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 달러, DJ-노무현 때 벌어논 거요"
        2008년 10월 13일 02:12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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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통령이 국민에게 말하는 건 좋은 일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라디오 연설도 괴벨스가 어쩌니, 지레 난도질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대화하자며 어린 검사들 윽박지르던 노무현 대통령보다 덜 위압적이면 낫겠다 싶다. 베네수엘라 차베스처럼 저 혼자 몇 시간 떠들지 않았으면 좋겠다 싶다. 그런데 이명박 대통령의 첫 방송은 어른스럽지 못한 남 탓뿐이다. ‘노변탓담’이다.

       
      ▲자료=청와대 홈페이지
     

    그 돈, 김대중-노무현 때 벌어놓은 건데

    이 대통령은 “도대체 경제, 언제쯤 나아지겠나?”라고 자문하며, “과연 누가 장담할 수 있겠습니까? … 선진국들이 모두 0%대로 잡고 있는데 … 우리만 독야청청할 수는 없을 것”이라 말했다.

    그런데 작년 말까지만 해도 이 대통령은 7% 성장을 장담하지 않았던가. 작년 말에도 국내외 경제단체와 연구기관들은 하나같이 국제경기가 하강국면에 들어섰다고 경고하고 있었는데, 유독 이 대통령만이 독야청청 7% 성장을 장담하지 않았던가. “불확실성이 지배하는 요즘”이라고 국제경기를 탓하기 전에, 뻔한 거짓말로 국민을 속였다고 먼저 사과할 일이다.

    이 대통령은 외환보유고가 2,400억 달러나 되니 걱정할 것 없다고 자신했다. 그런데 그 돈, 김대중, 노무현 정부 때 만들어진 것 아니던가. ‘잃어버린 10년’이라며 난리치더니 이제 와서는 앞선 두 정부의 치적을 자기네 것인 양 자랑하기 낯뜨겁지 않을까?

    더 중요한 건, 외국돈이 훨씬 더 많았었는데 지난 반 년 동안 240억 달러나 까먹었다는 사실이다. 재벌들 돈벌기 쉬우라고 환율 장난 치고, 나중에는 그 후과 막느라 거꾸로 돈 쓰고…. 10년 걸려 모은 돈 10%를 반 년 만에 날려먹은 일부터 반성할 일이다.

    네오콘들, 부시 버리고 한국으로 망명올라

    요즘은 외국에서도 대통령이나 총리가 경제문제로 TV나 라디오에 자주 나오던데, 그 해법은 은행을 국유화하는 등으로 비슷하다. 그런데, 그렇게 글로벌 스탠더드를 떠받들던 이명박 정부는 오늘, 은행을 재벌에게 넘기겠다고 발표했다. 이쯤 되면, 부시 정권의 배신에 실망하고 있는 미국 네오콘들이 이 대통령 치하의 한국으로 망명할지도 모르겠다.

    이 대통령은 기름 아끼자고 국민들에게 호소했다. 한국이 기름 너무 많이 쓰는 것이야 사실이지만, 요즘 기름 펑펑 쓴다는 사람 주변에서 본 적 없다. 5,500cc 마이바흐 타는 이건희 불러 조용히 타이르면 될 것을, 온 국민이 기름 과소비 공범인 것처럼 떠넘기니 아주 많이 언짢다.

    이 대통령은 작은 회사 경비로 일하셨던 자신의 아버님 이야기를 했다. 경비이면서도 회사 걱정을 많이 하셨다는 그 분은 우리네 어버이들 대개가 그랬듯 자식들을 위해 헌신한 선한 분이셨을 것이다.

    이대통령 ‘아버님’과 요즘 경비들의 차이점

    그런데 이 대통령의 아버지 세대 때에는 경비일 해서 어찌어찌 아들 대학 보낼 수 있었겠지만, 월급 80만 원짜리 요즘 경비들은 500만 원 등록금 고려대는 꿈도 못 꾼다. 이 대통령 아버님은 회사가 망해 일자리를 잃으셨었지만, 아직도 생존해 계셨었다면 비정규법을 악용하는 파견회사에서 재계약 불가 통보를 받았을 것이다. 기업만 위하겠다는 이 대통령의 나라에서 이 대통령 아버님 같이 힘없는 이들은 견뎌낼 도리가 없다.





    경비가 회사 걱정하는 건 칭찬받을 일이다. 하지만 CEO가 경비더러 회사 걱정하라고 윽박지르는 건 파렴치한 일이다. 어려웠던 시절 아버지를 들먹이며 “지금도 저는 똑같다고 생각합니다”라고 제 책임을 면피하고 국민을 옥죄는 건 비겁한 짓이다.

    이 대통령은 “이 아침, 가슴을 활짝 펴고 한 주를 힘차게 출발하시길 바랍니다”라고 말했지만, 외국 경제 탓하고, 서민 탓하는 소리 아침부터 들으니 심히 언짢다. 오늘처럼 알맹이 없고 남 탓하는 이야기하려면 아까운 공영 전파 낭비하지 말고, 포탈사이트에서 공짜로 개설해주는 개인 블로그에 올리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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