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말들었다가 나라 거덜날 뻔"
    2008년 09월 16일 05:22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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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리먼브러더스 파산, 메릴린치 매각 등 미국발 금융 위기가 16일 한국의 금융시장을 강타한 가운데 인터넷 포털에서는 하마터먼 제2의 IMF를 몰고 올 뻔했던 리먼 인수를 시도했던 산업은행과 이를 강하게 부추긴 <조선일보>에 대한 비난이 쇄도하고 있다. 

리번의 인수가 불발로 끝나 산업은행은 물론 국민들이 가슴을 쓸어내리고 있지만 불과 2주 전까지만해도 <조선일보>가 ‘월가와 한국간의 금융고속도로가 생긴다’며 줄기차게 산업은행의 인수를 지지해 온 터라 자칫 이들 대표적 금융, 언론사가 한국의 경제 위기 책임론의 한 복판에 서있었을 뻔했기 때문이다. 

금융계에선 민유성 산업은행 총재가 부임 직전까지 리먼 브라더스증권 서울지점 대표를 역임한 점과 산업은행 민영화를 앞두고 독자생존을 위해 해외 투자은행(IB)인수에 사활을 걸고 인수를 시도했다고 비판하고 있지만, <조선일보>의 부채질도 큰 문제였다는 것이 네티즌들의 평가다.

인터넷 포털 다음의 아고라 토론방에서는 리만브라더스에 대한 정확한 부실규모 분석에 대한 분석없이 인수를 시도한 산업은행을 이를 부추긴 <조선일보>에 대한 비판이 줄을 잇고 있다.

조선 “리먼 인수는 월가-한국 금융고속도로”

   
  ▲ 8월 26일 조선일보 (자료=조선닷컴)

조선일보는 지난달 8일 ‘누가 월 스트리트를 두려워하랴’는 송희영 칼럼과 8월27일 김기훈 경제부 차장대우의 ‘월스트리트 울리고 웃긴 산은(産銀)’을 실었다. 산업은행의 리만 브라더스 인수설이 금융가에 파다했던 시기이며, 조선일보 논설위원인 송희영은 조선일보 경제과학부장 출신이다. 

송희영은 칼럼에서 “베어 스턴스라는 대형 증권회사가 맥없이 무너진 후 메릴린치증권, 리만 브라더스를 비롯 중소형 은행과 증권회사, 보험회사의 몸값이 뚝 떨어졌다”며 “외환은행 사는 값으로 월스트리트의 대형 증권사를 살 수 있을 지경이다. 잘 고르면 몇 년 후 엄청난 수익을 거둘 만한 물건들”이라고 주장했다.

또 그는 “경기침체·인플레·금융위기라는 악성 바이러스가 전세계를 돌고 있을 때야말로 한국 경제가 해외에서 기회를 잡을 수 있을지 모른다”며 “이미 중동·싱가포르·중국 정부와 일본 금융 회사들이 월 스트리트 쇼핑에 나섰다”고 말하면서 휴지조각이 된 ‘리먼브러더스’와 ‘메릴린치’를 하루빨리 인수할 것을 주장했다.

또 송희영은 “한국이 선진국에 진입하려면 적어도 금융업만큼은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춰야만 한다”며 “가다보면 국제 사기꾼에게 속아 수천억원을 날리는 바보도 나올 것이고 잘 투자했다가도 시장이 나빠져 깡통 차는 사례도 발생할 것이다. 이런 희생은 수업료를 치르는 셈 쳐야 한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더불어 송희영은 “그럴려면 정부가 외국 금융회사 M&A(인수합병)에 일일이 개입하지 말아야 한다. 자동차 수출해 달러를 벌어오는 회사에는 온갖 혜택을 주면서도, 돈을 투자해 달러를 벌어오는 금융회사에는 시시콜콜 간섭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김기훈 경제부 차장은 아예 리먼 인수에 대해 “헐값 인수나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리먼 인수는 위험과 기회가 팽팽한 초대형 빅딜(Big Deal)”이라며 “하지만 인수 후 인수 후 경영정상화에 성공하면 전리품은 엄청나다. 서울과 월스트리트를 직접 연결하는 ‘금융고속도로’가 생긴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그러면 한국 금융기관들의 눈높이가 일제히 월스트리트 수준으로 높아지면서 말로만 외치던 금융세계화의 문이 열릴 것이다. 일본이나 중국도 하지 못한 일이다”고 주장, 리먼인수가 대단한 국위 선양이라도 되는 듯, ‘비시장적’ 애국 발언을 하기도 했다. 

더불어 김 기자는 “메릴린치·리먼과 같은 초대형 빅딜은 장기적인 안목을 가진 투자자의 결단(決斷)을 필요로 한다”며 “만년 금융 후진국인 우리가 요즘과 같은 가격에 세계 일류를 인수할 기회는 자주 오지 않는다. 리먼의 위험만큼 기회가 커 보이는 것은 그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네티즌 “청와대가 제동걸었다고?”

인터넷 다음의 아고라 토론방에선 ‘케인즈’라는 아이디를 쓰는 한 네티즌은 “조선 찌라시와 산은총재 민유성 제2 IMF 불러올 뻔”했다고 비판했다. 50대 선인이라는 네티즌은 “리먼 인수는 제2의 IMF였고 국가부도였다”는 장문을 글을 통해 “청와대가 산은의 리먼인수 시도를 제지했다는 주장은 거짓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침묵을 지키던 청와대가 오늘자 발표된(16일) 기사에서 지난 달 8월25일 산업은행의 움직임에 대해 수석회의 등에서 정밀 검증 및 내부 논의 결과 산은의 리먼 인수가 부적절하다는 데 최종 의견을 모았다고 발표하고 더 이상 추진하지 못하게 제동을 걸었다고 하는데 이는 새빨간 거짓말”이라며 “국책은행인 산업은행 행장이 청와대의 지시없이 국가재산으로 엄청난 리스크를 떠안고 국가부도까지도 가능한 인수, 합병에 나설 것이라고 생각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청와대의 발표대로 지난달 25일 청와대가 제동을 걸었다면 우리은행 등 시중은행과 군인공제회나 공무원연금의 투자의향이 나왔을 때는 청와대는 함구하고 있었고 산업은행이 9월2일경 발표한 현재 인수타진을 진행 중이고 9.10일 최종인수를 결정하겠다고 발표한 것은 무엇"인가라고 되물었다.

이어 "12일 발표에서는 산업은행이 인수협상을 포기도 아닌 중지했다고 발표한 것은 또 무엇이란 말입니까? 일개 국책은행장이 자신을 임명한 이명박과 수석들의 지시를 어기며 매국질을 계속 했다는 겁니까? 지나가던 소도 웃을 일 아닙니까?”라고 비판했다.

김상조 “내재 위험 있게 마련…역량부터 갖춰야”

이번 미국발 위기상황에 대해 한성대 김상조 교수(무역학과)는 “기업의 M&A는 성공할 수도, 실수할 수도 있다는 측면에서 반드시 <조선일보>를 비판할 것은 아니다”고 전제한 뒤 “그러나 지금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의 발생 배경을 살펴보면 미국 금융시장은 자본의 구조, 자본상품 등이 얽혀 있는 고도로 발전한 시장으로 우리 정부도 욕심을 낼만한 부가가치 성장 상품이기도 하지만 이번 미국발 경제위기를 통해 동전의 양면처럼 그만큼 위험 가능성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이어 “조선일보나 이명박 정부가 동북아 금융 허브와 자본시장의 빅뱅이라는 정책을 들고 나오는 데는 분명 금융선진화 측면도 있지만 반대로 그만큼 국민경제 전체를 위기로 몰아갈 수 있다는 측면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이번 일을 계기로 정부와 금융정책당국이 금융기관에 대한 위험을 관리할만큼 시스템이나 능력이 있는지에 대해 차분히 반성하는 기회기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또 <조선일보> 기사와 관련 김 교수는 “세계적 글로벌 기관을 인수하는 데는 내재된 위험성이 있게 마련인데 조선일보가 얼마나 많은 고민을 하고 그런 주장을 했는지 의문스럽다”며 “조선일보가 언론사로서 정부정책과 국민경제에 영향을 미치려고 한다면 그만큼 고민과 역량을 갖춘 후에 해도 늦지는 않을 것”이라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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