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음의 준비, 보이지 않는 준비 중"
        2008년 10월 15일 05:56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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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산 북구가 지역구인 윤두환 한나라당 의원이 1심에서 의원직을 상실하는 벌금 150만 원을 선고받아 최근 이 지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때문에 이 지역에서 큰 표 차이로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전력이 있는 조승수 전 민주노동당 의원에 대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조승수 전 의원(사진=레디앙)

    아직 2심과 최종심이 남아 있어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지켜봐야 하지만 조승수 전 의원은 <레디앙>과의 통화에서 재선거가 이루어질 경우 출마한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그는 이번 인터뷰에서도 “마음의 준비와 보이지 않는 준비”를 하고 있다며, 조심스럽지만 출마 의사를 밝혔다. 

    지난 민주노동당 분당 과정에서 이른바 ‘선도탈당파’로 적극적인 분당을 주장하다가 분당 이후 진보신당에 참여해 녹색특위 위원장을 맡고, 따로 ‘에너지정치센터’를 여는 등 ‘녹색정치인’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그는 분당 과정에 대해 “함께 갈 수 있는 방향을 더 고민하지 못했던게 아쉽”지만 “똑같은 상황이 오더라도 같은 정치적 판단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녹색정치인’으로서 적록연대에 대해서는 “평등과 생태는 같이 나아가는 부분”이라며 “적녹연대가 되지 않으면 진보가 아니고, 새로운 사회를 만들 수 없다”고 단언했다. 이번 인터뷰는 15일 오전 10시 30분부터 약 1시간여 동안 <레디앙> 사무실에서 이루어졌다. 아래는 인터뷰 전문.

                                                         *     *     *

    – 지난 2004년 권영길 의원과 함께 진보정당 역사상 최초의 지역구 의원이 되었었다. 당시 국회에 입성할 때 “노동자들과 지지자들의 요구를 어깨에 메고 그들과 국회에 들어가는 것”이라는 당선 소감이 인상 깊었다. 지나간 일이기도 하고 그 기간도 짧았지만, 지난 의원시절은 어땠나?

    에너지, 탈핵 문제 제기한 국회 산자위 시절

    = 그 때만 생각하면 아쉬움이 많이 든다. 1년 반 정도, 국회에서 활동을 했었는데, 나에게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짧았지만 당시의 활동들이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에너지정치센터와 연계되는 성격, 의미도 있다.

    내가 속한 산업자원위원회(이하 산자위)가 국회 상임위 중에서 특별히 쟁점을 가지고 있거나 크게 중요한 의미를 부여받는 상임위는 아니었다. 그런데 내가 들어가면서 에너지 문제와 탈핵(脫核)과 같은 기존 산자위가 제기하지 않았던 시각과 개념을 가지고 문제제기를 했었다.

    그때를 돌아보면 사회경제정책 전반에 대해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의 차이가 없었듯, 에너지 부문과 관련해서도 보수정당들의 차이가 없어 대립각을 세울 수도 있었는데, 혼자이다 보니 이런 문제들을 크게 부각시키거나 전면화하는데 역부족이었다.

    그러나 지금 돌이켜 보면 이명박 대통령이 얘기하는 ‘저탄소 녹색성장’이 기존 보수 정당과 민주정부 10년 동안 이어진 기조이기 때문에, 이에 대응할 수 있는 진보의 가치 토대가 마련된 계기가 될 수 있다고 개인적으로 보고 있다.

    – 의원직을 상실한 이후부터 지금까지는 어떻게 지냈나?

    = 2005년 말 경, ‘버마 민주화를 위한 아세안 의원 모임(AIPMC)’라는 단체의 초청으로 말레이시아에서 ‘미얀마 가스개발’과 관련한 사례발표를 할 기회가 있었다. 그리고 2005년 연말부터 2006년 초까지는 당대표 선거에 나갔고, 결과적으로 실패했다.

    2006년 7월부터 9월 말까지 두 달 반 동안은, 미국, 독일, 스웨덴 쪽의 주요 경제정책연구소와 환경단체, 각국의 국회와 정당 등 유럽 쪽 중요한 나라에 대한 스터디 투어를 했었다. 그 때 사람들을 만나고 일정을 보냈던 과정들이 비록 짧았지만 유익했던 것 같다.

    이후 2007년 초에는 진보정치연구소 소장으로 와서 연말까지 있었다. 그 때 민주노동당 위기의 근원에 대해 천착하면서, 몇 달 동안 사람들과 논의하고 고민하면서 분당 과정에 대한 고민들이 시작되었다. 그리고 2007년 말, 분당과정이 이어졌고, 진보신당이 창당하고 총선이 끝난 이후, 4월달부터는 ‘에너지정치센터’를 만들어 활동하고 있다.

    – 지금 녹색정치를 고민하고, 공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 이유가 무엇인가? 자신이 녹색정치를 지향하고 있는 정치인으로 불리기를 원하는가?

    평등-평화-생태

    = 내가 녹색 얘기하면 사람들이 ‘당신이 흑색이지, 왜 녹색이냐?’고 하더라(웃음) 사실 진보정치연구소 소장으로 있으면서 민주노동당 위기의 근원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고, 이와 함께 내 나름대로 한국사회에 대한 진단을 했었다.

    이 때 내가 생각한, 한국사회가 당면하고 있는 과제를 담론적 수준으로 개념화하면 ‘평등-평화-생태’, 세 가지인데, 이것은 서로가 서로 간에 전제가 되기도 하고, 기초가 되기도 한다.

    그 동안 한국의 진보진영은 평등의 문제를 제기해 왔다. 물론 비정규직 문제 등 평등은 여전히 중요한 문제이지만 평등이나 평화가 생태에 기초하지 않는다면, 현재의 기후 온난화와 식량난, 에너지와 같은 문제들이 해결될 수 없다.

    또한 진보가 생태를 자기 의제화하지 않는다면 진보가 아니라는 결론에 도달했었고, 그 때부터 생태를 말하기 시작했다. 나 스스로 녹색정치인으로 설정을 하긴 했지만, 나 역시 이른바 ‘오랜 구진보’ 관성에 놓여있기 때문에, 스스로 떨쳐 나가는 과정에 있다고 말 할 수 있다.

    – 최근 ‘에너지정치센터’를 만들어 일하고 있는데, ‘에너지정치센터’에서는 어떤 일들을 하고 있나?

    = 기후변화, 지구온난화, 고유가 문제는 모두 에너지 문제다. 우선 에너지 전환이 되어야 정의로운 생태전환이 가능하다는 판단에서 에너지 문제를 중심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에너지는 정치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으며, 에너지 전략이나 효율도 중요하지만 그 정치적인 카르텔을 깨야 한다. 한편으로는 지역을 매개로 새로운 에너지 전환 시스템을 만들어 나가려 하고 있다. 

    구체적인 사업을 말하자면, 지난 토요일에 <KBS> ‘열린채널’에서 우리 영상팀이 독일과 오스트리아에 가서 찍어온 영상을 방송하기도 했고, 인도네시아에서 이루어지는 산림파괴를 수반한 바이오디젤 생산과정 영상을 찍기도 했다. 또 일본 도요타재단으로부터 ‘부안지역 에너지 자립 만들기 기초용역’ 일을 맡아서 진행하고 있다.

    그리고 아직 발표단계는 아니지만, 자치단체의 에너지 전환을 위한 기초 용역조사를 외국 연구소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진행하려고 하고 있다. 사업이 굉장히 많다. 사실 에너지정치센터 구성원이 대부분 진보신당과 관련된 분들이고, 진보신당 녹색특위 활동과 연관된 사업들이라서 당의 지속적인 콘텐츠를 제공하는 역할들도 같이 하고 있다. 

    – 진보신당 ‘녹색특위’ 위원장을 맡았다. 녹색특위는 어떤 일을 하고, 위원장으로서 어떤 일을 할 계획인가? 

    ‘저탄소 녹색성장’에 대응, 먹거리 안전

    = 진보신당이 과도적 정당이란 성격을 달긴 했지만, 평등 평화 생태 연대라는 4가지 가치를 표방을 하면서, 이를 바탕으로 정당으로서 활동을 해야 하는데, 생태 부분에 대해서는 머리로는 수용했지만 가슴과 몸으로는 아직 체화되지 못한 것 같다. 어떻게 보면 나보다 조금 늦은 단계에 있는 상태라 할 수 있다.

       
      ▲조승수 전 의원(사진=레디앙)

    녹색특위 출범도 이런저런 우여곡절이 있었다. 부문 위원회가 아니라 특위라는 명칭을 달게 된 것도 비정규 특위 등과 형평성을 맞추다 보니 형식상으로 특위의 위치를 가지게 된 것이다. 어쨌든 녹색특위는 일단, 진보신당이 가져가야 할 장기적인 녹색의제를 개발, 기획, 교육하면서 진행하되, 당장은 당면한 과제들을 중심으로 대응하기로 했다.

    당면과제는 크게 두 가지로 설정했는데, 하나는 이른바 이명박 대통령이 말하는 ‘저탄소 녹색성장’에 대한 대응이고 다른 하나는 먹거리 안전이다. 이 두 가지를 가지고, 올해 하반기와 내년 상반기까지 대응하기로 했다.

    특히, 이명박 대통령의 저탄소 녹색성장의 내용을 들여다보면, 녹색을 성장의 문제 안에 집어넣는 등 ‘토건성장’의 큰 철학적 기조와 크게 다를 바가 없다. 그래서 우린 이를 ‘저탄소 녹색성장’이 아니라 ‘고탄소 회색성장’으로 말한다.

    또 ‘먹거리 안전’ 문제는 멜라닌이나 미국산 쇠고기 뿐 아니라 장기적으로 지역에서 로컬푸드와 같은 새로운 지역 먹거리 체계를 고민해, 이후 2010년 지방선거 때 진보신당 출마 예상자들이 지역 활동의 고리로 삼을 수 있도록 할 것이다.

    그리고 지난 13일 대표단 회의에서 결정된 것인데 이명박 정부가 고유가 대책의 일환으로 연소득 3,600만원 이하의 소득자에게 유가환급금을 지급하기로 한 것을 문제가 있는 대책으로 판단하고 이 유가환급금으로 재생에너지 발전소를 만들기로 했다. 

    20여만 원 정도인 이 돈을 개인적으로 처리하기보다는 이명박 대통령의 저탄소 녹색성장에 대응하는 의미로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생산시설 설치를 전국적으로 벌여나가자는 것이다. 진보신당과 지역 광역 지부와 함께, 가능하다면 시민사회까지 같이 포함하자고 하고 있다.

    – 예전에 논란이 된 적이 있었는데, 노동정치와 녹색정치의 조화가 가능하다고 보는가.

    노동문제는 생태문제

    = 정리가 되어야 할 부분은 많다. 나는 노동운동이 환경운동을 조금 더 생각하고, 환경운동이 노동운동에 대한 배타적인 부분을 조금 관용적으로 바꾸는 것을 적녹연대라고 보지 않는다. 평등이 중요한 만큼, 평등이 온전하고 지속성을 가지려면 생태가 있어야 하고 생태 역시 평등이 필요하다. 발상의 전환이 이루어져야 한다.

    ‘어떤 것을 가지고 같이 할 수 있을 것이냐’는 문제는 널려 있다. 공기업 사유화도 그렇고, 물 민영화도 녹색 문제와 연결되어 있다. 먹거리 문제는 지역 노조가 동참할 수 있다. 전력-발전사업 민영화 같은 문제도 논란이 있었지만, 노동조합이 ‘일자리’의 측면에서만 보지 않고 상식과 생태에 기초해 핵 에너지의 생태전환을 수용해 나간다면 충분히 같이 할 수 있다고 본다. 

    기존의 생태운동 측면에서도 노조운동의 폐쇄성과 지나친 권력의 독점, 헤게모니 독점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회피했었지만 사실 생태전환이라는 것이 생산에서부터 출발하지 않으면 소비의 영역에서 적용될 수 없다.

    생산제조의 모든 과정에서 생태에 기초한 노동환경을 만들고 생태적인 제품을 생산해야 한다. 제조과정에서부터 감시자 역할도 충분히 할 수 있다. 이처럼 실천의 매개 고리는 많지만 이것을 모범적인 사업으로 전환한 경우는 많지 않다. 지지난주 ‘적-녹활동가대회’를 열었던 것도 그런 문제를 드러내고 상호간에 스킨십을 해보자는 의미였다.

    – 생태라는 부문이 여러 부문들 가운데에서도 사실 가장 무관심한 부분이다. 아까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했는데 이를 이룰 수 있는 방법이 있는가?

    = 지속적인 토론과 함께 필요하다면 당원대중과 활동가들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 내가 이런저런 노조 활동가 교육을 가는데, 과거에는 내가 진보정당 문제들에 대해 얘기하더니 갑자기 녹색을 얘기하니까 ‘저게 선무당은 아닌지’ 걱정하기도 한다.(웃음)

    실제 교육현장에서 얘기해 보면 사람들이 녹색문제에 관심 있어 한다. 그 중에는 ‘아무리 그래도 비정규직 문제만큼 급한 게 어디있냐’는 논리로 얘기하는 분도 있지만, 대부분 ‘생태에 기초한 평등’과 ‘노동운동과 생태의 결합’ 주장에는 공감한다. 단지 실천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고민이 있다. 그래도 이것(적녹연대)을 하지 않으면 온전한 진보가 아니고, 제대로 된 새로운 사회를 만들 수 없다. 

    – 울산 북구의 재보궐 선거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우선 의원직 상실 원인을 간단하게 설명해 달라. 

    = 법리적으로 따지면 공식선거운동 개시 하루 전날, 주민들이 ‘음식물 자원화 시설에 대한 국회의원 후보 입장을 밝히라’고 요청해서 “나는 자원화 시설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주민들이 동의하지 않는데, 행정부가 일방적인 밀어붙이는 것은 반대한다”고 말했다. 이 것을 한나라당 후보가 고발해 사전선거운동으로 판결받았다. 그날 나에게만 오라고 했던게 아닌데 결과적으로 나만 갔었다. 

    재판과정을 보면 법리적인 내용보다도 정치적 성격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민주노동당 10명이 국회에 들어왔고, 그들의 주장이나 가치, 내용들이 이른바 보수들이 보기에는 자신들의 기본적인 이익을 침해하는 것으로 보일 수밖에 없었다. 때문에 상당히 안 좋은 관점을 가질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또 내 개인적으로, 에너지 업계 쪽과 핵 산업계, 원자력 산업계에 아주 부정적인 이미지가 있었다. 때문에 의원직 상실 이후 어떤 분이 “결국 국회의원자리는 에너지 업계가 날린 거 아니냐”라고 말하기도 했다. 어쨌든, 재판이 시작될 때의 성격과 다르게 점차 재판과정이 정치적 성격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해석하는 것이 맞는 것 같다. 

    – 당시의 기분은 어땠나? 납득이 안되는 판결이었기 때문에 여야를 막론하고, 심지어 대표보수라는 김용갑 전 한나라당 의원까지 많은 의원들이 구명운동에 나서기도 했는데? 

    "다시 와서 인사하겠다"

    = 많이 황당했다. 항소심에서 기각이 될 때, 대법원 판결에 필사적으로 다시 한 번 매달렸지만 만만치 않겠다고 생각했다. 결국 대전에서 국정감사 도중에 대법원 판결소식을 듣고 국감장을 떠나 서울에 와서 기자실에서 브리핑을 했었다.

    그때 쉽게 얘기해서 “내가 한나라당 의원이거나, 열린우리당 의원이었다면, 즉 내가 이 사회의 메인 스트림이 아니라는 이유가 이 판결을 있게 한 이유가 아니냐”고 말했었다. 또 “산자위에서 이런 내용으로 활동하지 않았더라면”이라고도 말했다. 그리고 “시간은 걸리겠지만 언젠가 바로 잡힐 것이다. 다시 와서 인사하겠다”고 말했던 기억도 난다.

    – 사면 복권은 언제 이루어졌나? 당시 “부패범죄를 저지른 재벌총수들과 함께 사면 복권되는 것이 개운치는 않다”는 인터뷰 내용이 기억에 남는다.

    = 올해 8.15사면으로 이루어졌다. 그런데 얼마 전, 옛 열린우리당 이철우 전 의원을 우연히 만났는데 이 분도 나만큼이나 억울하게, 단지 말 세 마디로 의원직을 잃은 분이다. 그런데 이 분은 복권이 안되었더라, 이 정부가 하는 사면복권의 기준이 들죽날죽하다. 

    – 아직 1심 판결에 불과하지만 만약 울산 북구에서 내년에 재보궐 선거가 치러질 경우, 진보신당은 물론 개인 차원에서도 각별한 의미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 의미에 대해서 얘기해 달라. 

    츨마 문제, 마음의 준비 중

    = 1심 판결이라 조심스럽긴 하지만 주민들도 그렇고, 여론주도층에서도 재선거 가능성을 비교적 높게 보고 있다. 나도 1심에서 150만원 선고를 받았는데, 그 사안의 성격과 이번 사안의 성격을 비교해도 ‘선거를 다시 할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는 여론이다.

       
      ▲사진=레디앙
     

    그래서인지 최근 참 질문도 많이 받았다. ‘나오는 거냐?’라는 질문부터 ‘나오는게 맞지 않냐?’는 확인성 질문도 많았다. 지금은 무엇이라고 말할 수 없지만, 느낌으로는 내가 나오면 관심사이지만, 안 나오면 사건이 될 것 같은 느낌은 든다.(웃음)

    13일, 당대표 회의에서도 얘기가 있었는데, 만약 재선거가 이루어진다면 빨라도 내년 4월, 늦으면 내년 10월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아직 시간적인 여유도 있고 사실 항소심까지는 일단 판결을 봐야한다. 지금은 ‘마음의 준비와 보이지 않는 준비 정도’를 해나가는 단계다.

    진보신당의 입장에서도 의미가 클 수밖에 없다. 18대 총선에서 노회찬, 심상정 대표가 재선에 실패하면서 원외정당으로서 여러 어려움을 다 겪고 있다. 특히 무엇보다 제도권 내에서의 발언권과 연단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고 정보접근 자체에 제한이 있다.

    그리고 원내 1석이란 건 다가오는 지방선거에서 고정기호를 받는 문제도 있기 때문에 원내 의석이 있고 없고의 차이가 크다. 만약에 재선거가 이루어진다면, 마침 이 지역에서 내가 한 번 당선된 적이 있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기대와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아직은 마음의 준비와 보이지 않는 준비 단계 정도라고 말 할 수밖에 없다. 

    – 그러고 보면 윤두환 의원이 당시 조 전 의원을 고소를 했던 고소인이고, 조 전 의원이 의원직을 상실한 이후 재선거로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사람이 윤두환 의원인데, 이제 뭔가 입장이 뒤바뀔 가능성이 생긴 것 아닌가? 재미있는 인연이다.

    = 윤두환 의원과는 예전에 시의원도 같이 했었고, 내가 구청장할 때 윤 의원이 구의회 의장을 했다. 정치적으로 보면 참, 재미있는 과정이 있었다.

    – 만약에 재선거가 이루어진다면, 앞으로 진보신당의 후보 선출절차가 있을 것이다. 지난 전화인터뷰에서 울산 현지의 당 관계자들과 당원들의 의견을 묻겠다고 했는데, 당원들의 여론은 어떤가? 혹시 진보신당 내 복수 후보 가능성이 있나?

    = 울산은 지금 추진위를 해산하고 ‘진보신당 울산시당 창당 준비위’ 바로 전 단계 모임을 하고 있다. 이 모임이 월요일에 있었는데 집안에 갑자기 누가 입원을 하는 바람에 가지 못했다.

    몇 분하고는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고 있지만 확인을 해보지 않아서 후보군을 말할 수는 없다. 이후 지역에 시당이 꾸려지면 시당 차원에서 절차도 만들 것이고, 그 절차에 따라 논의한다면 큰 문제는 없을 것이다. 진보신당은 상식에 기반한 정당이다.

    – 울산 지역에서는 민주노동당 활동도 활발하다. 진보양당이 후보를 내면 당선에 관한 한 둘 다 패하는 길이라는 것이 대부분 사람들의 생각인 것 같다. 말하기가 조심스럽긴 하겠지만, 양당의 대결 가능성도 있다고 보는가?

    민주노동당 후보 출마도 존중

    = 많은 분들이  후보단일화 얘기를 많이 한다. 모든 정당은 선거에서 후보를 낼 권리와 의무가 있다. 민주노동당이 후보를 내면 그 자체로 존중할 일이다. 그러나 지나간 역사성 등 여러 가지 측면을 봤을 때 협의할 수 있으리라 본다. 이는 정치의 영역이고 이를 배제하고 있지는 않다.

    다만 아직 선거를 하는지 안하는지도 확정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고, 민주노동당의 입장이 나온 것이 없어 조금 더 지켜봐야 할 상황이다. 양당 대결은 피하고 싶지만 경우의 수에 있어 전혀 배제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 한나라당 예비후보들의 움직임도 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진보 양당이 단일 후보를 낼 경우 선거 전망을 어떻게 보는가.

    = 이긴다 진다는 것보다도 상대적으로 시너지 효과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 난감한 질문을 해보자, 조 전 의원은 민주노동당 분화과정에서 이른바 ‘선도 탈당파’의 중요 인사 가운데 한 명이다. 지금 시점에서 당시 자신의 정치적 선택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는지 간단하게 얘기해 달라. 또 진보신당 확대운영위원인데, 진보신당의 제2창당 과정은 어떻게 보고 있는가?

    = ‘신당동파’라고 불렸다.(웃음) 사실, 제일 어려운 질문이다. 진보신당으로의 분당이 최종적인 안착으로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현재진행형의 문제이기 때문에 조심스럽다. 사실 그 때는 아주 정교하게 계획을 하고 진행했던 바는 아니었지만 ‘똑같은 상황이 오더라도 똑같은 판단을 하지 않았을까’라고 생각한다.

    다만 돌이켜보면 조금 더 전체가 함께, 같이 갈 수 있는 방향들, 많은 분들이 일사분란하게 움직일 수 있을 방향을 더 고민할 수 있지 않았을까 아쉽다. 하지만 정치적 판단으로서 똑같은 조건이 오더라도 그렇게 했을 것이다.

    제2창당 과정에 대해 말해보자면, 최근에야 ‘내년 2월 창당 프로그램’이 제시되었는데 여러 가지 아쉬움이 있다. 개인적으로는 연내에 진보신당과 당장 같이 할 수 있는 세력들을 중심으로 우선 1차 창당을 하고, 내년부터 지방선거를 준비해가는 과정에서 확대된 2차 창당의 과정으로 갔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제2창당과 지방선거 준비

    이것이 시간적으로 불과 몇 개월 차이인지는 몰라도, 정치일정으로 보면 큰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내년 2월 창당을 하게 되면 내년 봄까지 제2창당에 대한 기초적인 준비를 해야 하고, 결국 내년 하반기 정도가 되어서야 새롭게 창당된 진보정당의 이름으로 지방선거의 본격대응이 이루어지는 문제가 있다.

    이렇게 되면 시간에 쫒기고, 지역 고유의 조직력을 강화할 수 있는 활동을 하는 시한이 짧아 아쉬움이 있지만, 어쨌든 내년 2월에 창당을 하기로 했기 때문에 지금은 새로운 체계에서 지역이 어떤 준비를 해야 할 것인지 구체적인 프로그램을 준비해야 한다. 그래야 제2창당 이후 여러 가지 어려움을 최소화 시킬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제2창당 과정에서 노동이 정리가 안되어 상황을 더디게 만들었고, 전체의 발걸음도 무겁게 만들었었는데 다행히 이번 주말, 기본적인 체계가 갖춰지기 때문에 더욱 속도를 내야 하며, 실무적인 일을 중심으로 프로그램을 준비해야 하지 않겠나

    –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 이번에 계획하지 않았던 재선거의 가능성이 갑자기 등장했는데, 사실 나는 2010년을 고민하고 있었다. 지방선거 때 어떤 형태든 정치적 행위를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는 조금 뒤의 과제가 될 가능성이 많아졌다.

    개인적으로는 공부를 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것이 학위를 목표로 하는 공부가 아니기 때문에 얼마든지 중단할 수 있다. 그리고 에너지정치센터가 6개월 되었는데 6개월 된 단체치고는 일을 많이 벌려놨다. 이 단체의 재정적, 조직적 안정화를 꾀하는 문제가 있다.

    연말까지는 에너지정치센터의 안정화를 만들어 나가는 것을 중요한 문제로 놓고, 나머지는 올 12월 정도에 있을 항소심 결과를 보고, 지역에 있는 분들과 당 지도부 등과 의논해 그에 맞는 준비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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