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운하 솔솔’ 정부여당 대운하 여론지피기
    2008년 09월 05일 02:03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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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운하가 다시 등장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최근 “건설경기 활성화로 고용을 창출해야 한다”는 말을 할 때부터 설마설마했던 대운하가 주무부처인 국토해양부부터 ‘경인운하’로 불이 지펴지더니 여당 의원들 사이에서도 확산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 6월 19일 기자회견에서 “대운하 사업도 국민이 반대한다면 추진하지 않겠다”며 사실상 포기선언을 한 바 있다.

죽은 대운하를 다시 살려놓은 것은 정종환 국토해양부장관이었다. 정 장관은 2일 국회 국토해양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경인운하 재추진을 발표하면서 “(대운하는)국민이 필요하다고 할 때 다시 할 수도 있다”며 “소득수준이 높아졌을 때 강을 좋게 활용할 수도 있고 치수 측면에서도 좋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대운하를 찬성하는) 소신이 있다”고 말했다.

   
  ▲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은 3일 국회 국토해양위원회 업무보고에서 "(대운하는)여건이 조성되고 국민이 필요하다고 하면 다시 할 수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진은 지난 3월 정종환 장관(가운데)이 광양만에서 대한 설명을 듣고 있는 장면. (사진=GFEZ)
 

"대운하 포기한 적 없다"

이에 화답하듯 국회 국토해양위원장 이병석 한나라당 의원도 4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대통령이 대운하를 포기한 적은 없고 현 단계에서 논의를 중단한다고 말한 것”이라며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이 국회에서 한 발언의 요지는 대운하가 완전히 폐지되었다고 얘기하는 것은 조리에 맞지 않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 대통령 선거 때 대운하라고 하는 구체적이고 명시적인 대통령 공약 정책을 내세워서 대통령에 당선된 분은 이명박 대통령 한 분 뿐”이라며 “그 때 국민들이 압도적인 다수로 압도적인 표로써 당선시켜 준 뜻은 그때 공약한 대운하 공약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도 포함이 돼 있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초선의원 10여 명도 ‘이명박 정책 복원’모임을 결성해 한반도 대운하 재추진을 조심스럽게나마 거론하고 있다. 김영우 의원은 3일 <CBS> ‘시사자키 고성국입니다’에 출연, “작년엔 대선기간이라는 제한된 시간 때문에 운하와 관련된 객관적인 정보를 가지고 홍보하거나 토론할 여건이 마련되지 않았고, 정권 출범이후에는 촛불정국 등 여의치 않은 상황 때문에 객관적으로 운하를 바라보거나 토론할 수 있는 여건이 없었다”고 말했다.

‘대운하 전도사’를 자처하는 이재오 전 한나라당 의원도 워싱턴에서 특파원들을 만나 “파나마에 가보니 운하가 관광산업과 연결돼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고 수입을 올리는 등 경제를 지탱하고 있었다”며 운하사업을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왜 다시 대운하를 꺼냈을까?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는 “(이명박 정부는)대운하 사업이 대선 공약인 만큼 자존심도 걸려 있을 것이고 지지기반인 영남지역을 다지기 위해서도 이 사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리고 최근 이명박 대통령이 건설경기를 부양한다고 말한 바 있는데 그 건설경기의 결정판이 바로 대운하 사업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야당들은 물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민주노동당 박승흡 대변인은 3일 브리핑에서 “국토해양부 장관의 대운하 재개 언급은 국민 의사와는 상관없이 독단적 국정운영을 계속하겠다는 국민과의 재대결 선포”로 규정하며 “오만하고, 국민을 능멸하는 발언을 접하면서 이명박 정부의 회생가능성은 전무하다는 사실을 재확인할 뿐”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표리부동하고, 국민을 기만하고, 국민들의 인지능력을 금붕어 수준으로 알고 있는 이명박 대통령을 언제까지 참고 지켜봐야 할지 참담하기 그지없다”며 “한반도 대운하의 예고편 격인 경인운하 건설방침에 단호히 반대하며 정부의 대운하 건설 움직임에 온몸으로 저항하는 야당의 공조가 절실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삽질 이외에는 무능력"

진보신당 신장식 대변인도 “국민들의 끈질긴 중단 요구와 학자들의 타당성 검토 결과에 밀려 운하 추진 중단을 선언한 지 석 달도 안 되서 국토해양부가 다시 경인 운하를 추진하겠다는 구체적 계획을 밝히고, 정종환 장관이 대운하 재추진 의사를 밝힌 것은 명백한 국민 기만행위”라고 비판했다.

이어 “대통령이 삽질 이외에는 일자리를 만들 능력이 없는 경제적 무능력, 그리고 선거에서 당선되면 자신의 모든 정책이 추인된 것이라고 생각하는 민주주의에 대한 천박한 인식을 가지고 있는 한 대운하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며 “국민을 기만하고 호도하려는 정부에게 보낼 국민들의 신뢰와 지지는 바닥나게 될 것이라는 점을, 대통령은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노은하 부대변인도 “지난 4월 총선에서 대운하 전도사들의 연이은 낙선으로 대운하 관련한 국민적 심판은 이미 끝났다”며 “이명박 대통령은 겉으로 ‘저탄소 녹색성장’ 운운하면서 토건으로 경제를 일으키겠다는 시대역행적 사고를 버리고 대운하 사업추진 포기를 즉각 선언하라”고 말했다.

자유선진당 박선영 대변인도 “정부는 경인운하가 한반도 대운하 건설의 예고편이 되거나 대운하를 홍보하기 위한 예비사업의 역할을 수행케 하려는 의도가 전혀 없음을 분명히 천명해야 한다”며 “그리고 나서 경인운하 건설에 관해 국민적 합의를 도출하는 정상적인 절차를 밟아 추진여부를 결정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지지층 결집’을 위해서든, 토목으로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서든 대운하 카드는 ‘미국산 쇠고기 협상’만큼 위험해 보인다. 우선 불교계부터 반발했다. 불교환경연대 지관스님은 4일 <PBS>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에 출연해 "만약에 정말 운하건설에 대한 정부의지가 선명해진다면 그 때는 정말 이명박 정권 퇴진을 위해서 우리 불교도들이 다 함께 범국민적으로 일어날 거라고 생각한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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