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mb 종교편향은 ‘현대판 억불숭유’”
    By mywank
        2008년 08월 27일 05:49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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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청 앞 광장을 가득메운 스님과 불교신도들 (사진=손기영 기자)
     

    법현 스님 : “사부대중 여러분~ 마음이 편안하십니까”
    신도들 : “아니요”
    법현 스님 : “이게 누구 때문인가요?”
    신도들 : “이명박 장로요~” 

    27일 오후 2시 서울시청 앞 광장에는 이명박 정부의 종교편향 행위를 규탄하는 불교신도들과 스님들의 ‘성난 외침’이 울려 퍼졌다. 이날 ‘범불교도대회’에는 27개 종단에서 나온 스님과 불교신도, 15만 명이 참석해 광장을 가득 메웠다.

    이명박 장로 때문

    이들은 결의문을 통해 이명박 대통령의 공개사과, 어청수 경찰청장 파면, 종교차별금지법 입법화, 시국관련자에 대한 사면 등을 정부에 요구했다.

    또 불교계의 요구에 대해 대통령의 성의 있는 조치가 없을 경우, 지역별로도 ‘범불교도대회’를 개최하고, 타종교계와 시민사회단체와의 연대를 통해 강도 높은 범국민적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스님들 사이로 성공회 신부의 모습도 보인다. (사진 =손기영 기자)
     

       
      ▲사진=손기영 기자
     

    이날 행사장에서 만난 불교신도들은 이명박 정부의 종교편향 행위에 대한 강한 반감을 갖고 있었다. 임연옥 씨(56)는 “지난 대선에서 불교신도들이 뭉쳐 이명박 대통령을 뽑아줬는데, 지금 공인의 자세를 망각하고 있어 정말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이 본인이 믿는 기독교가 우월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세상에는 정말 다양한 종교가 있다는 것을 잊고 있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한길수 씨(45)는 “예수님이 중요하면 부처님도 중요하다”며 “종교의 최고 가치는 ‘자비와 관용’인데, 대통령은 종교인으로써 이런 기본적인 가치조차 무시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종교인 기본이 안 된 대통령

    원명화 씨(55)는 “이명박 대통령의 종교편향 행위는 ‘현대판 억불숭유’를 보는 것 같다”며 “기독교인이었던 김영삼 대통령 재임시절에도 불교계에 대해 이 정도로 차별을 하지 않았는데, 이명박 대통령은 해도 정말 너무하다”고 말했다.

    명고와 명종을 5번 울리며 시작된 이날 행사에서 범불교도대회 봉행위원장인 원학 스님은 ‘봉행사’를 통해 “오늘 우리는 특정한 종교, 지역, 계층을 넘어 대한민국의 주권자로서 이 자리에 모였다”며 “대한민국 역사상 유례가 없는 ‘야단법석(野壇法席)’ 대법회를 갖게 된 이유는 사회적 갈등을 끝내고 종교, 계층, 이념의 소통을 막는 장벽을 걷어내기 위해서"라며 행사의 취지를 설명했다.

       
      ▲한 불교신도가 이명박 정부의 종교편향 행위에 항의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손기영 기자)
     

    이어 “현 정부 들어 발생한 종교적 차별행위는 이 자리에서 일일이 열거하지 않겠다”며 “왜냐하면 희망을 말하고자 모인 이 자리가 현 정권과 등돌리는 자리, 대결을 선포하는 자리가 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서 스님들이 ‘대회연설’이 이어졌다. 불교환경연대 수경 수님은 “우리는 평화로운 세상에서 살고자 하는 국민들의 절규를 외면하는 이명박 장로의 잘못을 바로잡기 위해 모였다”며 “하지만 그 전에 불자와 스님만큼 제대로 살았다면 세상이 이 지경까지 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결 선포가 아니라 희망 말하고 싶은 집회

    이어 “현재의 국정난맥상은 개신교 중심정책을 펴는 이명박 장로의 오만과 독선에서 비롯되었다”며 “이명박 장로는 지금 최소한 인간적 품위와 자존을 지키려는 국민을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지금 이명박 장로가 종교편향 행위를 하고 있지만, 불교신도들이 개신교에 지나친 피해의식을 가져서는 안 된다”며 “이것은 이명박 장로의 의도에 말려드는 것”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 행사 이후 이 장로가 사과하고 어청수 청장이 물러난다고 해도, 이명박 장로가 국정운영 기조를 근본적으로 바꾸지 않는 이상 변하는 건 아무것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범불교도대회를 마치고 조계사까지 거리행진에 나선 스님들 (사진=손기영 기자)
     

    태고종 법현 스님은 “내가 행복하기를 바라는 것처럼 다른 종교를 믿는 모든 사람들 역시 행복해야 된다”며 “불교신도들은 천주교와 성공회 그리고 강남의 소망교회, 여의도의 순복음교회 신도 모두가 행복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법현 스님은 이어 “특정종교 지역인사가 대부분을 차지하는 조직은 오래갈 수 없다”며 “사람들을 갈라놓고 싸우는 사회를 불교신도들이 향기롭게 바꾸자”고 말했다.

    성공회 신부 연대사

    타종교 인사로 참석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종교간 대화위원장인 김광준 성공회 신부는 연대사 “종교차별의 중심이 제가 속한 기독교의 한 장로라는 사실에 마음이 무겁다”며 “최근에 보수적인 모 교회 목사가 미국에 가서, ‘스님들은 예수를 믿어야 한다. 불교를 믿는 나라는 못 사는 나라이다’라는 망발을 늘어놨는데, 같은 기독교인으로서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이서 김 신부는 “하지만 기독교 안에는 이런 몰상식한 사람만 있는 것이 아니라, 상생을 바라는 이들도 많이 있다”며 “오늘 범불교도대회를 통해, 모든 종교인들이 함께 이명박 정권의 종교편향 행위를 고치기는 데 노력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마지막 순서로 ‘국민에게 드리는 글을 천태종 경천 스님이 낭독했다. 경천 스님은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공직자의 종교차별과 불교차별로 종교평화가 깨어지고 있다”며 “이는 불교계만의 문제가 아니라,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의 정체, 대한민국 국민의 권리에 관한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 불자들은 대통령의 진심 어린 사과와 확고한 종교차별 대책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며 “종교평화는 우리사회의 소중한 가치이므로 모든 종교인, 국민 여러분의 지혜와 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범불교대회를 마친 스님과 불교신도들은 오후 4시 반부터 500여 개의 깃발을 앞세우고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조계사까지 ‘침묵 행진’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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