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는 노동자도 못 되는 사람들"
    By mywank
        2008년 10월 20일 03:27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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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는 26일 오후 2시 대학로에서 대규모 ‘비정규직노동자대회’가 열린다. 전국비정직노동자대회 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는 20일 오전 11시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날부터 26일까지 1주일간을 비정규직 문제해결을 위한 ‘투쟁 주간’으로 선포했다.

    이를 위해 추진위는 26일에 열리는 비정규노동자대회를 포함해, 기륭전자 강남성모병원 재능교육 등 투쟁사업장 집중투쟁 및 집중 촛불문화제, 간접고용 비정규노동자 증언대회, 비정규 열사 합동추모제 등을 개최할 예정이다.

       
      ▲‘비정규투쟁주간’ 선포 회견 모습 (사진=손기영 기자)
     

    이들은 이날 성명을 통해 “너무나 많은 비정규 노동자들이 처절한 투쟁을 계속하고 있다”며 “기륭전자 분회, KTX 열차승무지부, 이랜드 일반노조, 코스콤 비정규지부 등 장기투쟁 사업장의 현실은 오늘날 비정규 노동자들의 처지를 잘 보여 준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어 “하지만 경제위기 극복의 방법이 오직 ‘노동자 쥐어짜기’에만 있다는 듯이 대한민국의 정권과 자본은 870만 비정규직도 모자라 비정규직 확대에 더욱 열을 올리고 있다”며 “최소한의 권리를 주장하는 비정규노동자들의 투쟁에 대한 국가와 자본의 탄압은 갈수록 악질적으로 변해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또 “이런 상황에 맞서 비정규악법을 철폐하고 비정규노동자가 없는 날까지 우리의 외침을 이어가기 위해, 오는 26일 전국비정규노동자대회를 열 예정”이라며 “이번 주를 ‘비정규투쟁주간’으로 선포해, 투쟁사업장 집중투쟁, 비정규노동자 증언대회 등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집중 투쟁, 증언 대회 등

    회견에 참여한 ‘전국비정규직노조연대회의’ 구권서 부의장은 “우리에게는 아직 분노가 모자란 것 같다”며 “기륭전자, 이랜드 노동자들의 생존을 건 투쟁이 1000일이 넘어가는 상황에서 세상은 비정규직 문제에 대해 너무도 조용하다”고 지적했다.

    구 부의장은 이어 “870만에 달하는 비정규노동자들에 대한 자본가들은 정신을 차리기는커녕 알량한 ‘비정규직 악법’을 또 다시 개악하려고 한다”며 “희망이 없지만, 희망을 말할 수밖에 없는 비정규직노동자들 위해 우리사회가 조금만 더 분노하고 단결하자”고 강조했다.

       
      ▲발언을 하고 있는 유흥희 기륭전자 분회원 (사진=손기영 기자)
     

    유흥희 기륭전자 분회원은 “이제 기륭전자 투쟁이 며칠 째인지도 모르겠다”며 “사람은 행복하기 위해 살지만, 노동자로써의 정당한 권리조차 행사하지 못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사용자들의 뜻에 따라 행복이 결정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유 분회원은 이어 “이제 ‘0개월 계약직’이라는 말도 안 되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는데,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직면한 현실이 너무도 비참하다”며 “하지만 이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더 이상 물러날 곳도 없기 때문에 끝까지 싸우는 방법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강종숙 학습지노조 위원장 직무대행은 “학습지 교사 등 특수고용 비정규노동자들은 누구도 ‘노동자’라고 부르지 않는다”며 “또 노동조합을 만들 권리기 없기 때문에, 부당하게 해고를 당해도 하소연 할 데가 없다”고 밝혔다.

    "이 새끼들아 이제 세상이 바뀌었어"

    강 직무대행은 “오늘로써 재능교육 투쟁이 305일차를 맞았는데, 투쟁을 시작할 때, 회사 노동담당 이사가 ‘이 새끼들아 지금 세상이 바뀌었어’라고 말한 이후에 재능교육 비정규노동자들에게 대한 무차별적인 폭행과 투쟁물품을 탈취가 이어졌다”며 “세상을 바꾸지 않는 이상 특수고용노동자들을 자본으로부터 보호하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남성모병원 비정규노동자인 홍희자 씨는 “투쟁을 시작한지 30일이 조금 넘었는데, 얼마 되지는 않았지만 그동안 우리의 투쟁이 얼마나 정당한지를 배우고 있다”며 “투쟁 전에는 다른 투쟁사업장의 문제가 제 일처럼 느껴지지 않았지만, 이제는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홍 씨는 이어 “우리는 그동안 성모병원에서 일했고 병원에서 시키는 일을 했기 때문에, 병원에서 우리의 문제를 책임져야 한다”며 “파견업체는 아무것도 하는 일 없이 중간에서 돈만 챙겼고,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피와 땀을 빨아먹고 사는 기생충 같은 존재”라고 비판했다.

                                                      * * *

    ‘2008 비정규투쟁 주간’ 일정

    10월 21일 (화)
    – 콜트․콜텍 위장폐업 철회를 위한 거리 문화제 (18시, 청계광장)

    10월 22일 (수)
    – 비정규노동자 권리선언 서명작업 및 선전전 (15시, 신도림역)
    – 간접고용노동자 증언대회 및 거리공연 (16시, 신도림역)

    10월 23일 (목)
    – 강남성모병원 촛불문화제 (19시, 강남성모병원)

    10월 24일 (금)
    – 국정감사 규탄 및 비정규악법 폐기 결의대회 (10시, 여의도 국민은행 앞) –
    – 재능교육 집중투쟁 및 촛불문화제 (17시~, 대학로 재능교육 본사)

    10월 25일 (토)
    – 열사 묘역 방문 및 제사 (11시, 광주 망월동 모역)
    – 전국비정규직노동자대회 전야제 (19시, 기륭전자 앞)

    10월 26일 (일)
    – 비정규열사 합동추모제 (13시, 대학로)
    – 전국비정규노동자대회 (14시 대학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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