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S 사태, ‘제2라운드’로 돌입?
    By mywank
        2008년 08월 29일 11:20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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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병순 KBS 사장은 27일 취임식에서 "지금까지 대내외적으로 비판받아 온 프로와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고도 변화하지 않은 프로의 존폐를 진지하게 검토하겠다"고 밝히며, 그동안 보수진영으로부터 비판을 받아온 <미디어포커스>, <시사투나잇>, <시사기획 쌈> 등의 폐지를 시사했다.

    이러한 가운데, 그동안 이사회 해체, 출근저지 투쟁을 벌여온 KBS 사원행동이 경영진의 프로그램 제작개입에 맞선 ‘제작자율화 투쟁’을 고려하고 있어, KBS 사태가 ‘제2라운드’로 전환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 27일 오전 이병순 KBS 사장에 대한 ‘출근저지’ 투쟁을 벌이고 있는 사원행동 소속 직원들 (사진=손기영 기자)
     

    KBS 사원행동의 핵심 관계자는 “현재 사원행동 직원들이 이병순 사장에 대한 출근저지 투쟁을 벌이고 있지만, 물리적으로 한계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일단 ‘사원행동 전국총회’가 벌어지는 2일까지 출근저지 투쟁을 벌이고, 총회에서 이를 계속할지 여부에 대해 고민해보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의 투쟁을 ‘제작자율화 투쟁’과 ‘구조조정 반대 투쟁’으로 전환할지를 고려하고 있다”며 “제작자율화 투쟁의 경우, 사측과 조합원 사이에 동수로 구성된 ‘보도위원회’, ‘편성위원회’를 통해 우리의 의견을 피력하고 사측을 압박하는 방식으로 전개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이병순 KBS 사장이 일부 프로그램 폐지를 시사한 것과 관련해 “공정성의 문제를 삼는 기준이 한나라당과 조중동 등 보수언론에서 비판해왔던 기준이 되어서는 안 된다”며 “사장이 프로그램의 존폐를 언급하고 이를 시행하는 것 역시 ‘월권’”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그는 “향후 구체적인 투쟁방향과 ‘노조 조합원 비상총회’ 일정 등을 논의하고 결정하기 위해, 9월 2일 낮 12시 KBS 민주광장에서 ‘사원행동 전국총회’를 열 예정”이라며 “사원행동 소속 KBS 지역방송국 사원들까지 모두 참석하는 자리가 될 것 같다”고 밝혔다.

       
      ▲이병순 신임사장이 첫 출근한 27일, KBS 노조는 ‘낙하산 사장 반대’라고 적힌 현수막을 자진해서 떼어냈다. (사진=손기영 기자)  
     

    이에 반해 KBS 노조는 이들 프로에 대한 ‘조건부 폐지’ 방침을 갖고 있어, 사원행동 측과 의견을 달리하고 있다. 박승규 노조위원장은 “<미디어포커스>는 정연주 전 사장이 특히 애착을 갖은 프로그램이었고, 그동안 편향성 문제가 많이 제기되어 왔다”며, “균형과 공정성 차원에서 접근하기보다는 특정한 방향을 잡고 제작에 들어갔었다”고 지적했다.

    박 위원장은 이어 “<시사투나잇> 역시 ‘기계적 균형성’을 추구한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공정성을 포기한 부분이 많았다”고 비판했다. 

    박 위원장은 또 “하지만 당장 이들 프로에 대한 폐지를 요구하는 것은 아니”라며 “우선 이들 프로를 공정하고 균형있는 프로로 다시 만드는 작업들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만약 이런 작업들이 이뤄졌는데도, 이들 프로들이 여전히 균형과 공정성 갖추지 못한다면, 폐지되는 것이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KBS 사원행동 소속 직원 10여 명은 29일 오전 이병순 KBS 사장에 대한 세 번째 ‘출근저지 투쟁’을 벌였으나, 이 사장은 KBS 안전관리팀 소속 청경들의 호위를 받으며 오전 7시 50분 무사히 사장실로 출근했다.

    이에 앞서 지난 28일 KBS 이원군 부사장, 남성우 편성본부장, 이일화 보도본부장 등 임원 9명은 28일 일괄 사표를 제출했으며, 이병순 사장은 다음 달 1일 오후 4시에 열리는 정기이사회에서 후임 부사장에 대한 임명동의를 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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