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강진단도 늙고 가난한 게 '죄'
        2008년 10월 20일 11:31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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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난할수록, 나이가 들수록 건강검진의 사각지대에 놓인 것으로 드러났다. 민주노동당 곽정숙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제출한 2007년 건강검진 수검률을 분석한 결과 고연령, 저소득층일수록 건감검진 수검률이 낮아 10,20대의 수검률은 80% 이상인 반면 65세 이상 노인의 경우 50%도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곽정숙 민노당 의원(사진=곽정숙 의원실)
     

    또 소득별 수검현황도 저소득층(보험료 부과등급 기준 1~10등급)은 47.39%으로 평균 59.99%보다 10%p 이상 낮았으며 더욱이 발병이 의심되는 경우 받아야 하는 2차 검진은 37.70%로 매우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나이들고 가난한 게 ‘죄’

    곽 의원이 밝힌 자료에 따르면 가입형태별 검진률은 1차 검진의 경우 직장가입자의 수검률은 73.19%로 32.63%인 지역가입자보다 훨씬 높지만, 2차 검진의 경우 70%가 넘던 직장 가입자의 수검률은 45.98%로 떨어졌다. 직장가입자의 1차 검진은 사업장들의 강제사항이기 때문에 수검률이 높은 반면 자발적 검진인 2차 검진의 수검률은 50%에도 못미치는 것.

    이는 1차 검진인 경우 무료지만 2차 검진인 경우 값비싼 암검사의 본인부담률이 20%에 이르는 등 개인이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경제적 부담으로 인해 검진을 받지 않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연령별 수검률도 65세 이상 수검률이 1차 49.98%로 낮았고, 2차 검진의 경우엔 더욱 심해 26.07%밖에 되지 않았다. 2차 검진의 수검률은 19세 이하가 62.14%로 상대적으로 높았지만, 연령이 높을수록 더욱 낮아져 40~44세부터 50%를 넘지 못했다.

    부자 건보 못믿어 ‘검진 안받고’ 가난한사람들은 ‘없어서 못받고’

    소득별 건강검진 수검률도 소득이 가장 낮은 1~10등급은 1차 수검률은 47.39%로 매우 낮았다. 그보다 소득수준이 나은 11~20등급 65.98%, 21~30등급 64.65%, 31~40등급 57.49%, 41~50등급 49.01%로 높아졌으나 61등급부터는 30%에도 못미쳤고, 특히 가장 부자인 91~100등급은 28.30%에 불과했다.

    곽 의원실측은 "부자들은 꾸준하고 지속적인 건강관리를 하기 때문에 수검률이 낮은 반면 가장 가난한 1~10등급의 사람들은 건강검진 자체도 챙길 여력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고령일수록, 저소득층일수록 건강검진에 대한 국가적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1차 검진에서 이상이 있다고 의심돼 2차 검사를 받은 수검률도 전체적으로 낮았지만 그나마 1~10등급은 37.70%, 11~20등급 44.48%, 21~30등급 46.27%로 상대적으로 높은 반면 부자인 71~80등급 28.44%, 81~90등급 25.60%, 91~100등급 24.32% 등으로 낮아, 부자들은 건보가 아닌 다른 방법을 선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부자와 가난한 사람들이 건강검진에 대한 다른 생각은 지난 2003년 보건복지부가 건강검진을 받지 않은 미수검자들에 대해 ‘왜 건강검진을 받지 않느냐’는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나타난다.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응답은 ‘별다른 증상이 없고 건강하다고 생각돼서'(26.5%)와 ‘시간이 없어서'(19.8%)로 절반 가까이 차지하는 반면 ‘형식적인 것 같아서'(18.6%) ‘검사결과를 신뢰할 수 없어서'(2.4%) 등으로 나타났다.

    부자들은 건강보험공단을 신뢰하지 않아 공단이 실시하는 건강검진을 받지 않고, 가난한 사람들은 돈이 없어 검진을 제대로 못받는 셈이다.

    전국민 주치의제도 도입해야

    곽 의원은 "검진을 통해 질병이 발병해도 질병치료의 몫은 온전히 개인에게 돌아가고 있는데 이에 대해 국가적 대책을 세우지도 못하고 있다"며 "특히 저소득층, 고연령 등 의료사각지대에 놓인 계층들을 위해 예방중심의 의료시스템을 확립하는 전국민 주치의제도를 도딥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곽 의원이 분석한 지난해 정부의 예방적 의료비 비중은 건강검진·증진 사업 비용이 전체 보험급여비의 0.1%(254억2700만 원), 건강검진비 1.74%(4272억9900만 원)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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