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민들 가슴 속에 천불이 난다"
    By mywank
        2008년 10월 17일 03:17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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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봉화 보건복지부 차관의 ‘쌀 소득보전 직불금’ 파문이 공직사회와 정치권으로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전국농민회총연맹과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소속 농민 10여 명이 17일 오후 1시 광화문 동아일보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쌀직불금 부당수령’을 규탄하고 나섰다.

    이들은 성명을 통해 “정부 요직에 앉은 인사들이 소유한 땅은 대부분 농지로 되어 있는데, 이명박 정부 인사들 중에는 농민들이 많은 것 같다”며 “이들은 논, 밭으로 일하러 가는 것이 아니라, 도시로 출퇴근 하는 ‘가짜 농민들’”이라고 비판했다.

       
      ▲‘쌀직불금 부당수령’ 문제 해결을 요구하는 농민들 (사진=손기영 기자)
     

    이들은 이어 “비료값 폭등, 사료값 급등, 기름 값 폭등 등 생산비는 치솟고 있는 상황에서, 울고 싶은 농민 뺨을 때린 쌀직불금 불법 수령자들은 농민 앞에 무릎 꿇고 사죄해야 한다”며 “우리 농민들은 참을 만큼 참았고, 가슴 속에는 천불이 난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 “이명박 정부는 비경작자 부당수령 직불금을 전액 환수하고, 환수한 직불금을 실경작자들에게 돌려줘야 한다”며 “쌀직불금을 부당 수령한 고위 공직자, 공무원, 정치인들의 명단을 공개하고 위법이 확인될 경우 즉각 처벌하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이들은 “부재지주의 소유현황을 정확히 파악하고, 농지법상 ‘강제처분명령’ 제도를 강화해, 불법 편법 농지소유에 대해 보유농지를 농지은행에 강제 처분조치하라”며 “정부는 직불금 부당수령 사태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 농지소유규제를 강화하라”고 말했다.

    김포에서 쌀농사를 지고 있는 조종배씨(45)는 “비료 값, 농약 값, 농기계 값 모두 오르고 있지만, 오히려 쌀값은 떨어지고 있다”며 “직불금이라도 받아야 입에 풀칠이라도 하고 살 텐데, 외지인인 땅주인들이 가로채가니 소작농들은 이를 받을 방법이 없다”고 밝혔다.

       
      ▲ 기자회견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는 조종배씨 (사진=손기영 기자)
     

    조씨는 이어 “이런 상황을 도저히 참을 수 없어, 그동안 받지 못한 ‘쌀직불금’ 문제를 작년 3월 전국에서 처음으로 김포 월곶면사무소에 신고했다”며 “하지만 나 같이 직불금을 받지 못했다고 신고하게 되면, ‘괴씸죄’로 매장 당하게 된다”고 말했다.

    조씨는 또 “또 이렇게 소문이 나면 땅주인은 신고한 소작농 대신 다른 사람에게 농사를 지라고 땅을 주게 되고, 정부 역시 그동안 받지 못한 쌀직불금을 소작농에게 주는 게 아니라, 국고로 환수시키니 누가 신고를 할 수 있겠냐”고 강조했다.

    아울러 조 씨는 “결국 당시 쌀직불금 문제를 신고한 저는 땅주인이 다른 소작농에게 땅을 맡겨 한동안 농사를 짓지 못했고, 미지급된 직불금도 받지 못했다”며 “국고로 환수한 직불금을 소작농들에게만 다시 돌려줘도 ‘불법 수령’을 신고하는 농민들이 많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회견에 앞서 전농, 전여농 소속 농민 10여 명은 낮 12시부터 청계광장에서 쌀직불금 부당수령 문제를 비판하는 ‘진짜농민 퍼포먼스’를 벌인 뒤, 한승수 국무총리를 면담하기 위해 정부종합청사로 행진을 시도했지만, 경찰에 제지로 면담을 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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