, 감세, 의료 민영화 등 각계 요소에서 각자가 절박한 상황이 있는데 이를 현실적인 대안과 정책을 드러내고 담아낼 수 있는 그릇을 만들어내야 한다. 진보신당이 당으로서 위치를 고수하기보다, 연대를 제시할 수 있지 않나? 실제 여성을 파트너로 생각할 수 있는 정당이었으면 한다.

분당은 수구언론에 속은 것

성한용 한겨레 선임기자 – 지난 2월, 민노당이 깨진 날 현장에서 절망했다. 보수는 부패로 망하고 진보는 분열로 망한다고 했다. 당 개혁안을 힘으로 부결시킨 자주파의 잘못도 있지만, 비대위원장을 사퇴하더라도 일단은 남아 있었어야 했다.

오히려 수구언론에 당한 측면 있는 것 같다. 수구언론들이 민주노동당이 종북주의를 청산하면 국민들이 자연히 따라갈 것이라고 보도한 이후 분당이 되었는데 그 이후 <조선일보>가 진보신당을 다루는 것을 보면 속은 것 아닌가? 참담하다. 총선에서 완패했고 진보신당은 해체 위기까지 몰렸다.

진보신당의 가치 중 평등-평화-생태-연대, 이 중 연대에는 노동, 복지, 평화, 생태, 등이 있지만 정치적 연대가 보이지 않는다. 정당이 이러면 안된다. 스타가 몇 명 있어도 그 스타들이 영원할지 모르겠다. 민주노동당은 조직이 있고 이름도 있지만 조직이 메말랐고 분열상태에서는 미래가 없다. 진보신당도 페이퍼는 화려한 듯한데 발 밑이 캄캄하다.

내가 생각하는 끔찍한 장면이 있다. 2010년 2012년에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의 후보가 한 지역에서 각각 출마하는 것이다. 2010년에는 반드시 연합공천을 해야 한다. 가능하다면 민주당과도 해야 한다. 2012년 총선이나 이후 대선을 앞두고는 합당하거나 합당을 선언한 상태에서 연합공천을 해야 한다. 연대는 승리로 이어지고 분당은 현실정치에서 패배로 이어진다.

금민 사회당 17대 대선후보 – 진보신당의 4대 가치는 지난 7~8년동안 진보정당의 발전을 보여준다. 새로운 가치를 발굴하고 기존 가치와 통합시키는, 통합이 일어나는 시기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대안을 가져야하며 그 대안은 경제대안이여야 한다. 4대 가치에는 경제대안이 없다.

   
 ▲심상정-노회찬 상임공동대표가 간담회 참석자들의 고언을 듣고 있다.(사진=정상근 기자)
 
 

우석균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실장 – 진보신당이 촛불운동에서 했던 역할은 가장 훌륭했던 활동이었다. 새롭게 등장한 촛불운동에 끝까지 복무해야 한다. 또 진보신당에만 해당되는 ‘그 무엇’이 없다. 경제위기의 대안은 진보정치의 앞날이며 대안이 없으면 진보정치도 재미없다.

이번 경제위기가 케인즈로 돌아가자는 대안으로 해결할 수 없다. 이미 케인즈주의의 한계로 신자유주의가 나왔고 다시 그 신자유주의 한계가 왔기에 사민주의로 해결하지 못한다. 진보정치의 대안은 사민주의를 뛰어넘는 획기적 대안이여야 하며 매우 급진적 대안이어야 한다.

열정과 헌신 있지만 대중 정서 못 읽어

김정명신 교육개혁시민모임 공동대표 – 교육감 선거기간 동안 진보신당 당원들의 열성적이고 헌신적인 모습을 봤다. 정당이 그런 당원들로 구성된 것은 행복한 일이란 생각이 들었다. 문제는 나에게도 해당하는데 원칙적 입장 견지하다 보니 대중정서 못 읽고 가는 경우가 있다. 운동하는 사람들은 원칙을 얘기하면 되는데 정치는 이들의 박탈감과 스트레스를 어루만지며 가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심상정 상임공동대표의 고양에서의 실험이 성공했으면 하는 기대가 있다. 나 역시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의 교육정책 차이 못 느끼지만 교육 부분에 있어 계속 시의적절한 논평이 필요하다. 과하게 희생되고 있는 전교조나 교사들을 어떻게 도와야 할지도 고민해야 한다.

김헌태 전 한국사회여론연구소장 – ‘묻지마 선거’로 뽑힌 이명박 정부 6개월 만에 ‘묻지마’에서 ‘알아서 생존’으로 바뀌어 생존이 시대정신이 되는 현실이 왔다. 진보는 분열하고 적절한 수준의 타협도 못했기에 반격의 근거지가 되는데 실패했다. 중요한 것은 지금이 패배의 초입이라는 것이다.

민주당 지지에서 떨어져 나온 것이 수도권 진보층인데 이들이 촛불시위 때 주동이 되었던 세력이다. 이들은 진보신당이 고민할 수 있는 지점이 있다. 이들은 노동 현실에 대해 의외로 무관심하면서 민주당에 대해 경멸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또 이들은 공정한 가치를 훨씬 더 반영할 수 있는 세력이면서도 아이들을 국제중이나 외국에 보내고 싶어 한다.

이 층들이 가지는 사회적 정의와 올바른 성장에 대한 가치지향적 측면을 진보신당이 어떻게 접근할 것인지 고민이 필요하다. 지금 이명박 정부는 대중과 직접 부딪히고 있는데, 이 충돌 부분에서 지금까지와 같이 현장에서 같이 하는 모습을 보이는 게 중요하다. 또 다름보다 같음을 확인하면서 가능한 수준까지 연대하고 통합해야 한다. 합리성을 공유하고 다양성은 인정하는, 새로운 진보의 재구성이 필요하다.

촛불, 정의 지향하지만 노동 현실에 무관심하고 경쟁적

김영철 RTV 상임 부이사장 – 나는 대중적 외연을 확장하는 기술적 방법을 제안하고자 한다. 정서적 분야에서 대중들과 호흡하는 것이 대중문화와 스포츠 등인데, 진보정치는 연예인과 프로 스포츠와 거리가 멀다. 그런데 진보신당 주축 당원인 요즘 젊은 사람들은 프로 스포츠 굉장히 좋아한다.

젊은 연예인들과 스포츠 스타도 이전과 많이 다르다. 굉장히 발랄하고 자존심이 세다. 이들이 진보적 정치인 만났다고 불이익을 우려하거나 하진 않는다. 이름만 얘기하면 깜짝 놀랄 대스타도 심상정 대표를 좋아한다고 말했다. 이들의 발랄한 진취성이 우리가 배워야 할 생활, 정서의 진보다. 진보정치는 문화예술 접근전략을 새로 짜달라. 보다 대중적으로 넓혀야 한다.

하승창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운영위원장 – 총선 투표율 46%의 의미를 두고 선택지가 없는 상황에서 투표했다고 하지만 그 점에서 진보신당도 선택지가 못되었고 정치적으로 패배한 것으로 말할 수 있다. 보수적 지형의 정치가 사회 안에 있고, 진보세력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말해주는 것이다.

참고자료 중 유심히 본 것은 토론 방식에 대한 것인데 간단하고 뻔히 아는 방식 외에는 없었다. 또 정당의 정체성 위치를 어디에 위치지울 수 있을까 등을 모아가는 과정이 중요하다. 경계가 없는 것도 중요하다. 우리 당원, 우리 당, 우리 그룹이라고 생각하면 민노당 연합공천이 힘들다. 여러 세력이 대안정치를 모색하는 상황에서 진보신당이 어떻게 할지 지금과 다른 방식으로 생각해 보아야 한다. 

백승헌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회장 – 민변 20년을 맞아 많은 이야기를 들었는데 이는 진보신당에도 유효하다. 우선 민변이 비판이나 저항에는 능하지만 문제해결능력이 없다는 것, 비상시기나 대규모 주제에는 목소리를 내는데 일상생활에서 기여하는 부분이 없다는 것, 마지막으로 민변의 의견이 전체집단을 위한 것인지 진보대중을 위한 것인지 헛갈린다는 지적이다.

때로는 전달과정이 미숙한지, 자기 성찰의 부족인지, 일반시민들과 소통이 안되는 부분이 있다. 스스로 기득권화된다는 지적을 많이 받았고, 지금도 그 지적에서 독립적이지 못하다. 정치세력이 자기 주장을 하면서 국회의원, 지자체장 등 사회적 영향력 확보하는 과정에서 또다른 기득권 집단이란 걸 느끼게 하지  말아야 한다. 쉽지 않은 길이지만 같이 찾아나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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