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정규직 철폐 직접행동 돌입"
    By mywank
        2008년 09월 23일 05:44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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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노총은 23일 오후 3시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비정규직 철폐를 위한 직접행동 주간 선포’ 기자회견을 열고, 하반기 비정규직 투쟁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발표했다. 이어 4시부터 진행된 ‘결의대회’를 통해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한 의지를 다졌다.

    민주노총은 우선 9월 24일부터 10월 7일까지 기륭, KTX-새마을, 이랜드, 코스콤 등 비정규 장기투쟁사업장을 방문해 ‘연대투쟁’을 벌이는 ‘비정규 장투장 지원사업’과 함께, 거리에서 국민을 대상으로 한 ‘비정규직 철폐 집중 캠페인’도 병행하기로 했다.

       
      ▲오후 3시 민주노총 기자회견 모습 (사진=손기영 기자)
     

    또 오는 29일과 10월 2일엔 각 지방 노동청 앞에서 농성투쟁을 벌이기로 했다. 이와 함께 ‘제1회 양질의 일자리를 위한 세계행동 날’ 선포식과 기자회견을 10월 7일 오후 2시 서울역(혹은 정부종합청사)에서 열고, 저녁 6시에는 비정규직 문제해결을 위한 촛불문화제(장소미정)를 개최할 예정이다.

    민주노총은 이날 기자회견문을 통해 “비정규직법이 시행된 이후, ‘차별금지법’의 대상이 된 비정규직 노동자는 한 명도 없지만, 오히려 일자리를 잃거나 간접고용의 처지로 내몰린 노동자는 늘고 있다”며 "이런 현실은 비정규법 재개정의 필요성을 절실하게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이어 “비정규직 문제가 사회이슈로 떠오르자, 사용자와 정부는 분리직군 및 무기계약직을 제시하며, 마치 비정규직 문제의 해결책인 양 하지만 이는 비정규직을 고착화하고 그 차별과 저임금을 지속하기 위한 음모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노총은 또 “각종 차별은 물론 고용불안과 저임금에 시달리고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이미 노동인구의 절반을 넘고 있다”며 “이 문제는 장기투쟁장의 문제일 뿐만 아니라 전 사회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법의 올바른 재개정을 통해 해결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이명박 정부를 규탄하는 문구가 들어간 풍선을 들고 있다 (사진=손기영 기자)
     

    아울러 민주노총은 “우리는 정부의 친재벌 정책이 본격화되고 있는 시점에 맞춰, 오늘 비정규직 문제해결을 촉구하기 위한 집중투쟁을 선포하고 직접행동에 돌입한다”며 “따라서 비정규직 문제는 민주노총 하반기 투쟁의 주요과제”라고 강조했다.

    이어서 진행된 ‘비정규 및 장기투쟁 사업장 문제해결을 촉구하는 민주노총 결의대회’에는 민주노총 주봉희 부위원장, 사무금융노조 정용근 위원장, 금속노조 권순만 부위원장을 포함해, 1,000여명의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참석했다.

    무대 앞에는 ‘경제살리기, 민생살리기는 비정규 투쟁사업장 문제해결부터’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걸려있었다. 조합원들은 “1% 부자정책, 비정규직 철폐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면서 투쟁의 의지를 다졌으며, 노래패 ‘몸짓’, 박준 씨의 공연에 맞춰 흥겨운 시간도 보냈다.

    각계 인사들의 발언도 이어졌다. 민주노총 주봉희 부위원장은 “나락으로 떨어진 비정규 노동자들은 목숨을 걸고 오랜 기간 처참한 싸움을 벌이고 있다”며 “특히 신자유주의 정책을 노골적으로 펴고 있는 현 정부가 집권하는 상황에서 장기투쟁을 벌이는 노동자들의 고통은 커가고 있다”고 밝혔다.

       
      ▲오후 4시 민주노총 ‘결의대회’ 모습 (사진=손기영 기자)
     
       
      ▲구호를 외치고 있는 민주노총 조합원들 (사진=손기영 기자)
     

    이어 주 부위원장은 “촛불시기 동안 집행부가 수배되면서 민주노총이 혼미한 상태에 있었지만, 앞으로 조합원들과 함께 비정규 문제 해결에 더욱 힘쓰겠다”며 “우리 80만 민주노총 조합원이 하나로 뭉치면 못할 것이 없다”고 강조했다.

    민주노동당 홍희덕 의원은 “지금 이명박 정부는 미국에서 조차 다시 재검토 하고 있는 ‘신자유주의’를 강화하려고 발버둥 치고 있다”며 “신자유주의가 이식되고, 자본가들과 정권이 결탁해서 경제 말아먹은 때부터 이 땅에 생소하던 ‘비정규직’이라는 이름이 생겨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이어 “비정규직 문제의 해결 없이는 이 땅의 경제를 절대 살릴 수 없다”며 “이제 80만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비정규 문제를 해결을 위해, 지금까지 억눌려 있는 상태에서 깨어나 새로운 각오로 다시 한번 단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권운동사랑방 박래군 상임활동가는 “오늘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시민들이 손에 손을 잡고 한 목소리를 외치는 날”이라며 “’만인선언’에 자발적으로 참여한 시민들이 이미 1만 명이 훌쩍 넘었는데, 기적과 같은 일이 일어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날 결의대회에는 조합원들의 소망을 적은 한지를 태우는 퍼포먼스도 진행되었다 (사진=손기영 기자)  
     

    박 씨는 “비정규직 투쟁을 노동자들만 외롭게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이번에 확인하게 되었다”며 “시민들의 자발적인 투쟁과 조합원들의 조직적인 투쟁이 뭉쳐지면,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커다란 동력이 만들어지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랜드 일반노조 이경옥 부위원장 “우리의 투쟁이 이렇게 오랜 기간 벌어질지 몰랐다”며 “우리가 힘든 투쟁을 열심히 할 수 있었던 이유는 조합원들의 도움도 있었지만, 특히 천막농성장에 찾아온 시민들의 응원과 격려가 큰 힘이 되었다”고 밝혔다.

    이어 이 부위원장은 “홈에버가 홈플러스로 인수되면서 ‘이랜드 사태’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며 “홈플러스는 아직 어떠한 답도 없는데, 홈플러스가 제대로 된 경영하려면 ‘이랜드 비정규직 문제’를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륭 분회 윤종희 조합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삶은 노예의 삶이고 소모품의 삶”이라며 “민주노총이 24일부터 ‘직접행동 주간’으로 잡았지만, 이것이 끝이 아니라 비정규 노동자들을 위한 제대로 된 투쟁을 계속 벌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저녁 촛물문화제에도 조합원들이 많이 참여해 달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행사 중 금속노조 권순만 부위원장 등 4명은 정부종합청사를 찾아 한승수 국무총리와의 면담을 시도했지만, 한 국무총리가 해외순방 중이어서 항의서한만 전달했다. 이어 행사를 마친 조합원들은 장소를 청계광장으로 옮겨 마무리 집회를 벌였고, 저녁 7시부터 열리는 ‘일만선언 일만행동’ 촛불문화제에 참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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