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찰과 용역들 손발이 착착 맞더라고요”
    By mywank
        2008년 10월 21일 05:06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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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훈씨 (사진=손기영 기자)
     

    20일 저녁, 김소연 기륭전자 분회장과 이상규 민주노동당 서울시당 위원장이 올라간 철근구조물(망루) 아래에는 10여명의 시민들이 몰려있었다. 급하게 설치된 망루가 흔들리지 않게 하기 위해, 시민들은 구조물을 손으로 지탱하고 있었다.

    하지만 구조물 아래에 있던 시민들 중 8명은 얼마 지나지 않아 전경에 의해 강제연행되었고, 한 시간 뒤 연행된 시민 3명이 들것에 실려 나왔다. 모두 얼굴 주변에 부상을 당했고, 1명은 눈 부위를 크게 다쳐 의식을 잃은 상태였다.

    이날 저녁 김소연 분회장이 올라간 철근구조물을 지키다 경찰에 연행당한 뒤, 정문 안쪽에서 용역깡패에게 폭행을 당한 문재훈 서울 남부노동법률상담소장을 21일 오전 경찰청 앞에서 열린 ‘기륭 폭력사태 방조’ 규탄집회 현장에서 만나보았다.

    그의 눈 주위에는 세로로 10cm 정도의 상처가 나있었다. 관자놀이를 가격 당해 잠시 쓰러진 문씨를 용역깡패들이 아스팔트 바닥으로 끌고 다녀 생긴 상처였다. 당시의 상황을 설명하는 그의 표정에는 ‘두려움’이 가득차 있었다. 다음은 문재훈 씨와 나눈 인터뷰 전문이다.

                                                       *  *  *

    – 폭행을 당하기 전 상황은?

    = 망루(철근구조물)를 세웠을 때 망루가 안정적으로 세워지지가 않았어요. 망루가 균형이 잡히지 않아 무너질 수도 있는 상태였어요. 고정이 안 되면 망루 자체가 위태로워 망루 아랫부분을 10여 명의 시민들과 함께 잡고 있었죠. 하지만 갑자기 전경들이 달려와 망루를 잡고 있던 시민들을 밀어내고 8명을 연행했어요.

    – 연행 뒤 용역들에게 폭행을 당했다고 하는데?

    = 경찰이 저희들을 기륭전자 정문 안쪽으로 연행했는데요. 놀랍게도 연행자들을 관리하는 것은 용역깡패들이었어요. 저는 ‘경찰에 연행된 것이지, 너희들한테 욕을 들을 일이 없다’고 항의했죠. 그러자 용역들이 제 관자놀이를 가격했어요. 그리고 제가 쓰러지자 아스팔트 바닥에 끌고 다녔어요. 그래서 얼굴에 이렇게 상처가 났죠. 제가 맞고 있을 때, 바로 옆에 회사 관계자들도 지켜보고 있었지만, 말리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어요.

    – 당시 상황을 보고 어떤 생각이 들었나?

    = 정말 이상했어요. 저를 연행한 건 경찰인데, 저를 관리하고 풀어준 것은 용역깡패였어요. 아무리 생각해도 제가 처한 상황이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갔어요. 저도 젊었을 때는 맞받아 때리고 그런 사람이었는데, 어제는 한 대도 못 때리고 용역들에게 사정없이 얻어맞았어요. 참 서러웠어요.

       
      ▲고통스런 표정을 짓고 있는 문재훈씨 (사진=손기영 기자)
     

    – 오늘 회견에서 ’20일 사태’를 경찰과 용역의 ‘합동작전’이라고 말했는데?

    = 경찰이 해산 방송을 하면 시위를 진압하는 것은 깡패들이었어요. 또 경찰이 용역들에게 저항하는 시민들을 막아서니, 이를 보고 용역들이 고맙다고 박수치는 장면을 보고 깜짝 놀랐어요. 어제 경찰과 용역들은 미리 연습이라도 한 듯, 손발이 척척 잘 맞더라고요.

    – 경찰이 119 구급차의 진입까지 막았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 어제(20일) 저녁 ‘안티 MB’ 회원인 ‘윤활유(닉네임)’님은 연행 전에 용역에게 눈을 정면으로 맞아 의식이 잃은 상태였죠, 그런 사람을 연행해 갔어요. 이후 119 구급차가 정문 안쪽으로 들어가려고 했지만, 열어주지 않았어요. 결국 뒤늦게 구조대원들이 들어가 고대 구로병원으로 그를 후송했지만, 안압이 높아져 수술도 바로 하지 못했어요. 10분만 구급차가 일찍 들어갔어도,  병세가 악화되지 않았을텐데….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 어제 경찰은 자신들의 직무를 방기하고, 용역깡패와 구사대의 방패막이를 자처하려고 했어요. 이렇게 경찰이 ‘자본의 지팡이’가 되는 나라에 사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사람도 아니에요. 어제 민주주의와 인권이 무너지는 현장을 봤어요. 오늘이 경찰의 날인데, ‘촛불시민’들을 검거하는 데 혈안이 되어 있고 자본을 옹호하기 바쁜 경찰이 제 모습을 찾았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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