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제중에서 구린내가 난다
        2008년 10월 20일 04:48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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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제중학교가 보류되었다가 다시 강행한다고 하여 시끄럽습니다. 오늘 10월 20일 오전에도 서울시교육청 앞은 국제중 찬성과 반대 기자회견이 각각 열렸습니다.

    잠시 그동안의 과정을 복기해보겠습니다. 지난 15일 수요일 오후 6시경 서울시 교육위원회는 국제중 지정 심의를 보류시켰습니다. 무난하게 통과될 것이라는 예측과 정반대의 결과였습니다. 일각에서 제기되었던 ‘1년 연기’와도 다른 결정이었습니다.

    물론 이러한 결정을 서울시 교육위원회가 단독으로 하지는 않았을 겁니다. 공정택 교육감의 판단도 작용했을 겁니다. 사교육 관계자, 자사고 관계자, 위탁급식 업자로부터 선거자금을 받아 검찰의 수사가 시작되고 사퇴 여론이 비등한 시점에 국제중을 설립한다고 하면, 아무래도 기름에 불을 끼얹는 격이니까요.

    그래서 공정택 교육감과 일부 교육위원들 사이의 사전 교감에 의해 ‘국제중 심의 보류’ 결정이 이루어졌다고 봐야 합니다. 소나기를 잠시 피해가자는 심정 아니었을까요.

    잠시 소나기 피하자는 심정?

    하지만 바로 다음날인 16일에 상황은 뒤집어집니다. 부교육감이 기자들 앞에서 국제중을 강행하겠다고 말합니다. 서울시 교육위원회에 재심의를 요청하겠다고 밝힙니다. 서울시 교육행정의 의회 격인 서울시 교육위원회의 결정에 행정부가 정면으로 맞섭니다. 왜 그랬을까요?

    어느 쪽이든 반발했을 겁니다. 보류 결정에 대해 청와대나 교과부가 윤허하지 않았을 수도 있고, 사교육업체나 사학 관계자가 반발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청와대나 교과부의 사후 개입은 흔적이 잘 안 보입니다. 하긴 15일 보류 결정을 서울시 교육위원회 단독으로 하지 않았다면, 공정택 교육감과 교육위원회 사이에 사전 교감이 있었다면, 청와대와도 사전 교감이 있었겠지요. 윤허를 했는데, 그 다음날 다시 재고하라고 하면 청와대나 윗선의 모양새가 상당히 우스워지겠죠.

    아무래도 사교육업체나 사학 관계자의 반발이 아닐까 합니다. 공정택 교육감과 관계를 맺고 있었던 분들이, 국제중 설립을 철석같이 믿고 그에 대비한 사업들을 하고 있거나 준비하였던 분들이, 불시에 청천벽력과도 같은 ‘보류 결정’을 듣지 않았을까요.

    믿었던 공정택 교육감 측에 항의하고 반발하는 건 당연지사고, 이 과정에서 서울시교육청은 16일의 강행 표명 입장으로 선회하지 않았을까 판단됩니다.

    업계에는 청천벽력 같았을 ‘보류’

    재밌는 부분은 17일 금요일입니다. 보류와 강행 입장이 번갈아 나오면서 17일부터는 서울시 교육청 정문 앞이 바빠졌습니다. 30분 간격으로 찬성과 반대 기자회견이 열립니다.

    그런데 17일의 국제중 설립 촉구 기자회견은 ‘학사모’(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모임)가 열었는데, 근처 사거리에서 대원학원의 버스가 발견되었답니다. 몇몇 사람들이 쫒아가니, 휑~ 하고 사라졌는데, 불행 중 다행으로 <한겨레>가 취재에 성공하여 기사를 실었네요.

    그러니까 당시 기자회견 자리에 대원중학교 등 대원학원 교사들이 참여했답니다. 대원외고의 통학용 버스는 그런 교사들을 친절하게 학교 앞에서 실어왔답니다. 대원학원이라면, 국제중 신청서를 제출한 대원중학교가 있는 사립재단이랍니다. 대원중학교 이외에 대원고, 대원여고, 대원외고도 함께 운영하고 있답니다.

    그러니까 ‘학사모’라는 학부모단체가 만든 자리를 빌어 국제중 이해당사자가 목소리를 낸 겁니다. 뭔가 그럴싸한 자리를 빌려 이권을 취하고자 한 겁니다.

    20일 월요일 오전 기자회견에서는 이런 모습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아무래도 <한겨레> 보도 이후에 조심하는 거겠죠. 하지만 앞으로 비슷한 일이 벌어지지 말라는 법은 없습니다. 공정택 교육감을 믿었던 분들이 믿는 도끼에 발등을 찍힌 다음에, 직접 음으로 양으로 움직이려고 할 테니까요.

    그러니 어느 자리에서든 공개적으로 국제중 찬성이나 설립 촉구 발언을 하는 분이 계시거든,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답니다. 특히 사학이나 학원가와 어떤 관계가 있는지 살펴야 할 겁니다.

    물론 제일 좋은 건 그런 분들이 “나, OO학원 관계자인데, 국제중은 설립되어야 해”라고 말해주는, 솔직담백한 모습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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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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