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통령과의 대화? 국민은 할 말 많다
        2008년 09월 03일 06:01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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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시점에서 대통령과 대화를 하는 이유가 뭡니까?”
    “전과 14범이 대통령 될 자격이 있나요?”
    “눈감고 귀 막고 대화가 된다고 생각하십니까?”
    “혹 퇴진하고 유배 간다면 어디로 가고 싶으세요?“

    위의 질문들은 9일 오후 10시부터 <KBS>에서 생방송으로 진행 예정된 ‘대통령과의 대화’를 앞두고 네티즌들이 이 대통령에게 질문한 제목들이다. <KBS>가 1일부터 받기 시작한 네티즌 질문은 불과 3일 만에 5,500개(3일 오후 5시 30분 기준)를 웃도는 질문이 쏟아졌다.

    해당 페이지에 “국민은 할 말이 많습니다”라고 달아놓은 것과 같이 이처럼 국민들은 정말 할 말이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 ‘새로고침’ 버튼을 누르기 무섭게 새로운 글이 계속 등록되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KBS>가 제작진과 작성자 밖에 내용을 볼 수 없도록 시스템을 만들어 네티즌들은 그야말로 제목 한 줄로 하고 싶은 말을 압축해 놓고 있다.

    때문에 위처럼 촌철살인의 제목들이 달리고 있고 대부분 현 정부의 정책을 비판하는 내용이다. 한미 쇠고기 협상 문제는 물론 학교자율화 등 교육 문제, 독도, 이어도 등 외교 문제와 각종 공기업의 민영화, 그리고 최근 다시 불거진 대운하까지 제목만으로도 이명박 정부 정책 전반을 알 수 있을 정도다.

    그 밖에도 “중딩 동창 김정일이 글 남기래서 남깁니다. 저 좀 잡아가세요”, “모니터에서 물대포 나온다는 게 사실인가요?”, “왜 물대포는 파란색인가요? 온 국민을 한나라당 당원으로?” 등 경찰의 과잉진압과 공안정국 형성에 항의하는 글도 많이 올라오고 있다.

    또한 “‘국민과의 대화’를 빙자한 ‘알바와의 대화’는 누구 아이디어입니까”, “진정으로 국민과의 대화를 원하시면 패널부터 바꾸시라” 등 이번 ‘대통령과의 대화’자체를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국민은 할 말이 많습니다”라는 글 밑에는 “대통령도 듣겠다고 합니다”라는 글이 함께 써있다. 하지만 청와대가 ‘대통령과의 대화’ 초청패널에 장미란 선수를 출연시킬 것을 요구하는 등 청와대는 이번 ‘대통령과의 대화’가 국민들을 만나 격의없는 말을 듣는 자리가 되기보단 한편의 감동적인 쇼를 원하는 느낌이다.

    이번 ‘대통령과의 대화’는 9일 오후 10시부터 모든 공중파 채널을 통해 방송되며 정은아 아나운서의 사회로 100여 분간 진행될 예정이다. ‘타운 홀 미팅’ 방식으로 현장 질문과 인터넷 질문으로 진행되며, 수도권 거주 성인 남녀 100인이 국민패널로 참가한다. 유창선 정치평론가(정치분야), 엄길청 경기대 교수(경제분야), 이숙이 <시사IN> 기자(사회분야) 등 3명의 전문가패널이 참석해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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