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종교 아닌 국민 편향이다
    2008년 09월 09일 01:02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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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이 9일 국무회의에서 불교계의 종교편향 시정 요구에 대해 유감을 표시했으나 어청수 경찰청장 퇴진 등 불교계의 4대 요구는 수용하지 않았다.

불교계 아니라 국민에 사과해야

이명박 대통령은 “본의는 아니겠지만 일부 공직자가 종교 편향에 대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그런 언행이 있어서 불교계가 마음이 상하게 된 것을 심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라고 밝혔으나 뿔난 불심이 사그러들 기미는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9일 중앙일보 이훈범 정치부문 차장은 ‘시시각각’이라는 칼럼에서 “사태의 본질은 종교편향이 아니라 아첨”이라며 “권력 주변에는 늘 아첨꾼들이 늘 꾀게 마련이지만 이번엔 그들의 알랑방귀에 종교색이 가미돼 더욱 소란하고 위험해진 것”이라고 썼다. 그는 아첨꾼의 싹을 자르라고 주문하며 “대통령이 불교계가 아니라 국민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했다.  

   
  ▲ 8월27일 치러진 ‘범불교도대회’ 모습 (사진=손기영기자)

사태의 본질은 종교편향이 아니다. “서울을 하나님께 봉헌한다”, “청계천은 하나님의 역사다”라는 이명박 장로의 말은 그의 천박한 인식을 보여주는 많은 증거 중 하나에 불과할 뿐이다. 서울을 하나님이나 부처님께 봉헌해야 할 게 아니라 이 나라 국민에게 봉헌해야 할 곳이다.  

사태의 본질이 아첨이라면 아첨꾼의 싹을 자르면 된다. 그러나 이명박 대통령은 불교계의 어청수 경찰청장 퇴진 요구도 거부했다. 기독교 행사 포스터에 늠름한 얼굴을 내민 치안총수는 가장 심각한 아첨꾼인데도 말이다. 이명박 장로에게 그는 간사한 아첨꾼이 아니라 촛불시민을 사냥하는 ‘사냥개’이기 때문이다.  

사태의 본질은 국민편향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4천5백만 국민들 중에서 강남의 부자들, 재벌들만 편향하고 있다. 강북의 가난한 서민들, 노동자들을 더욱 편향해야 할 대통령이 정반대의 길을 가고 있다. 먹고 살기 힘들다며, 경제를 살려달라고 해서 뽑아놓은 대통령인데 말이다.  

노동자 안중에 없는 대통령

내각과 청와대를 30억 재산을 가진 부자들로 채운 그는 강남 부자들을 편향한 대통령이었고, 광우병 위험 쇠고기를 수입해 국민들을 공포에 몰아넣은 미국을 편향하는 대통령이었다. 규제완화와 법인세인하, 대운하까지 대기업에게 무한 자유를 주는 재벌 편향 대통령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1100일 동안 농성을 벌이고, 91일째 단식농성을 하며 죽음의 문턱에 이른 기륭전자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편향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다. 법원도 철도공사가 승무원의 사용자라고 판결한, 14일째 40m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는 KTX여승무원, 코스콤 비정규직, 이랜드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걱정한다는 얘기를 듣는 것을 기대하는 노동자는 아예 없다.  

불교는 2천년 역사에서 이 나라 민중이 위기에 처했을 때마다 들고 일어섰다. 그 이름도 자랑스러운 ‘승병’이었다. 이명박 대통령의 국민편향, 강부자와 재벌편향으로 이 나라는 최대의 위기에 처했다. 이명박 국민편향에 맞서 승병들이 촛불을 들고 일어서야 할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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