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죽어도 투쟁 포기 못합니다"
    By mywank
        2008년 08월 25일 01:09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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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병원으로 실려간 기륭전자 김소연 분회장이 지난 22일 다시 농성장으로 돌아온 가운데, ‘기륭 비정규여성노동자 승리를 위한 공동대책위 (이하 기륭 공대위)’는 25일 오전 11시 기륭전자 농성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 분회장 현장복귀와 현안문제, 향후 투쟁계획에 대한 입장을 발표했다. 

    사람 목숨 앞에 오만하고 잔인해진 자본

    황철우 기륭 공대위 집행위원이 대독한 ‘현장복귀 입장문’에서 김소연 분회장은 “저는 많은 동지들과 종교 시민 사회단체 그리고 사회각계의 어른들의 ‘살아서 투쟁하자’는 권고로 병원에서 응급처치를 받으며 단식을 이어갔고, 교섭이 이어지고 타결되어 단식이 복식이 되는 소망을 가지기도 했다”고 말했다.

       
      ▲기자회견 모습 (사진=손기영 기자)
     

    김 분회장은 이어 “하지만 저의 기대는 무너졌고, 기륭전자는 사람의 목숨 앞에 더욱 잔인하고 오만해졌다”며 “단식조합원을 업무방해로 고발하겠다는 등 협박을 했고, 농성장 침탈 공문, 조선일보를 통한 대대적인 비열한 유언비어 공작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분회장은 또 “투쟁 1100일을 넘기고, 단식농성 75일을 넘기는 것도 모자라 다시 한번 병원을 박차고 농성장으로 돌아와 단식농성을 하는 것으로 보여야 하는 현실의 무력함과 비참함에 눈물이 앞선다”며 “하지만 저는 결코 이 투쟁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녹색병원 백재중 의사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백남순 사업국장은 이날 소견서를 통해 “김소연 씨는 15% 정도의 체중감소와 흉통을 호소하고 있고, 이는 입원해 집중 치료하는 게 원칙”이라며 “단식이 지속될수록 탈수상태가 심해져 의식혼탁이나 급성신부전으로 발전할 소지가 있다”며 김 분회장의 건강상태를 우려했다.

    조선일보의 혹세무민

    이어서 현안문제에 대한 입장발표도 이어졌다. 우선 지난 22일 발생된 사측의 농성장 불법 도감청 및 박동준 기륭전자 총무이사의 문자메세지 사건에 대해, 인권단체연석회의 박래군 활동가는 “문자의 내용은 단식자의 입장에서 볼 때 견디기 힘든 수치심과 극도의 분노를 느끼기에 충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기륭전자 김소연 분회장(오른쪽)은 건강상의 이유로 이날 농성장 복귀에 대한 입장문을 직접 발표하지 못했다. (사진=손기영 기자) 
     

    이어 “작은 충격에도 위험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는 단식자의 상황을 고려할 때, 이는 인권침해와 반인륜적 행위를 넘어 살인행위에 가까운 중범죄가 아닐 수 없다”며 “이를 사회적으로 폭로하고, 27일 오전 예정된 국가 인권위와 간담회 때 이를 제소하고, 해당자와 해당자를 지휘하는 관계에 있는 최동렬 기륭회장과 배영훈 대표이사를 형사고발 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륭전자 문제에 관한 <조선일보> 보도에 대해, 인권단체연석회의는 성명을 통해 “지금까지 기륭 분회의 투쟁에 한 마디 언급도 없던 조선일보는 최근 사설에서 기륭전자 노조의 투쟁 때문에 노사가 다 망했다고 주장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반사회적 경영과 불법에 대해 한마디 언급도 없이 마치 노사합의안이 결렬된 것이 좌파 노동계가 문제해결보다는 이를 이용해 먹으려는 심산이 있는 것처럼 왜곡된 주장을 펼쳤다”며 “좌파노동계의 거짓선동 때문에 네티즌들이 동조단식에 나서고 전국적으로 기륭 투쟁을 지지하는 흐름이 확산되고 있는지 조선일보에게 되묻고 싶다”고 비판했다.

       
      ▲기륭전자 정문에 붙어있던 항의 메세지들 (사진=손기영 기자)
     

    이어서 문화연대, 한국작가회의, 민족예술인총연합 등 9개 문화예술단체들도 이날 성명을 통해 “기륭 비정규직 여성노동자들과 함께 인간의 얼굴을 한 세상에서 살고 싶다”며 “이와 함께 경쟁과 죽음의 전쟁터가 아닌 호혜와 공존의 공동체에서 살고 싶기 때문에, 기륭 비정규직 여성노동자들의 투쟁에 끝까지 함께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원정투쟁 계획

    한편, 기륭 공대위는 향후 ‘미국 시리우스사 원정투쟁’과 미국자동차노조와 시민단체와의 연대, 기륭 생산 네비게이션 장착 거부 투쟁, 네티즌과 공조체제 강화 등의 투쟁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송경동 기륭 공대위 집행위원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기자회견에는 기륭 공대위 회원을 비롯해, 인권단체연석회의 박래군 활동가, 민변 조영선 변호사, 문화연대 이원재 사무총장, 민노당 이상규 서울시당 위원장 등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과 릴레이 단식단 회원 등 20여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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