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6만원 손해 vs 216만원 이득
서민 털어 부자 세금 깎아주는 꼴
    2008년 09월 10일 11:04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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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가 지난 1일 발표한 세제개편안에 대해 부자와 재벌 대기업의 지갑만 두둑하게 해주는 전형적인 가진 자를 위한 감세라는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 정부도 감세안을 발표할 때 ‘민생, 서민생활 안정”을 명분으로 들고나오다가 어느새 “투자 활성화”로 슬쩍 바꿨다. ‘부자들을 위한 감세’를 인정한 셈이다. 

정부 감세안에 대한 비판이 곳곳에서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진보신당이 10일 구체적 데이터를 통해 세금 감면 효과와 계층별 귀속 효과를 구체적으로 분석한 데이터를 근거로 “이번 감세안이 정부가 내세운 민생안정을 위한 감세안이 전혀 아닌, 부자들만을 위한 감세”라고 반박하고 나섰다. 

민생 안정 감세 거짓말

진보신당은 이번 데이터를 국세청이 발간한 국세통계 자료를 바탕으로 이번 세제개편안의 핵심적인 내용인 소득세, 양도소득세, 법인세, 상속증여세 세율 인하와 소득계층별(과세표준별) 감면효과를 분석하는 한편 세금 수입이 줄어드는 만큼 줄어들 복지와 교육 재정지출 감소가 소득계층별로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조목조목 분석했다. 

우선 소득세 경우 현재 1,200만원 이하, 4,600만원이하, 8,800만원이하, 8,800만원 초과 등 면세자를 제외한 4개의 과표구간의 현행 종합소득세율 구간인 8-17-26-35%를 6-15-24-33%로 인하하는 것이 이번 소득세개편의 핵심인데 이 경우 1,200만원 이하 근로소득자의 1인당 감면효과는 5만원에 불과한데 반해 최상위 소득자의 경우 354만원에 이를 것으로 분석됐다.

진보신당은 “이런 현상은 사업소득자도 마찬가지여서 하위 소득자는 7만원의 감면효과를 얻게 되는데 반해 최상위 소득자는 이보다 60배나 많은 422만원의 감면효과를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06년 기준 소득세 감면예상액 2조4,107억원의 41%인 9,985억원이 상위 3%인 과세표준 4,600만원 이상 고액 소득자의 호주머니로 들어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법인세도 마찬가지. 지난 6월 국회에 제출된 법인세 인하 방안에 따르면 현행 13~25% 세율을 10~20%로 내리고 기업의 연구개발 투자를 확대하고 환경보전 및 에너지 절약을 유도하기 위한 세제지원 방안이 추가로 보강된다. 

진보신당은 이 경우 1억원 이하 영세 중소기업들은 한 업체당 감면 혜택이 1백만 원에도 못미치는데 반해, 500억 이상의 대기업들은 업체당 123억 이상의 세금감면 혜택을 본다고 분석했다. “상위 0.3%의 대기업이 법인세 감면액의 70%를 독식”하게 된다는 것이다.

   
 

상위 0.3% 대기업, 법인세 감면 70% 독식

다음은 상속증여세, 대표적인 부유세 중 하나인 상속증역세 역시 현행 과표별 10-20-30-40-50%의 세율을 6-15-24-33%로 인하함과 동시에 각각의 세율이 적용되는 과세표준 구간도 확대하여 상속증여세 부담을 대폭 낮추었다.

진보신당은 “’부자세금’인 상속증여세는 06년 2,221건에 불과했고 그 총액 7,576억원 중 상속규모가 10억원이 넘는 경우의 상속세 비중이 99%에 이르며 이중 70%는 상속규모가 50억이 넘는 경우”라며 “증여세도 총 18,171억원의 증여세 납부 중 1억이 넘는 재산을 증여한 경우에 납부한 증여세가 전체의 93%이고 이중 52%는 10억 이상을 증여한 경우”라고 말했다.

즉 “10억 미만의 상속이나 1억 미만의 증여는 명함도 못 내미는 상황에서 상속증여세 인하는 당연히 부자들의 몫이 되는 것”이라며 “감면액을 추계한 결과 상속세 감면액은 3,261억원, 증여세 감면액은 9,557억원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이어 “개인별 상속증여세 감면액도 재산을 많이 물려주면 물려줄수록 감면 규모 역시 크게 늘어나 상속세 감면액의 98%는 10억 이상의 고액을 상속받은 사람에게, 증여세 감면액의 95%인 9,062억원은 1억 이상 증여받은 사람에게 돌아간다”고 분석했다.

상속세 감면액 98%, 10억 이상 고액상속자에 혜택

마지막으로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 종부세는 과세표준의 적용률을 작년 수준인 80%로 동결하고 세금 부담 상한을 전년도 300%에서 150%로 대폭 낮추는 방안이 발표되었다. 그 밖에 종부세 부과기준을 상향 조정하는 등 추가 완화 방안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고 진보신당은 밝혔다.

진보신당은 “현행 발표한 종합부동산세 기준으로는 세수감소액을 추정하기가 어렵다”며 “양도소득세율도 추정이 어려우나 현행 9-18-27-36%에서 6-15-24-33% 정도로 내리는 것만 고려해도 최소 1조5,363억원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어 “이 금액은 고가주택기준 변경이나 장기보유 공제 확대를 하지 않은 상황에서 추정한 것이며 실제 감면규모는 이보다 늘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문제는 이러한 세금 감면 혜택이 ‘어디로 돌아갈 것인가’이다. 진보신당은 이번 세제개편의 혜택은 “상위 부유층에게만 돌아갈 것”이라고 단언했다.

진보신당은 “오랜 세월을 거치면서 국민들은 능력 있는 사람이 더 내는 것을 공평하다고 생각하고 이 때문에 누진세율을 당연하다고 받아들이고 있다”며 “세금을 통한 소득재분배는 거부할 수 없는 원칙이자 국민의 상식”이라고 말했다.

진보신당은 “그러나 감세는 공평과세를 해치고 소득재분배 기능을 약화시킬 수 있다”며 “능력있는 사람들의 세금은 깎아주는 대신 그로 인한 세수감소가 없는 사람들을 위한 정부지출의 축소로 이어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서민 호주머니 털어 부유층 세금 깎아주는 꼴

또 “소득불평등과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지만 조세재정체계는 소득재분배에 극히 취약하다”며 “특히 소득세 비중이 극히 낮아 능력에 따른 세부담 원칙이 구현되지 않고, 사회복지 지출도 극히 미흡해 소득재분배 효과가 다른 나라의 1/5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진보신당은 이와 함께 “정부가 주장하는 ‘넓은 세원, 낮은 세율’은 세율인하를 통해 고소득층 세금부담은 줄여주는 대신 소득자 절반 가까이 되는 세금 면제자 비율은 줄여 그 부담을 서민들에게 전가하겠다는 것”이라며 “이미 이번 감세안에 따른 세수 부족을 부가가치세 면세 축소, 담배소비세 인상 등을 통해 메우려 하고 있는데 이는 서민 호주머니를 털어 부유층 세금을 깎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진보신당은 그 데이터로 노무현 정부 시절 ‘소득세와 법인세 세율 인하가 소득계층별 사회후생에 미친 영향을 분석한 연구 결과’를 제시했다. 이에 따르면 빈곤층인 소득계층 1분위는 사회후생이 7,799억원이 감소하는데 반해 최고소득층인 10분위는 1조4,454억원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부분 역시 대기업들이 각종 세금감면 혜택을 독식하고 있는 상황에서 세금감면이 대기업 곳간만 채우는 결과를 일으킬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국세청 국세통계연보와 삼성전자 외부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체 법인에 대해 소득금액 비율이 4.94%에 불과하지만 ‘법인세 감면액’의 비율은 전체 법인에 비해 무려 14.5%나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86만원 손실 vs 216만원 이득

또 진보신당은 올 2월 발표된 조세연구원의 ‘조세·재정지출의 소득재분배 효과’라는 논문을 근거로 “가장 낮은 소득계층인 1분위는 3천원의 감면혜택이 주어지지만 10분위는 233만원의 감면 혜택이 주어진다”며 “그러나 감세에 따른 세금부담과 재정지출 혜택을 종합한 순혜택은 1분위의 경우 가구당 86만원의 손실을 보는 반면 10분위는 216만원의 이익을 보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진보신당 이종석 정책연구원은 “이번 세제개편안이 발표되고 ‘부자용 감세’라는 비판이 정치권과 언론사를 통해 나오고 있지만 사실적인 근거를 가지고 비판하는 것을 거의 보지 못한 것 같다”며 “정부가 발표한 객관적인 국세청 자료를 근거로 세제감면 효과는 물론 혜택까지 수치로 적용해서 분석했다는 것에 이번 발표에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명박 정부가 기업의 투자를 유도하려 세금감면을 했다고 하지만 세금을 줄였다고 투자가 늘어났다는 데이터는 없다”며 “우리나라 5대 기업이 쌓아놓은 유보금만 100조원이 넘는다고 하는데 이들이 세금낼 돈이 없어서 투자를 안하겠는가”라고 말했다. 이어 “막상 투자금액이 필요한 중소기업들은 연간 100여만원의 혜택에 불과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부자들이 가장 큰 이익을 보지만 이들의 소비패턴은 사치품, 고가품, 그리고 해외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내수진작 효과에는 쓸모가 없다”며 “이번 감세안은 진단과 해결책이 엇박자가 난 것이고 원인진단과 해결책이 맞지 않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국회 기댈 것 없고, 국민 직접 나서야

진보신당은 “정부여당이 감세를 정치적 승부수로 보면서 전방위적인 감세안을 내놓고 부작용을 충분히 감수하겠다는 태도인데 비해 이에 대한 문제 제기 세력은 충분히 갖추어져 있지 못하다”고 우려했다.

진보신당은 이어 “감세에 대해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는 야당 의원들도 많지 않고, 의석수가 줄어든 민주노동당도 감세논쟁에 대응할 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고 시민사회단체의 활동력도 눈에 띄게 약화되어 있다”고 진단했다.

진보신당은 따라서 “결국 현명한 국민이 나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진보신당은 정부 감세안 반대여론을 조직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 나갈 것이며 그 일환으로 국회에서 세제개편안이 본격적으로 논의될 시점에 추가 정책보고서를 발표를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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