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혁주의 노동당은 신기루인가?
        2008년 09월 07일 11:19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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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국노동당의 역사』는 한때 당내당이었다가 지금은 다른 연대체로 둥지를 옮긴 사회주의노동자당(SWP)의 시각에서 쓰인 영국노동당사이다. 책은 ‘국제사회주의’의 창시자인 토니 클리프와 그의 아들이자 역사학자인 도니 글룩스타인이 같이 썼다.

       
     
     

    ‘희망과 배신의 100년’이라는 부제가 큰 제목 뒤에 붙어 있다. 영국노동당이 창당된 게 1900년이고 이 책의 원서 초판이 1988년, 개정판이 1996년에 나왔으니, 그 100년을 다 다루고 있지는 못하겠지만, 책은 1830~40년대의 차티스트 운동에서부터 토니 블레어의 신노동당까지를 두루 다룬다.

    한국어판에는 ‘마르크스주의에서 본’이라는 수사적 부제가 큰 제목 앞에 붙어 있고, 영어판에도 마찬가지로 ‘A Marxist History’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이런 부제는 이 책의 사관(史觀)이 영국노동당 주류보다는 좌익적임을 드러내기도 하고, 영국의 생산자와 한국의 번역자들이 공히 ‘마르크스주의자’를 자임하고 있음을 드러낸다.

    도니 글룩스타인은 「한국어판에 부치는 서문」에서 이 책을 소개하며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영국 노동당의 역사를 쓰게 된 동기는 노동계급 운동에서 벌어지는 개혁과 혁명의 투쟁 때문이었다.

    … 주로 영국 등지에서 개혁주의 정당들의 행동 때문에 대중의 전투성과 자주적 행동의 물결이 퇴조하자 많은 사람들은 실망한 나머지 오히려 환멸의 근원으로 되돌아갔다. 그들은 노동당과 영국 의회를 급진적 정치, 정말로 혁명적인 정치로 설득시키기를 원했다.

    이 책은 그런 생각이 당시에도 이룰 수 없는 꿈이었을 뿐 아니라, 노동당의 역사 전체에서 늘 신기루에 불과했음을 보여주기 위해 썼다.

    ‘황금기’ 따위는 존재하지 않았다. 이것은 영국의 특수성이나 노동당 지도자들 개인의 성격 탓이 아니다. 노동당은 개혁주의 정치의 고전적 사례이고, 따라서 노동당의 역사를 살펴보며 얻을 수 있는 정치적 통찰과 교훈은 어느 한 나라에 국한되지 않는다.

    … 개혁주의의 실천적 약점들을 비난한다고 해서 개혁주의가 저절로 사라지지는 않는다는 것이 이 책의 주요 논지다.”

    책은 688쪽에 이르고, 연표, 영국의 정치제도, 영국의 총선 결과, 영국노동당 역대 당수, 인물과 정당에 대한 설명 등 배경자료가 꼼꼼히 갖춰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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